[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8년 5월호 특집 기사]

 

 

 

▲ 대기업들의 먹는 물 시장 가세에 이어 해양심층수 출시와 해외 기능성 생수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해 매년 10% 이상의 성장해오던 먹는 샘물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사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먹는 샘물 제품들.

 

 

 

국내 먹는 물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생수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데다 지난 2월부터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해양심층수’라는 프리미엄 생수가 시판되고 있다.

게다가 500mL 기준 최고 1만9천 원이나 하는 해외 기능성 생수도 ‘웰빙’과 ‘로하스(LOHAS)’ 바람을 타고 연 20∼30%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서민 수돗물 해결책의 하나로 각 지자체에서 생산하는 페트병 수돗물을 오는 10월부터 저렴한 가격(100∼200원)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매년 10% 이상의 성장해오던 먹는 샘물 시장도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1976년 최초 병입수 판매 시작

‘먹는 샘물’이란 샘물을 있는 그대로 음용 하는 것이 아닌 물리적인 처리를 거친 물을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먹는물관리법」에 의거해 음용수를 병에 넣어 판매하는 것을 ‘먹는 샘물’로 명시하고 있다.

먹는 샘물은 크게 광천수, 용천수, 정제수로 나뉜다. 광천수는 지하 대수층으로부터 자연적 혹은 인공적인 구멍에서 퍼 올리거나 자연적으로 솟아난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물을 말한다. 용천수는 지하에서 물이 오르는 층을 따라 이동하는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솟아오르는 물을 일컫는다. 정제수는 강, 호수, 지하수 어디에서 취수한 물이건 상관없지만 정수처리를 걷힌 물을 말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이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수의 병입 판매는 1970년대부터 진행됐다. 1974년까지는 병입수의 국내시판 사업자체가 아예 없었다. 그러다 1976년 다이아몬드정수가 최초 먹는 샘물 제조업 허가를 받게 되었고 이로부터 국내 먹는 샘물 사업이 출발을 하게 됐다.
주로 주한 미군에게 판매되던 먹는 샘물은 점차 지역의 외국인 가족들에게 판매가 확산됐고 80년대 초반부터는 이들 영업 조직으로부터 신규 기업이 파생돼 먹는 샘물 사업 조직이 늘어나게 됐다.

1988년에는 찬마루 샘물을 비롯해 한국청정음료, 일화, 고려종합, 진로종합식품, 스파클 등이 먹는 샘물 산업에 참여했으며 이에 따라 허가업체가 14개로 증가했다. 먹는 샘물의 매출 증가와 더불어 샘물 회사들도 급증하게 됐지만 정부는 수돗물의 불신과 계층간의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문제로 한동안 먹는 샘물 업체에 대해 공식적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에게 먹는 샘물이 공급되면서 먹는 샘물의 공식 판매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다시 관련법을 폐지해버림으로써 업계는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생수업계와 정부의 깊은 갈등

먹는 샘물 판매가 법에 저촉되자 이로 인해 허가 업체와 무허가 업체가 공존하는 등 정부와의 마찰을 겪으며 먹는 샘물 업계는 큰 시련을 겪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94년 대법원은 먹는 샘물의 유통 금지는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국회는 「먹는샘물관리법」을 제정해 먹는 샘물의 공식적인 시판을 인정하게 된다.

▲ 주유소에서 고객에게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구입해 놓은 먹는 샘물.

하지만 판매량의 20%를 수질개선부담금으로 부과하도록 하는 조건이 뒤따르도록 시정돼 업계는 또 다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로써 기존 업체들은 균형 경영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같은 최악의 시장 체제 속에서도 생수업계는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수돗물의 수질을 믿을 수 없다는 보도가 속출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먹는 샘물의 판매량도 급증하게 된 것이다.

1983년 4천930톤에서 2001년 180만 톤으로 생산량이 56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먹는 샘물은 판매 공식허가 후 차츰 보급대상이 대형 사무실과 중류층 가정으로 확산되어 갔다. 그러나 많아진 판매 업체 수에 비해 이들의 내부 사정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소수의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은 과다한 경쟁으로 인해 높은 이윤을 얻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기업 외에는 경쟁력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주문자상표부착(OEM)에 의한 방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허술한 제조허가에 대한 문제도 한 몫 하고 있다.

먹는 샘물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량이 400톤 확보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충북지역만 보더라도 대부분 샘물의 허가 취수가 90∼200톤 내외고 심지어 100톤 미만도 허가를 내 준 곳도 있다. 취수의 허가조건이 허술함에 따라 제조사의 수는 증가했으나 전체적인 경쟁력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 50%는 8개의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를 62개의 기업이 나눠먹고 있다. 허술한 제조허가로 기업 수가 많아 전체적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발생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먹는 샘물 산업에 높은 규제를 가하며 업체의 운영 압박을 가해왔다.

우리나라는 수돗물 공급 최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어 수돗물 사용량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먹는 샘물 산업에 1995년부터 판매량의 7.5%를 수질개선부담금으로 부과토록 하고 있으며 광고에 있어서도 강력하게 제약을 주는 등 여러 규제들로 경쟁력 없는 기업의 도산을 부추겨 왔다.

 

업체간 가격 덤핑 경쟁 치열

먹는 샘물 업계는 다양한 악조건에 휩싸여 있다. 이들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해왔을 뿐더러 기업의 독자적 전문성은 발휘되지도 못한 체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통합되는 시련을 겪어왔다. 먹는 샘물은 수도 위주의 정책에 의거해 늘 규제 대상이 되어 왔다.

▲ 페트병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제주 삼다수 생산 장면.

이런 과도한 통제와 규제가 만연한 여건에서 먹는 샘물 사업이 발전하기란 매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정부의 상수도 우선 정책에 의한 유통상 제지가 매우 심하며 시장의 원리를 무시한 정책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현재 단일 업종 중 부도율이 최고 수준이란 점은 정부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는 샘물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 과대한 수질개선부담금에 대한 현실적 고려가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허가에 대한 엄밀한 진단이 검토되어야 한다. 먹는 샘물 시장의 성장과 업체들의 난립 이면에는 적지 않은 폐단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 공장이 들어선 지역 곳곳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생수업체들 간의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년 간 생수 생수업체의 입주를 반대해온 경남 밀양 감물리 마을은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다.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 관정이 말라 주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의 원인이 마을 인근에서 샘물을 뽑기 위해 생수업체가 뚫은 관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관정 반정 20km 이내에 생수업체 절대 입주 불가를 외치고 있다.

하루 600톤의 물을 퍼 올릴 경우 흙 60톤이 물기가 없는 황무지가 되어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샘물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허술한 취수 허가 조건을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 물량인 400톤 이상의 수량을 확보한 기업에게만 허가를 해주는 방향으로 허가 지침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먹는 샘물은 부피가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물류비가 많이 든다. 현재 유통 질서가 총판 또는 대리점 위주로 편성돼 있어 유통 가격이 높은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유통 과정의 위생적 측면이 정수기 등과 비교해 취약한 점도 소비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언급이 되는 사안이다.

유통망 마진도 매우 큰 편이다.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에 따른 가격 차이 때문이다. 국내 먹는 샘물 제조업체 중 30여 개 중소업체는 주문자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다른 업체에 납품만 하고 있다.

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대기업들은 수백 개씩 대리점을 인수하면서 가격 덤핑 및 물량 지원 경쟁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중이다. 롯데칠성과 한국코카콜라는 음료 유통망을, 석수와 퓨리스는 주류 영업망을, 농심은 라면과 스낵 대리점을 활용하고 있다.

선발업체와 후발업체 간에 OEM 하청업체를 끌어오는 전쟁도 치열하다. 생산 공장은 없이 다른 먹는 샘물 업체로부터 제품 전량은 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위탁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취수원이 같으면서도 업체들끼리 브랜드를 달리해 팔거나 취수원이 다른 여러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도 똑같은 상표를 달아 팔고 있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먹는 샘물에서 대장균 및 세균이 검출됐으나 해당 업체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처리하면서 계속 영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오염된 생수가 지속적으로 공급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생수 관리체계에 허점이 노출돼 있는 상태다.

먹는 샘물은 대규모 7개 업체가 국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규모 기업으로부터 OEM 방식으로 납품을 받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제조업체가 적게는 1∼2개, 많게는 9개 회사에 납품을 하고 있어 생수 뿐 아니라 음료와 술 등 여러 종류의 제품이 동시에 오염될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대책이 마련이 시급하다.

 

국내의 지하수는 세계적으로 매우 안정된 수질을 자랑한다. 품질이나 상품 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먹는 샘물에 대한 특화 및 상품화 작업이 매우 부족한 것은 오랜 문제 거리로 지적되고 있다.

먹는 샘물에 관한 각종 현안들과 체계적 연구 지원이 필요한 위치에 있지만 샘물협회 창립 후 15년 이상 공동적인 연구 건수가 5건 내외로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사업에 대한 국내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 27년간 우리나라 샘물 업계는 과다 경쟁과 엄청난 투자비로 매우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환경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샘물 기업은 모두 80개로, 우리나라 여건상 20여 회사면 충분한 물량의 4배에 달하는 업체가 등장하면서 샘물 사업은 21세기 환경사업 중 가장 골머리를 앓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재까지 부도가 발생된 회사는 모두 51개 사로 전체 샘물업체의 70%에 달하고 있다. 부도는 나지 않았으나 매각을 하거나 경영악화에 쫓기며 어쩔 수 없이 생산하는 업체도 58개 사에 이르며 생산은 중단한 체 빈 공장만 지키고 앉아있는 회사가 13개 사, 대기업의 OEM으로 유지하는 기업도 15개 사에 달하고 있다.

결국 혼전을 거듭하던 대기업군의 샘물기업들도 전선에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국내 샘물 업계는 국제 경쟁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정착도 더딘 속도를 보여왔다. 게다가 금융권에서는 문제가 많은 업종으로 낙인 찍혀 왔다.

 

그러나 앞으로 먹는 샘물 시장은 또 다른 변화의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환경부는 먹는 샘물에 관한 규제 64건을 완화할 방침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TV광고 허용 및 농공단지 입지 규제 철폐 등이 추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생수 생산업체는 2005년 기준 75곳, 시중에 유통 중인 브랜드는 1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수시장 매출은 1992년 200억 원, 2000년 1천600억 원에 이어 지난해 3천400억 원으로 연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이 4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난해 상반기에는 먹는 샘물의 매출이 탄산음료 매출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저가 경쟁으로 업계의 마진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이유는 당장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기상이변이나 환경오염 등으로 먹는 물 시장이 미래에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은 크게 대용량(18.9L)과 소형 페트병 시장으로 구분되는데, 현재 대용량 시장은 여전히 주춤 상태이나 소형 페트 판매가 매우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야외 활동량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휴대용 페트 제품 이용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 시장에서는 석수&퓨리스, 풀무원, 동원 순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소형 페트병 부문에서는 농심 ‘삼다수’가 최고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롯데칠성과 해태음료, 석수&퓨리스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라면 유통망을 통해 할인점과 편의점을 공략한 농심과 다르게 석수&퓨리스는 전신인 진로의 소주 유통망으로 소형·대형 시장 양쪽을 공략해 전체 점유율에선 농심을 앞지르고 있다.

해외 기능성 생수도 국내 수요 급증

최근 국내에선 기능성 생수 및 고급 생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능성 생수는 주로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찌감치 시장에 나선 해태음료와 롯데칠성음료는 실패를 했고 현재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업체들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 ‘웰빙’과 ‘로하스(LOHAS)’ 바람을 타고 빙하수, 해양심층수, 산소수 등 기능성 생수나 고급 생수에 대한 국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물 시장에는 탄소수, 산소수, 빙하수, 나무 수액, 알칼리수, 해양심층수 등을 비롯한 기능성 물을 비롯해 여성들을 위한 물,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물, 피부 개선을 위한 물, 심지어 애견들이 마시는 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물 상품이 시판되고 있다.

가격은 500mL 기준 1천500원에서 1만9천 원까지 종류와 상품별로도 다양하다.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의 수입 샘물 시장 점유율은 현재 2%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20∼30%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2005년 15종이었던 진열 상품수를 현재 60여 개로 3배 이상 늘렸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매출이 전년 대비 34% 신장했으며, 올해 1분기도 전년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성 수입 생수는 국산 먹는 샘물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수입산 기능성 물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자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응책을 내느라 고심 중이다. 지난해 10월 탄산수인 ‘트레비’를 출시한 롯데칠성음료는 일찍이 쓴맛을 봤다. 탄산수가 생수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유럽과는 달리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이 실패 요인으로 뽑히고 있다.

‘마시는 산소수’를 출시한 해태음료 역시 제품 단종이 되고 말았다. 국내업체들에 대한 기능성 생수 인식이 부족한 것과 국내 생수의 고가 값어치 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실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0월부터 페트병 수돗물 판매

그렇다면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샘물 시장에 도전장을 낸 품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해양심층수와 페트병 수돗물이다. 환경부는 오는 10월부터 병에 담은 수돗물 판매를 허용하도록 「먹는물관리법」·「수도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시의 ‘아리수’나 부산시의 ‘순수’, 광주시의 ‘빛여울수’, 인천시의 ‘미추홀참물’, 대전시의 ‘It's 水’ 등 일부 지자체에서 병입 수돗물을 무료로 공급해왔으나 현행 「수도법」으로 시판은 하지 않고 있다.

페트병 수돗물은 낡은 급수관을 통해 흘러나온 수돗물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수도사업자들이 직접 정수지에서 만든 것을 바로 담아낸 것이라 수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입 수돗물은 페트병 가격과 유통 비용이 감안돼 500mL 기준 150∼200원에 판매될 전망이다. 일반 500mL 먹는 샘물 1병이 350∼500원에 팔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아리수는 대형 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이고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물은 대부분 심층 암반수이므로 기본적으로 경쟁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먹는 샘물 시장에 큰 위험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국내 업계들은 전망하고 있다.

 

해양심층수, 1천억원 시장 형성

최근 먹는 샘물 업계의 잠재적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해양심층수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해양심층수 취수구역 4곳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해양심층수를 퍼낼 수 있는 곳이 강릉 정동진, 울릉도 태하, 현포, 저동, 동해 추암, 양양 원포, 속초 외웅치, 고성 오호 등 8곳으로 늘어났다.

해양심층수는 햇빛이 도달하지 않은 바다 200m 이상 깊이에서 길어 올린 물이다. 심층수에는 사람 몸에 좋은 영양염류와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등의 함유량이 일반 생수보다 최대 50배 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해양심층수는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은 수입제품의 1/3 정도에 유통되고 있다. 기술 부분에서도 현재 일본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는 해양심층수에 대해 수심과 수질 기준을 통과한 물에 대해서만 취수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업체들은 바다 밑 250m∼1천50m 깊이까지 취수관을 넣어 바닷물을 퍼 올리고 있다.
워터비스는 ‘몸愛좋은물’을 시판, 월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제일제당의 ‘울릉미네워터’, 롯데칠성의 ‘블루마린’ 등이 개발을 마치고 시판을 하거나 이를 앞두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생수 외에도 주류, 두부, 김치, 화장품, 음료 등 활용 제품만도 300여 종에 이르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남에 따라 판매량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지난 2월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해양심층수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워터비스가 생산·판매하고 있는 해양심층수 ‘몸愛좋은물’제품.

해양심층수를 개발해 상품화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 노르웨이, 타이완 그리고 한국 등 총 5개국에 불과하다. 개발을 처음 나선 것은 프랑스지만 사업화 시킨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1983년부터 심층수 개발에 나서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해양심층수 제품이 나온 지 5∼6년 안에 3조 원 시장이 형성됐다. 이는 국내 맥주 시장과 맞먹는 수치다. 국내 업계는 국내 해양심층수 시장은 올해 1천억 원에서 2020년에는 1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 다양화 따른 다각적 접근 필요

먹는 샘물의 다양화로 제품과 품질도 다양해지고 있다. 먹는 샘물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식수에 대한 관점이나 접근도 다각화돼야 할 것이다. 또 기존에 구성된 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꾸준히 실시돼야 할 것이다.

먹는 샘물은 다른 상품들과는 달리 물류비에 대한 부분에 대한 부담이 매우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계 간 통합적인 물류센터 설립을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먹는 샘물의 경쟁력이 강화되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OEM제도가 우선 개선돼야 할 것이다. 한 업체가 다양한 브랜드를 취하는 방식은 결국 중소기업 업체의 도산을 초래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며 이는 소비자에게도 유익하지 못하다.

국내 먹는 샘물 업계에 판매방식에 대한 새로운 전략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은 기업의 낙후된 경영 관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수출 전략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현재 국내 먹는 샘물 업체 중 미국 NSF 등 공인기관에 품질을 인증 받은 곳은 청평 크리스털 한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소규모 취수 업체에 대한 허가는 규제되어야 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해외시장에 대한 공동적 홍보전략과 협회의 활성화를 통한 다양한 연구 및 시장조사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때 국내 먹는 샘물 업체들도 국제적 활로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