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9년 2월호 특집 기사]

 

 

 

“선진경영기법 접목 통합운영·관리 시급”
관망 정비·시스템 마련 등 수도관 관리 전문화해야
수도사업 광역화·지방상수도 규모화로 지속 관리 필요

 

 

 

최근 80년 동안 가장 극심한 겨울가뭄이 낙동강 유역을 강타하는 등 전국적으로 가뭄이 지속되면서 곳곳에서 제한급수나 운반급수를 하는 등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에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지자체 중 누수율이 40% 이상인 곳도 많아 각 지자체가 가시적인 시설의 건설보다 노후 상수도 관망의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 누수율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상하수도학회(회장 김응호)는 지난달 17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정부, 지자체, 학계, 연구계, 기업,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가뭄 극복을 위한 지방상수도 관망정비’라는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가뭄이 지방상수도에 미치는 현황과 누수율, 관망노후, 관망관리시스템, 관망정비현황, 가뭄 대처능력 등 지방상수도의 현황과 가뭄에 대한 대응능력이 중점적으로 토론됐으며, 지방상수도의 관리체계 개편, 효율적인 시설개량 방안 등 가뭄 대처를 위한 지방상수도 개선 및 해결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 내용을 정리했다. [정리= 권신익 기자]

 

■ 토론자 ■

·김응호 대한상하수도학회장
·김종천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남궁은 수처리선진화사업단장
·배원조 행정안전부 회계공기업과 사무관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본부 처장
·최진상 (주)건화 부사장
·최태용 한국상하수도협회 기획홍보처장
·현인환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노후수도관 개량 등 가뭄대책 마련

▲ 김종천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 김종천 정책관 이번 가뭄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초까지 7개월 간 강수량이 평년의 68%정도에 그치면서 1996년 강수량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부터 계속되는 이번 가뭄은 12년만에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가뭄현상은 현재까지도 수개월에 걸쳐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올해 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평상시 가뭄 대책과는 다른 대처가 필요하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한 현실을 직면하고, 정부가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할 때다.

가뭄으로 고통받는 곳은 산간 고지대 마을이나 농어촌의 도서지역으로만 국한돼 왔다. 그러나 이번 가뭄으로 태백에서는 지난 1월초 2만5천 톤의 정수물을 50% 가량 줄이게 되었다. 인구 7만 명이 거주하는 태백 강원 남부 4개 시·군 일대에 물난리가 난 것이다. 태백시 물난리가 부각되면서 환경부에서도 가뭄에 따른 식수난 해결방안을 모색해왔다.

최근 누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노후수도관 개량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수도관리 부분을 병행해야 식수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아 정부와 국민을 향해 한 목소리를 낸다면 가뭄과 함께 노후수도관 개량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강원도 태백시 전역과 정선군 사북·고한읍 등 전국 70개 시·군 800여 개 마을에서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제한급수 및 운반급수를 하고 있다.

현재 70개 시·군에 800여 개 마을주민 15만 명이 제한급수를 당하고 있다. 그 가운데 태백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대체적으로 산간고지대, 농어촌 도서지역으로 이전부터 수시로 가뭄지대로 알려져 온 곳이다. 태백시는 광역상수도 망에 의존해 왔던 지역이다.

하지만 유일한 광역댐 상수원인 광동댐의 저수량이 20%로 떨어짐으로써 광역상수도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물 관리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정부측에 좋은 의견과 함께 다양한 제안을 해주길 바란다.

                                     중앙·지방정부 역할 분담 필요

▲ 현인환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현인환 교수 유수율 제고와 관망 상태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근래에는 영월댐 건설문제로 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유수율을 높여 누수를 막는 것이 우리나라의 수량관리에 있어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 환경부에서 유수율 제고 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현재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 지자체에서도 시도를 위해 노력을 해오고 있다. 전국 평균 유수율이 80%로 올라가다 보니 유수율 제고만이 아니라 관망의 문제까지 해결이 필요한 상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5년도에 「수도법」을 통해, 관망진단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고, 현재 이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왜 유수율 제고나 관망진단이 필요한 것인지 그동안 대한상하수도학회에서 논의해오던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태백시의 경우, 유수율이 38%, 누수율이 49%로 파악되고 있다. 누수율은 평상시와 가뭄 기간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평상시 파악됐던 누수율이 50%라고 한다면, 가뭄 및 제한 급수 시에는 그보다 훨씬 많이 올라가게 된다. 왜냐하면 제한급수를 하면 관에 남은 물들이 수압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땅속으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압력을 주게 되면 샐 것은 새버리고 나머지 부분만 공급이 이뤄지게 된다.

1993∼1994년경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론적으로는 50% 이상 공급량을 줄인다해도 실제 공급량은 30%에 불과했었다. 관망을 통해서 나가는 것들은 먼저 누수가 돼버려 나가고 만다. 물들이 땅속으로 흘러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에 따른 대비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가뭄 시에 단수 급수를 하게 되면 정수 수질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제한급수를 할 경우에는 수량관리 뿐만 아니라 공급수질에 대해서도 파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평소에 대응방어를 하지 않으면, 긴급 시에는 많은 우려를 범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상수도 관의 상당부분이 노후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관망진단제도」를 법으로 마련했다. 「관망진단제도」에 따르면 필히 관망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행대책까지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실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주원인은 지자체들의 자금능력 부족과 재원조달의 열악성 때문이다. 앞으로는 환경부가 어떤 형식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들을 분담시키고, 이것을 공유하는가 하는 데에 많은 고민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상수도 관망 정비·진단 시급

▲ (주)건화 부사장

■ 최진상 부사장 가뭄이 일어난 상황을 오히려 지방상수도 관망정비를 실행시키는 좋은 기회로 이용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후관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다. 하수관거 부문은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 발전이 많이 돼있고, 기술적으로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정비를 위해서는 진단을 해야한다. 하수도는 진단이 가능한 반면, 상수도는 진단이 불가능하다. 현인환 교수께서 진단방법을 제시했지만 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민원과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하수도는 흐름을 막고 다른 곳으로 물길을 터는 일이 가능하지만 상수도는 불가능하다. 지금 상수도 관망은 밸브로 돼 있어 덜 잠그면 녹물이 나오고, 또 조사를 하려면 단수가 되기 때문에 조사가 어렵다. 따라서 관망진단을 할 방법이 없다. 관망정비를 하려면 관거정비가 선행돼야하는데, 예산 충당이 됐을 때에야 관망진단이 가능하다.

▲ 군인장병들도 가뭄지역에 투입, 급수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유수율 제고에 대한 예산은 항상 세우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유수율 제고를 1%도 올리기 벅찬 상태다. 현재 정량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이번 기회에 상수도 관망의 정비와 진단이 혁신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는 재정문제로 직결된다. 상수도 관망사업에서는 하수관거 BTL사업을 경험 삼아 기준을 변경한다든지 예비근거를 들어 시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환경부에서 시범적으로나마 BTL사업을 시행했으면 한다.

환경부에서 급수체계를 조정해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지만, 현재 실시를 못하고 있다. 재정분담의 문제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지자체에 맡겨서는 안 된다.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관거정비는 지자체에 맡기지 말고 전국적으로 환경부에서 맡아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관망체제 대폭 개선해야

▲ 김응호 대한상하수도학회장

■ 김응호 회장 참석자들께서 단계적으로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서 다양하게 적용되는 관망진단제도에 관한 몇 가지 사례들을 말씀하셨다. 밸브를 잠그려고 하면 녹물이 나와서 진단을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밸브는 항상 유사시에 잠글 수 있어야 하는데 잠글 경우에 녹물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미 최저단계의 진단평가에 대한 근거가 된다.

또 하나는 우리가 단수를 가끔 해야하는데 기본적으로 관망시스템이 종합정비로 들어갈 경우에도 단수가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이미 그 지자체의 관망시스템의 평가는 결국 하등급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이를 위해 유지관리가 가능한 관망시스템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경우 진단을 모두 마친 후 대책을 세울 수도 있겠지만, 진단들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바로 개선책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그런 사소한 기준들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대규모 지자체에서 하는 방법, 소규모 지자체에서 하는 방법으로만 나눠 접근하다보니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아주 열악한 환경의 지자체의 경우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문제들은 앞으로 2∼3년 내에 세세하게 지자체 특성에 맞춰 진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 더 구체화 할 단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최진상 부사장께서 말씀하신 것 중 진단이 안 된다는 말씀을 진단이 어렵다는 표현으로 바꿔서 이해하고, 또 이제 우리가 지자체 특성을 조금 더 고려해서 특성에 맞는 진단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한다면 이에 대한 오해가 없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관로가 내려가고 있을 때, 단수 후에 관로 내부를 조사하는 것이 현재로는 어려운 작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관행적으로 하는 조사에서는 단수를 해서 내부를 살피도록 하고 있는데, 그러면 전지역이 단수가 되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관망의 현실이다.

20년 된 관망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내부망을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 우리 수도사업계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것들을 앞으로 유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관망체제를 바꿔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관망진단의 큰 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광역화로 수돗물 안전성 확보해야

▲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본부 처장

■ 염형철 처장 과잉 투자가 이뤄지는 도시지역에 비해 농촌지역은 투자부족에 의한 낮은 수도 보급률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왔다. 수질관리도 미흡하고, 관로의 관리도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수도정책의 개선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근본적 개선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관망을 개설하는 쪽으로 관심을 집중하게 되면 자칫 비급수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는 측면이 생기게 되므로, 수도관망과 농어촌 보급률에 대해 함께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시민단체 입장에서 두 가지 원칙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하나는 국민의 평등권과 관련한 부문이다. 농촌지역 주민들 그리고 농촌지역의 지자체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국가가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던 것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고민들이 많은데,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좀 더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정책개선이 필요하다. 즉, 농촌지역의 수도정책이 개선되는데 있어서 계속 어려움의 원인이 되고 있는 재원부족 문제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라는 부분과,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공급과 효율화 계획이 좀 더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측면, 이 두 가지를 핵심 개선 사항으로 보고있다.

또 좀 더 궁극적으로 해당 단체들이 생각해야할 것이 있다. 전기요금도 그렇고, 교통요금 조차도 대부분 일원화돼 있는데, 수도요금과 관련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조치가 내려진 바 없다.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수도요금의 일원화를 통한 농촌지역 투자예산을 구조적으로 확보하지 않는다면, 이런 심각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대도시 지역이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은 상수지역의 상당한 고통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비용들이 도시지역에서 상당부분 마련돼야하는 것이 좀더 형평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지금 관망에 대한 부분을 좀더 넓혀서 농촌지역에 대한 다양한 수원의 개발문제가 함께 거론될 필요가 있다. 가장 크게는 지하수개발, 일상적으로는 우수의 재활용 등을 비롯한 효율화 내지는 전략 관련한 기술지원이라든지 투자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다.

광역화 문제도 사실은 민영화 논란 속에서 추진이 심하게 흔들린 상태였는데, 그런 논란이 되는 부분들을 떼어내고 광역화의 본격적인 추진을 통한 수돗물 공급의 안전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 정선군 상하수도사업소에는 전국에서 답지한 생수(먹는샘물)로 가득차 있다.

통계와 관련해서는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바로잡음으로써 운영을 정상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시민단체들은 최근 녹색뉴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지방상수도에 대한 투자와 개선, 이것은 녹색뉴딜의 아주 주요한 사안이 된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에 투자하기 어렵고,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곤란했던 이와 같은 사업에 대해 정부나 환경부에서 충분히 의지를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녹색사업의 핵심으로 농촌지역에 대한 투자를 제안하고 싶다.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댐과 관련해서 많은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댐이 용수공급은 가능하지만 지금 고통을 받는 지역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대안이 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시기를 틈타 댐 건설을 주장하는 것은 대단히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부가 이런 제안과 관련해서는 강력히 제동을 걸어 주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전문 관망관리 이뤄져야

▲ 남궁은 수처리선진화사업단장

■ 남궁은 단장 과학적인 수도관망 관리라고 하면 첫 번째, 진단과정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진단결과에 따른 치료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치료가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상시유지관리시스템을 작동 해야한다.

전반적인 일련의 과정들이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젠 과학적인 관망관리를 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해선 누수율에 대한 통계가 과연 정확한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 2005∼2006년도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많은 지자체들이 실제 환경부에 보고를 하는 유수율과 실제 방송에서 나오는 결과가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배 이상이 차이가 나는 곳도 있었다.

우리가 노후관이라고 부르는 것을 ‘개량대상관’이라는 말로 바꿀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 얘기를 하기 위해 노후관 산정기준에 대해 설명을 하려 한다. 수도관은 20년이 되면 교체가 되고, 합성수지관은 10년 이상이 되면 교체가 된다.

관이 아연관으로 제조돼 있으면, 또 다르게 적용되는 산정기준이 있다. 수학수리학, 수질 등 여러 가지 상태를 복합적으로 판단을 해서 만약 30∼40년이 지나도 건강한 관이 있다면 그런 관들은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바로 교체를 하지말고, 개량, 보수, 보강을 먼저 충분히 고려한 뒤에 불가능한 부분을 교체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한 유지관리 부분에 있어서 정기적인 세척 방법을 도입해야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예산 문제다. 그 동안 국보 융자를 통해 환경부와 정부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전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이것을 국고보조로 빨리 전환을 해서 개량 대상관을 치료하고, 교체하고, 과학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효율적 사업이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영세성, 공무원들의 여러 특성 때문에 이런 부분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의 전문성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규모의 영세성을 탈피하고 전문성을 살리는 입장에서 환경부에서는 통합운영관리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소유는 지자체가 하더라도 운영은 민간에 위탁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선진경영기법이 접목되고, 실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전문성도 제고될 수 있어야 하겠다.

 

                                     노후관에 대한 정의 일원화 필요

▲ 최태용 한국상하수도협회 기획홍보처장

■ 최태용 처장 환경부 통계를 보면 20년 이상 된 노후관 비율이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만8천 개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도관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다. 서울시의 경우 오늘날 91％정도 되는 유수율을 자랑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노후관망에 대한 투자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80년대에 묻은 관들을 전부 교체시켰다. 지금 서울시에 있는 수도관들은 거의 대부분이 90년도 이후에 생산된 관들이다. 사실상 20％의 노후관은 없는 것보다 오히려 있음으로 더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급수를 보급시킨다고 하면서 관을 신설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관을 두고 다시 관을 새로 놓는 일이다. 이렇게 관을 깔면 깔수록 누수율은 더 올라가게 된다.

서울시가 유수율을 올렸던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노후관을 찾아내 없앴기 때문이다. 수도관은 수도관인데 쓰지 않는 관들도 굉장히 많다. 도면에도 없고 대장에도 없는 아무도 모르는 관들이 있는 것이다. 이를 모두 찾아서 10가닥을 1가닥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관 교체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우리나라 관들은 일년에 1％씩 교체되고 있다. 수도관의 수명을 100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수준으로는 수도관의 수명이 100년까지 갈 수 없다. 행정안전부 공개평가에서 수도관의 자산가치는 40년으로 책정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1년에 2.5％씩 교체해야 수도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물이 공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 2.5％에 미달된 상태로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1％ 투자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이 투자를 하면 노후관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언급했듯이 40년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에 2.5％씩 계속적으로 노후관이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투자가 약 2.5％씩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고 관에 대해서 얼마를 투자했으니 노후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이다.

예를 들어 승용차를 사용하는 일에도 유지관리비가 기본적으로 들어가듯이 유지관리비에 쓰이는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항상 투자를 한다고만 생각을 하는 탓에 국회에서 이런 유지관리 측면을 생각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관은 언제 없어지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지만 노후관은 없어질 수 없다. 20만km를 교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분명히 투자되어야 할 예산이 있어야 한다.

먼저 수도관 교체사업에 예산을 편성시켜 놓고, 그 다음에 급수서비스나 유수율을 없애기 위해 투입될 비용이 나눠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같이 묶어놓고 예산을 편성해왔기 때문에 지원에 있어서 설득시키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문가와 지자체 담당자마다 다르게 내려지는 노후관에 대한 정의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지방상수도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부족, 전문가 집단 부족, 순환보직 등을 들 수 있다. 지방상수도의 규모화가 왜 필요한 것일까? 지자체든, 수자원공사든, 민간 사업자든 간에 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인지 위탁운영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6년도 수자원공사가 금산군에게 지방상수도 사업을 위탁받을 때 당시 금산군의 유수율은 49.9％였다. 수자원공사에서는 2017년도의 목표를 유수율 80％로 제시하고, 유수율에 따른 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금산군과 협약했다. 그 결과 2006년 7월부터 2007년 9월에 유수율이 72.5％로 향상됐다. 불과 만 1년만에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는 이미 2017년도에 금산군에 약속한 목표를 넘겼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뭄극복이나 유수율의 문제가 반드시 엄청난 금액이 투자돼야만 효과를 보는 게 아니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수자원공사와 금산군의 사례처럼 수도사업의 전문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누수율 저감으로 수량 확보해야

▲ 배원조 행정안전부 회계공기업과 사무관

■ 배원조 사무관 태백시나 전남지역, 도서지역은 가뭄이 심각하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대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방제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자치단체장들의 관심과는 달리 실현과정으로 가기에 매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지난해에 지방직영기업에게 의견을 받아본 적이 있다. 살펴보니 재정 상태가 어려워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전문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한 관로정비나 누수탐사 같은 것들이 진행되지 못해 지방상수도 누수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뭄지역 대부분이 비교적 누수율이 높은 지역에서 더욱 심하게 가뭄에 대한 피해를 겪고 있었다.

지난해에 위탁관리를 추진하는 내용의 보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수자원공사에서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에 여덟 개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가뭄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또 누수율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누수율 제고를 통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필자 역시 현실적으로 누수율 저감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대책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예산을 많이 들이기보다는 수공과 함께 전문관리를 통해 비용을 적게 마련하는 쪽으로 누수율 제고 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