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9년 8월호 특집 기사]

 

2008년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건국 60주년 기념 8·15 경축사에서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함에 따라 이를 견인할 녹색기술(Green Technology)이 급부상하고 있다.

녹색기술은 환경기술, 기후변화 대응기술, 에너지-자원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2020년 세계시장 규모가 3천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근 블루오션을 능가하는 ‘그린오션’의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본, EU 등 환경선진국들은 녹색기술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바이오 연료, 파력(波力), 폐열, 태양열 등을 차세대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녹색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어 규제 강화 및 지원 등을 통해 기술개발 유도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녹색기술 및 산업, 기후변화 적응역량, 에너지 자립도·에너지 복지 등 녹색경쟁력 전반에서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향후 5년간 매년 107조 원을 투입해 녹색기술과 산업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확대하고, 800조 원이 넘는 부동 자금유입을 위해 장기 저리의 녹색채권·예금을 발행해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이행을 위해 2010년 종료되는 ‘차세대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2001∼2010년)’의 후속사업으로 녹색기술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 ‘(가칭)녹색기술개발 프로젝트(2011∼2020년)’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지는 창간 5주년을 맞아 ‘녹색기술 급부상하고 있다’라는 스페셜 테마(Special Theme)로 △세계를 이끌 차세대 녹색기술 △환경선진국의 녹색정책 사례 △지열 냉난방시스템 기술개발과 제도 개선방안 등을 싣는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선포한 후 올해 1월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 계획’을 수립, 27대 중점 육성 기술을 중심으로 2012년까지 지난해 1조4천500억 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녹색기술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녹색성장의 핵심 동력을 녹색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 녹색기술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녹색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떨어져 규제·지원 등을 통해 기술개발 유도가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발한 전기자동차를 서남표 총장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녹색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친환경 연료 및 차량,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등 크게 3개 분야의 녹색기술 개발에 자금을 집중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Cool Earth 에너지 혁신기술계획(2008년 5월)’을 통해 21대 핵심 녹색기술 개발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한, EU는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 등 강력한 환경규제를 통해 녹색기술 개발 및 시장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태양광, 해상 풍력, 태양열, 제 2세대 바이오 연료 등 혁신 기술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목표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 하에 자금 지원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기후변화·자원고갈 우려 고조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에너지 소비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1천ppm으로 현 수준의 2배로 확대되고, 평균 온도는 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제어하려면 CO2 농도를 450ppm에 안정시켜야 한다. 이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0%로 확대되고 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응집시켜 저장하는 기술(CCS)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2008∼2015년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0달러, 2015∼2030년에는 현 유가의 약 2배인 배럴당 평균 120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에너지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배출량 삭감,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환경 위기와 자원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괄목할 만한 기술 발전이 필수적이며, 녹색기술은 현 세계적 위기의 해독제이자 저탄소 녹색 경제 사회로 이행을 위한 기회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 미국, 일본, EU 등 환경선진국들은 풍력, 태양광에 이어 태양열, 축산분뇨, 버려진 폐열까지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차세대 재생에너지 활용기술 부각

해외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풍력, 태양광 외에 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 발굴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 등 곡물이 아닌 해조류, 축산분뇨 등 신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제2세대 바이오 연료 기술 개발이 활발해져 바이오연료 차량 사용 확대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영국 Dartmouth Wave Energy사는 씨레이저(Searaser)를 통해 무한 에너지인 바다 파도의 힘을 빌려 전기를 발전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미국 Fellows Research Group(이하 FRG)사는 체온 등 낮은 열로 발전하는 기술과 모든 버려지거나 유실된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열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을 솔라 타워 수신기에 집중시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발생시키는 포인트 집중 방식인 CSP(Concentrating Solar Power, 수백 개의 거울을 이용, 태양광을 집중시켜 400℃∼1천℃의 열을 발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제2세대 태양전지 기술 급부상

미국의 Covalent Solar사는 유리창에 물감을 칠해 전기를 얻는 간편한 기술을 개발했다. 유리창에 칠해진 유기 물감을 통해 흡수된 다양한 파장의 빛이 태양전지가 있는 창문 가장자리에 모여져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1970년대에 개발된 비슷한 기술과 달리 누수 되는 빛을 최소화하여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비용면에서도 기존의 태양광 전지에 비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3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덜란드 최대 에너지 공급기업인 Nuon이 설립한 Nuon Helianthus사는 자유자재로 굽어지는 초박막 태양전지 포일을 개발했다. 태양전지 포일은 기존 태양전지판에 비해 100배에서 200배나 더 얇고 가벼워져 편의성과 적용성이 뛰어나다. 가볍기 때문에 지붕, 창문, 방음벽, 차양 등에 붙여 건축물 내의 전력 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옷, 배낭, 서류가방 등 휴대용품에 부착시켜 노트북, 휴대폰 등을 충전할 수 있고 휴대용 전자제품에도 부착하여 자체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생산비용 과다 등 양산을 위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경우 획기적인 그린 에너지원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태양전지의 유연성이 높아져 건물통합 태양광 전지가 비효율적인 현재의 태양전지판을 대체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 소속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은 Vitex Systems사와 태양광 전지 지붕 타일 제조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타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CIGS나 카드뮴 텔루르 화합물(CdTe)을 원료로 만들어진 태양전지를 코팅하는 것이 이 기술 개발의 핵심이다. 한편, 미국의 Solyndra사는 태양광 흡수량을 늘려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원통형 태양광 패널을 개발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생산성 높여

태양광과 태양열 혹은 풍력과 태양광이나 다른 에너지원간 병합하여 에너지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캐나다 알버타 연구소의 하이브리드 태양에너지 수집기는 태양광 발전기와 태양열 집약기를 합쳐 태양 에너지의 84%를 활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태양 에너지의 중단기 파장 스펙트럼을, 태양열 발전을 통해 장기 파장 스펙트럼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 Skybuilt Power사는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동력을 생산하는 모바일 시스템 개발했다. 네덜란드 광합성 연구센터(CPR)는 BT, NT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 태양에너지를 바이오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바이오 태양전지(Towards Biosolar Cell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식물은 빛에너지의 1∼2%만 광합성하나, 이 비율을 1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로, 대표적 연구 사례로는 태양에너지로부터 물과 CO2를 활용하여 바이오 연료(메탄올)를 제조하는 기술이 있다.

 

유해물질 대체재 개발 시급

과거 유해물질의 단순한 처리에서 더 나아가 안전하면서도 성능이 더 좋은 대체재 개발이 필요시 되고 있다. 프랑스 Jet Metal Technologies사는 공정 과정 혁신을 통해 오염물질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 금속코팅 기술인 ‘JetMetal™’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환경오염도가 높은 황산 크롬산염 없이 금속 코팅을 할 수 있으며, 금속 코팅 과정을 분사식으로 단순화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였다.

미국의 Ecovative Design사는 버섯 세포, 물, 재활용 종이, 쌀겨를 통해 환경 오염재인 스티로폼 단열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단열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제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도 최소화하여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PRC Technologies사는 환경오염적인 석유 대신 대두를 원료로 한 바이오 토너 개발했다. 바이오 토너로 인쇄된 종이는 재활용이 용이하여 친환경적이다.

또한, 일본 ‘코요우’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EBB균을 시멘트에 효과적으로 증식 가능한 상태로 봉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EBB균이 물에 닿아 증식하는 과정에서 유기물을 분해하여 수질을 정화하게 된다.

 

CCS기술, 온실가스 감축 대안

온실가스 감축 대안으로 CCS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제어하기 위해 CCS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의 에너지 기업인 E.ON사는 CCS 기술 중 연소 후 처리 방법(PCC, Post-Combustion Capture)을 통해 화력발전 과정 개입을 최소화하고, 연소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연소가스로부터 CO2 분리 비율을 높이기 위해 특수 용해제를 사용한다.

또한, 캐나다 David Keith 교수는 화력 발전 시 생성되는 CO2가 아니라 대기 중의 CO2를 수시로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수 제작된 탄소 포집 장치를 활용한 이 기술은 공기를 흡수제와 접촉시켜 화학반응을 야기하여 CO2만을 따로 포집한다.

 

녹색기술, IT 이후 가장 유망 기술

녹색기술(GT)이 환경 위기, 자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기술, CCS기술 등 녹색기술은 기후 변화 대응에서 핵심적 역할 수행하는 녹색 성장의 원동력이다. 각국 정부도 녹색기술 개발을 우선 과제로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 녹색기술 수준은 아직 낮은 실정이다. 재생에너지(62%), 수소·연료전지(55%) 등 선진국 대비 50∼70%에 불과하고, 환경, 에너지자원 분야 기술 무역수지는 0.15로 우리나라 전체 기술 무역수지 0.3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녹색기술 개발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와 지원을 통해 기업의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기업은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 선도 기술 개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사 소속 산업의 분야 기술변화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선도 기술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