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 주부 1천500명 대상 조사

‘가정 주방용 오물분쇄기(디스포저)’란 주방 싱크대 배수구에 분쇄기를 부착하여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물과 함께 하수구로 배출시키는 기계장치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정 주방용 오물분쇄기의 판매와 사용에 대해 「하수도법」 제 33조에 의거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가정 주방용 오물분쇄기의 사용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편리성·쾌적성과 쓰레기 감량화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부적절한 하수도 시스템의 경우 하수관 내 하수 흐름 방해 및 악취발생, 하수처리장 능력저하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음식물 분리 대부분 여성이 담당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는 디스포저(Disposer) 도입과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해 (주)리서치21에 의뢰해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3일까지 한 달간 ‘가정 주방용 오물분쇄기(이하 디스포저) 사용 허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전국의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통계청 2005년 인구 총조사 가구부문 행정구역 통계자료를 기초로 각 행정구역별 목표 표본수의 10배수(1만5천 가구)를 무작위 추출하여 전국 주부 1천500명에게 응답을 받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구 내 음식물 쓰레기 분리 담당자의 성별 비율은 여성 97.2%, 남성 2.8%이었고, 음식물 쓰레기 배출 담당자의 성별 비율은 여성 88.5%, 남성 11.5%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에서 남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 가정 내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담당자 특성

‘가구 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으로는 “음식물 쓰레기 수집통에 버린다” 58.4%, “음식물 쓰레기 전용봉투에 분리하여 버린다” 22.3%, “건조처리기 또는 탈수기를 사용하고 건조물을 음식물 쓰레기 수집통 또는 전용봉투에 버린다” 10.4% 순으로 나타났으며, 가구 내 음식물 쓰레기 배출횟수는 “2일에 한번 배출한다” 29.2%, “3일에 한번 배출한다” 28.3% 순이었다.

 

▲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법·배출횟수

응답자 46%가 디스포저 “모름”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 불편도’는 △집에서 보관하는 동안 냄새 및 비위생적인 점 △버리는 과정에서 손이 더러워지는 점 △쉽게 부패하여 자주 배출해야 하는 줴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에 파리, 고양이 등이 모여 비위생적인 점 등을 들었다.

‘디스포저 인지도’는 “알고 있음”이 54%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디스포저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포저 사용 법적 허용’에 대해서는 “찬성”이 41.7%, “반대” 27.9%로 찬성 의견이 비교적 높았다.

반대 응답자의 이유는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엽가 70.7%로 가장 많았으며, “디스포저 기능에 대한 의심” 15.8%, “비용부담” 6.2%, “정책적 의무화는 부당” 1.2% 순이었다.

 

▲ 디스포저(가정 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지도

디스포저 사용을 법적으로 허용 시 ‘사용 의향’으로는 49.1%가 “있음”, 50.9%는 “없음”으로 응답, 양쪽 의견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포저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 경우, 적정 설치비용의 중앙값(50%)은 80만 원이었으며, 또한 80만 원이 사용 의향 응답자의 44.4%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디스포저 사용 의향이 없는 응답자 중, 그 이유가 경제적 부담감으로 응답한 자에 대해 다시 적정한 설치비용에 대해 물어본 결과 39.6%가 무상설치를 원했으며, 중앙값(50%)은 5만 원으로 나타났다.

디스포저 사용 의향자와 경제적 부담의 이유로 사용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응답자 전체를 함께 고려하면, 적정한 설치비용이 가구당 20만 원으로 나타났다. 판매·사용의 법적 허용에 대한 의견으로 기초 지자체의 경우 “모두 허용 반대”의견이 52.6%로 가장 높았으며, “가정용만 허용하는 것에 찬성” 31.6%, “가정용 및 사업용 모두 허용하는 것에 찬성” 13.2%로 가정용과 사업용의 허용에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주택건설업체는 “가정용만 허용하는 것에 찬성” 40%, “사업장용만 허용하는 것에 찬성”20%, “모두 허용 반대”40%로 나타났다.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업체는 6개의 모든 응답 업체 모두 디스포저 판매·사용에 대해 “모두 허용 반대”의 의견을 보였다. 반대의 이유로는 “자원 재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소음공해, 수질오염, 악취 등의 “환경오염”과 “처리비용 증갚 등을 들었다.

▲ 디스포저 법적 허용 의견

기초 자치단체 57.9%가 ‘부정적’

‘법적 허용 시 도입의사’에 대해 기초 자치단체의 경우, 시장·군수가 가정용에 한해 주디스포저 도입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도입방안에 대해 검토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57.9%, 긍정적인 의견이 28.9%로 부정적 의견이 2배 높게 나타났다.

주택건설업체는 주택건설 사업 시 가정용에 한해 디스포저 시스템의 도입에 대해 검토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 50%, “아주 긍정적” 30%, “긍정적” 20%로 나타나 긍정과 부정 의견이 같았다.

▲ 디스포저 허용시 사용 의향

법적 허용 시 건축물 적용 타당성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는 가정용에 한해서 디스포저 도입 가능성 검토 시 어떤 건축물에 대해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질의에서는 58%가 “신축 주거용 건물에 한해서 적용”을, 41.7%는 “기존 주거용 건물과 신축 주거용 건물 모두 적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주택건설업체는 “신축주거용 건물에 한해서 적용(90%)”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법적 허용 시 하수관거 적용 타당성 조사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정비구역과 미정비구역 모두 적용(11.4%)”에 비해 “분류식 하수관거 정비구역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88.6%)”는 의견이 월등히 많았고, 주택건설업체는 모든 응답 업체가 “분류식 하수관거 정비구역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디스포저 도입 허용이 음식물처리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체 16개의 음식물 폐기물 처리업체 중 13개의 처리 업체가 “도산할 위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 외에 “자원화가 되지 않아 사료공급을 받는 농가에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 등도 있었다.

 

▲ 디스포저 법적 허용시 도입의사

직투입형의 편익 가장 높게 나타나

KEI는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서울시 음식물 폐기물 처리 개선방안 연구(2009년),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현황(2008년), 2007년 상·하수도 통계 등의 기초자료와 기초 지방자치단체별 사회적 비용편익 분석(234개 중 190곳)을 통해 디스포저의 경제성을 분석했다.

▲ 디스포저 허용시 업체 미치는 영향

그 결과, 디스포저 도입에 따른 사회적 비용으로 디스포저 구입 설치비용이 86.4%, 오물분쇄기 운영비 5.2%, 하수관거 유지관리 및 처리비용 증대 0.83%,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수익감소 7.5% 순으로 나타나 디스포저 설치 운영비가 전체 비용의 91.6%를 차지하는 것 나타냈다.

디스포저 도입에 따른 주요 편익항목인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비 저감은 사회적 비용(100%)대비 20.5%로 나타났으며,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주부 생활의 편리가치를 월 5천460원 이상으로 고려할 경우 디스포저 사용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디스포저 사용 시 구입설치 및 운영비, 하수도 운영비 등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음식물류 폐기물의 분리배출의 불편해소, 수거 운반비 및 처리비 절감 등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의 불편해소에 따른 주부 편리성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인 월 1만 원 반영하여 처리방법별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직투입형의 편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