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라트 자데오(Bharrat Jagdeo) 가이아나 대통령

‘what’보다‘how’에 집중해야

우리는 환경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how’보다는 ‘what’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4차 환경을 위한 글로벌 기업정상회의’는 환경을 위한 글로벌 기업 정상회의이고, 많은 기업인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기업인들의 이익에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 우리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떤 것인지 대해 배워야 합니다.

기업인들은 “왜 내가 먼저 해야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회사가 먼저 실험적인 단계를 겪고 난 후 사업 방향을 설정할 때까지 기다리고, 다수 회사들이 혁신에 투자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일 것입니다.

구속력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서 그것을 제재할 만한 장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결국은 전 세계의 많은 투자자들이 세계적인 구속력 있는 협약이 없는 상황에서 내가 왜 첫 단추를 잠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다른 국가의 다른 투자자는 이 첫발을 내딛지 않을텐데,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내가 손해를 볼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녹색경제에 대한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더라도, 단기적으로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서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상황 속에서 왜 우리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UN 직원이나 본인과 같은 공무원들은 사실 해고가 쉽게 되지 않지만 기업에서는 주주들에게 수익을 보여주지 못하면 해고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이슈들은 굉장히 핵심적인 사항으로서 본 회의에서 반드시 논의가 되어야 합니다. ‘what’에 대해 집중하는 것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탁월하게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how’에 집중해야 합니다.

 

구속력 없는 약속, 목적 달성 어려워

지난해 12월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코펜하겐 협약’은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이아나에서는 코펜하겐 협약을 준수하고자 합니다. 코펜하겐 협약은 결과적으로 협상의 기본 목표인 ‘실질적이고 검증 가능한 의무 부과’ 및 ‘각국의 구속력 있는 배출량 목표치 설정’에 실패했습니다. 다만, 정치적 합의 가운데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들은 일부 있었습니다.

먼저 선진국들은 차기 공약 기간까지 과거의 교토 협약 체제를 유지하고, 미국 및 개도국들도 구속력은 없지만 자국이 스스로 제시한 틀 안에서 감축 행동을 이행키로 했습니다. 두 번째로 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을 최대 2℃ 내에서 억제하는 것에 동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세 번째로 삼림파괴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삼림파괴와 삼림의 질 악화에 대처하는 명시적 행동과 필요한 자원을 모으기 위한 메커니즘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발 개도국에 대한 금융지원의 틀을 합의했습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펜하겐 회의 결과는 사실 좀 실망적이었습니다. 구속력이 없는 각국의 약속들로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남아메리카 북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가이아나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수리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인구는 100만 명이 채 못되지만 열대삼림은 영국 전체 면적보다 크고, 임업 규모는 한국의 두 배 정도의 규모입니다. 우리는 임업서비스에 대한 가격책정을 해야만 했고, 우리의 숲에 대한 가격책정을 했습니다.

현장조사에 착수한 과학자들은 이워크라마 숲이 1억2천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영국이 한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입니다. 적도지역 냉각지대 작용을 하는 열대림의 급속한 파괴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열대지역의 무분별하고 불법적인 벌목과 개발 등으로 인한 삼림파괴는 결국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이는 운송·교통부문이 배출하는 총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가이아나는 남미에서 유일한 영어사용 국가입니다. 설탕무역 역사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과의 긴밀한 관계로 가이아나의 개발은 연안에 집중돼 있으며, 풍부한 생태계를 지닌 밀림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목과 금 가격 급등으로 열대림지역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웃 브라질이 고려중인 열대림을 관통하는 도로 건설계획은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을 거대한 상업항구로 변모시켜 국가의 지형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우리의 열대림을 보호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을 같이 부담을 해준다면 나무를 베지 않고서도 경제를 개발시킬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국가의 경제성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지구 온난화 퇴치를 위해 숲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을 위해 그냥 벌목을 해버리면 사람들은 삼림파괴로 인한 문제를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삼림을 보호하면서 국민들의 성장 열망에 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싶습니다.

생태계를 통한 서비스에 가격 책정을 하는 것을 국내에서 책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태 서비스에 대한 시장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통일성 있고 구속력 있는 정책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생태계를 통한 서비스에 대한 가격 책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계속해서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오는 12월에 개최될 멕시코 칸쿤(Cancun) 회의에서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거쳐야 코펜하겐의 결과를 현실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합의 시급

녹색 경제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안 도출이 필수적입니다. 구속력이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기 주저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정책들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슈들을 각국 정상들, 그들의 리더십에만 맡겨둘 수는 없으며, 긴급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필요로 하는 재원의 규모는 하나의 국가의 역량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노력을 통해서 통일된 행동을 취하고 민간분야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멕시코 회의에 앞서 많은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점입니다. 코펜하겐에서의 실패는 컨텐츠의 실패가 아니고 절차의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각 국가의 모호한 입장,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조직에 의해서 우울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절차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업인들은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만 행동들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업들이 서로 앞장서기 위해서는 기업에게 혜택을 부여해야 합니다.

산림황폐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절감 이야말로 나무를 헤치지 않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법, 인센티브 정책 등을 어떻게 국가.정부.기업 당사자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지 결정하는 게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