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

■ 최승일 부총장(좌장) 미래 물정책 추진방안 토론회의 주제는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차세대 물관리 정책은 어떤 점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되는지, 그리고 현재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토론을 하려고 한다.

물은 공공서비스로 행정영역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물이 산업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물이 산업영역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과 물산업 육성방안, 정부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겠다.  

■ 이태관 교수  물관리 일원화가 시급하다. 5개 부처가 물 관련 관공서이며 수량·수질뿐만 아니라 수리권 차원에서도 다양하게 나눠져 관리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환경부 중심으로 물관리 일원화를 이루어야 한다. 지자체에 나눠져 있는 물관리 기능도 영국처럼 중앙부처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경북도와 대구시, 부산시와 경남도가 상수도 이전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물관리 기능을 중앙정부에서 할 필요가 있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

공공재의 특징은 경합성은 있으나 배재성이 없다는 것이다. 요금으로써 경합성을 두는 것이 공공재의 특징이다. 산업화를 한다는 것은 요금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귀결되므로 산업화는 할 수밖에 없다. 물은 산업화로 흘러가야 한다.

물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은 외국 자본과 기술들이 한국의 물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물산업의 해외진출이 가능할 지에 대한 답도 나온다.

 

두산은 담수화플랜트를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등 많은 해외실적을 가지고 있다. 물 없이는 살수 없다는 필수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었기에 담수화플랜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물산업이 해외에 진출해야 할 필수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GNP·GDP 대비 마시는 물이 필수충분조건을 갖출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맞춰서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인적자원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

■ 김길복 소장  기존에는 물을 행정서비스로 취급했지만 이제는 산업에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공공 시스템은 전문성·운영성·기술성 등의 한계가 있다. 조류, 각종 독성물질 등으로 인해 여러 가지 고도처리기술이 필요시 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적인 영향으로 물산업이 형성된다.

물산업 육성은 2006년부터 대두됐지만 최근 민영화 논리와 부딪혀 해외진출 쪽으로 방향이 선회됐다. 국내 물산업 육성을 위해 통합·광역화, 전문 기업화, 위탁관리 등을 추진하다가 거의 보류가 된 상황이다.

새 정부에서 물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물산업 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통합광역화, 전문화, 물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데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법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관별·부처별로 물산업 네트워크 형성이 미흡해 산업협력 및 정보 교환에 한계가 있다.

효율적인 물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범국가적 통합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물산업은 제조·건설업적인 접근보다는 서비스업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운영 및 유지관리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에 물산업 진출 방향을 바꿔야 한다. 보급률은 거의 100%에 달하므로 운영·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낮은 수도요금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산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에서는 재원확보가 필수적이다. 재원확보 방안은 결국 수도요금 현실화이다.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구조가 제대로 짜여져 있지 않다.  수도요금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싸다. 근본적으로 재원확보를 위한 적정 수준의 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하다.

물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우선시 돼야하며, 물산업 로드맵을 설정하고, 로드맵에 따라 규제 및 감독기반을 확립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해외진출을 위한 물산업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물산업 관련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국내 물산업이 발전되고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해외진출을 맞춤형 전략이라고 했는데 핵심은 그 국가에 진출했을 때 지불가능한 가격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국가마다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는 낮은 비용의 기술을 가지고 진출해야 하고, 선진국에는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전략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의 운영관리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정부가 나서 공공기금과 민간합동 방안으로 지원해나가야 한다. 한화의 이라크 신도시 개발 사례와 같이 신도시 개발에 따른 상하수도 설계 시공·운영을 망라해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종의 패키지 형식이다. 또한, 진출국의 위생자료를 수집해 물산업과 연계시켜 진출하는 것이 개도국의 현실에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기업이 그 나라에 가서 상수도 공급을 하면 해당 국가의 오해나 반감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으므로 해당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사업에 기여하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고, 해당 국가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 사업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

물산업 육성은 국토해양부·환경부에서 통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 민간기업이 국내 정수장 운영, 관망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노이 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하수처리도 함께 진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알제리에 있는 하천·호수 공사들을 수주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건설사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다른 업체와 함께 진출을 하거나 단독으로 설계를 하는 등,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산업 관련 소재가 품질·가격·실적 등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많고 원하는 만큼의 중소기업체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점이 해외 진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중 하나이다. 1천억 원 규모의 상하수도 사업을 수주한다해도 한국에 피드백되는 금액은 최대 30%가 안된다.

소재가 거의 다 외국산이며 인력들도 해외 인력이다. 이때문에 수출이 많아지더라도 한국에 기여하는 비율은 줄어든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환경부의 소관은 아니지만 관련된 부서나 제조사가 함께 노력하고 극복해 동반진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에 상하수도 사업자에 대한 「수도법」상의 조건들을 평가를 통해 통과되지 못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상하수도 관리를 회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제도가 빨리 개선돼야 한다.

먹는 물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데, 버리는 물 관리를 열심히 하겠다는 이중적인 잣대가 있다. 천원에 물을 만드는데 50%가 누수되어 물 값이 인상되는 지자체를 방치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러한 상태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국민의 편에 서서 물산업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물 값 현실화, 수도사업자 적자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부의 경우 물이용 부담금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걷고 있다. 국회에서도 거론됐지만 상수도 관망개선 사업에 물이용부담금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에서 돈을 못줘서 못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1천억 원 정도로 3개 지자체의 관망개선사업을 쉽게 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의 물관리 일원화도 중요하지만, 환경부 내에서 물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상하수도와 물 관리의 효율적인 협조 관계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타부서에 환경부의 의지가 좀 더 설득력 있게 비춰져야 한다.

여러 기관에서 물산업 해외진출 방안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물산업 상태는 휴대폰·전자산업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휴대폰의 추진 동력이 물산업에 있어서는 후진국의 이익을 얻는 수준에 불과하다.

선진국과의 물산업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이 누락되었다는 뜻이다. 현재 정책들은 대부분 단기적인 정책들이다. 시급성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비전이 우선돼야 한다. 물산업은 지난 10년간 논의되고 추진됐지만 발전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수도사업자들에게 수돗물 값과 관련한 장기 비전이 부재한 것도 현실화에 걸림돌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수도정비기본계획, 전국수도종합계획,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등 10년, 20년의 계획을 내다보면서 물 수급 측면과 시설 개량 측면, 기술적인 측면을 연구한 보고서는 많이 나와 있고 관련 필요 예산 규모도 계산이 돼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나 언급은 부재한 실정이다. 일단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재원 마련과 관련한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악순환 고리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가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간의 노력이 절실하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과연 수도산업의 문제가 무엇이기에 수돗물 값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고 수도사업자도 소극적인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특히,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서 수돗물 값을 억제해 왔는데, 시민사회와 함께 전문가들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극복해야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 본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상수도 가동률은 72%, 광역상수도 가동률은 67%이다. 적정 가동률을 75%로 보면 지방과 광역이 경쟁하는 가운데 연간 5천억 원이 과잉투자되고 있다.

물 서비스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요금현실화는 필요하다. 국민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요금현실화가 안되다 보니 지속적인 투자가 미흡해지고, 이는 수돗물에 대한 서비스 저하와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국민 누구나 깨끗한 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아야 한다. 서울시민은 양질의 수돗물을 좋은 서비스로 6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으나, 강원도 주민들은 1천200∼1천300원을 내고도 서울시보다 안 좋은 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광역과 지방간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건설 위주였으나 앞으로는 운영·관리를 중점으로 통합해 나가야 한다.

하수도 분야는 민간에게 길을 열었으나 상수도 부분은 지방자치단체, 수자원공사가 독점을 하고 있어 민간 구역이 들어올 여지가 없다. 이에 국내기업들은 물산업에 대한 경험조차 쌓지 못하게 되고 해외진출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일부 시민 단체에서는 민영화 논란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R&D 차원에서 같이 협력하고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상수도 부분에서도 지방 정부와 수자원공사, 민간이 보다 원활히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하며, 이를 통해 상수도가 더 발전하고 해외 진출까지 연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금 현실화, 물산업 육성 첫걸음”
국민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상수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수도요금이 현실화되면 서비스가 더 좋아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음식물 쓰레기가 해결되면 처리비가 올라도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요금현실화를 통해 녹색일자리가 늘어나고 투자자도 늘어나 선진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물 관리 개념을 기존의 상하수도, 빗물 등의 범위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새로운 부분이 있고, 그린 인프라는 물산업의 큰 사업체가 될 것이다. 녹색 일자리, 해외시장 진출은 상당히 중요하다. 정부,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구축하고 지원해주는 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토론자들은 물 서비스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수도요금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국민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상수도 하수도 보급률이 90% 이상인 국가에서는 더 이상 수질개선이 어렵다. 자연 정화력·복원력을 이용한 생태환경 수질개선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방안들을 추진해 보급기술을 만들면, 해외진출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공공성, 기업은 경제성에 관점을 맞춰서 나가야 한다. 기업은 나름대로 인재를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서 공공서비스보다 기업의 서비스로 인해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