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대한 가격부과는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을 회수하는 것으로 올바른 가격부과를 위해서는 비용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비용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총 공급비용 물 서비스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용으로 운영 및 유지비용, 자본비용(기존 인프라 개체, 새로운 시설 투자비용), 채무변제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대규모 댐 또는 이와 비슷한 인프라 건설 및 운영비용, 물 사용의 외부효과나 물의 타용도 사용 가능성과 관련된 기회비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 총 경제적 비용(#청색 고딕) 총 공급비용에 기회비용과 경제적 외부효과를 추가한 개념으로 기회 비용과 경제적 외부효과가 있다. 기회비용은 자원의 희소가치를 반영하여 잠재적인 다음 사용자의 사용 가능성을 빼앗아 발생하는 비용으로 만약 잠재적인 다음 사용자가 그 물에 대하여 더욱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자원의 잘못된 배분으로 그 사회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경제적 외부효과에는 긍정적 외부효과(마이너스 비용)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 예로 들자면 긍정적 외부효과로는 관개로 인한 지하수 충전(마이너스 비용), 부정적 외부효과로는 도시 물 공급 시스템에서 하류에 오염물질 배출 등이 있다.

 

■ 총비용 총비용이란 총 경제적 비용에 환경적 외부효과(토양의 염화, 농지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인한 수질오염)를 추가한 비용으로 공중보건과 생태계에 발생시키는 비용이다. 환경적 외부효과의 예로는 토양의 염화, 농지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인한 수질오염 등이 있다.

 

■ 기타 논의 연구자에 따라서는 행정 비용 및 거버넌스 비용(서비스 규제, 담당자 역량 강화, 정책설계 및 집행 등에 드는 비용)도 추가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수자원 관리 활동과 관련되는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같은 개념들로 잘 설계된 요금은 지속 가능한 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와 운영 및 유지비용 충당을 위한 재원을 창출하게 된다. 물 분야에 대한 투자재원 마련은 수익자 부담원칙 및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상하수도 사용자가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하수도 투자재원으로 활용되는 요금, 세부, 외부 지원금 중 후진국의 경우 국제지원의 비중이 가장 높고 선진국일수록 요금의 비중이 높다.

특히 선진국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최근 같은 상황에서 요금은 상하수도 투자재원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OECD의 추정에 따라 물 분야 서비스 유지를 위해서는 물에 대한 올바른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 OECD는 국내 투자 소요액(2006년 기준)이 연간 77억2천500달러 투자, 2015년까지 연평균 127억6천 달러, 2025년까지 180억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적절한 수도요금은 소비자의 물 낭비를 방지하고 물의 효율적 사용을 유도한다. 물 부족은 물리적 현상만은 아니며 가용 수자원 대비 과다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따라서 물에 대한 합리적 가격부과를 통해 물의 수요를 조절해야 한다. 물 소비가 줄어들면 수자원 고갈이 방지되며 수자원 관리와 상하수도 시설 확대를 위한 투자수요를 낮춰질 수도 있다.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용수자원 대비 취수량이 40%가 넘는 국가다. OECD는 가용수자원 대비 취수량이 40％를 초과하는 국가를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으며, 이에 속하는 국가는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따라서 물 사용량은 선진국보다 많고 수도요금은 최저수준인 우리나라는 가격을 통하여 물의 수요를 관리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물의 올바른 가격 측정은 경쟁적 사용자들 간에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물을 배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물은 점점 희소한 자원이 되고 있기에 사회를 위해 많은 편익을 창출하는 곳에 할당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편익은 반드시 경제적 편익만을 뜻하지 않으며, 필수재인 수도서비스에 대한 저소득층의 접근 등 사회적 총 편익까지 포함한다.

 

EU(유럽연합)의 「물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에서 회원국들은 경제적 분석과 특히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환경비용과 자원비용을 포함한 물 서비스 비용 회수원칙을 고려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제9조)하고 있다. OECD도 명시적이진 않지만 같은 취지로 여러 군데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총비용의 회수가 기본 원칙이지만 이를 현실에서 완벽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총비용의 구체적인 범위 설정에 빗물처리 및 홍수통제 비용도 포함시켜야 하는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자본의 비용도 회수해야 하는지, 기타경비를 서로 다른 기능과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할당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물의 자원비용과 환경비용을 포함시킨다 하더라도 이들은 특정지역 여건과 외부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산이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들 때문에 총비용 회수원칙의 보완 수단으로써 지속 가능한 비용 회수에 대한 정책논의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비용 회수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수입원의 조합을 통하여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요금 정책이 서비스 제공자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면서 빈곤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장해주는 수단으로 활용됨을 의미한다.

OECD 국가들의 경우, 가정용 상하수도 요금의 실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이며, 대부분 하수도 요금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비용 회수 면에서 요금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 사용 비용과 외부효과를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취수부담금, 오염부담금 및 거래가능한 물 사용권과 같은 경제적 정책수단의 활용 역시 증가하고 있다.

취수 부담금은 수자원 관리나 수계 보호활동을 위한 재원마련 수단으로 활용되나, 흔히 물의 희소가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다. 독일은 취수 감소와 환경보호정책에 활용할 재원확보의 두 가지 목적으로 취수부담금을 도입했으며 포르투갈은 2008년부터 상하수도 서비스 제공자가 취수부담금을 수도요금에 포함시켰다.

또, 많은 나라들이 취수부담금과 별도로 오염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오염부담금이 환경적 문제에 목적이 맞춰져 오염저감을 위한 인센티브로 사용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에 재원확보수단으로 사용된다.

농업용수 가격 역시 OECD 국가에서 올랐으나, 농부들은 흔히 물 공급 시스템의 운영과 유지비용만 지불하며 관개인프라의 자본비용, 희소가치 및 환경비용 등은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다. 높은 물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농부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스페인은 관개용수에서 자본과 자원비용을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의 관개용수에 대한 자본·자원비용 반영 노력 ■ 2009년 5월 장관령에 의해 물사용 용도에 관계없이 모든 물 소비가 점진적으로 계량되도록 하는 의무 도입. ■ 정부는 이와 관련해 자본비용을 반영하기 위한 고정비용과, 사용량에 따른 가변비용으로 구성된 이부요금제를 도입할 계획. ■ 정부는 관개시전기사용에 대한요금보조를 제거해 비용의60%를 상승시켰고 결과적으로 일부지역에서는 관개가 포기됨.

OECD는 농업으로 인한 수질오염 비용을 오염자 부담 원칙 이행으로 내부화할 것을 권장하나 아직까지 오염자 부담 원칙이 OECD 국가들 사이에서 폭넓게 확산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는 비료나 농약에 세금 부과 등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OECD 국가의 물 요금 부과구조는 각각 다르나 일반적인 흐름은 물 서비스 가격부과를 수입만을 창출하기 위한 것에서 경제적·환경적 및 사회적 목적 달성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추세다. 하수도 요금은 종전 상수도 사용량 기준으로 부과하던 것을 점점 상수도 요금에서 분리해 실제 발생한 비용을 근거로 부과하는 경향이다.

이에 따라 하수도 요금에 오염 수준, 처리비용 및 외부 효과 등이 반영돼 그간 하수도 요금이 현저하게 상승했다. 상하수도 요금의 구조는 체감요금제와 정액요금제 사용이 점점 줄어들고 고정요금과 가변요금(체증요금)의 이부요금이 선호되고 있다.

OECD의 200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감당 가능성 문제를 다루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체증요금제를 시행중인 많은 나라에서 물에 대한 최소한의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차상위 계층에는 매우 낮은 가격에 물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물 수요에 대한 소득탄력성은 낮아서 빈곤층이 부자보다 꼭 물을 적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 요금제가 그 목적을 잘 달성하도록 하려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각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사례를 들자면, 벨기에의 브뤼셀 및 플랑드르 지역과 룩셈부르크,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일부 지자체는 요금 구조에 가계 규모를 반영하여 대가족이 불리함을 받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벨기에의 왈롱 지역은 종량요금제로 운영하면서 요금수준을 충분히 높게 설정하고, 그 수입의 일부는 요금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가정 지원에 사용하는 요금체계를 도입했다.

 

전국 평균 상수도 요금은 610.2원(이하 2010년 기준), 하수도 요금은 283.6원으로 다른 OECD 국가에 비하여 상당히 낮다. 2007∼2008년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상수도 요금은 한국보다 2.4배, 영국과 프랑스는 한국보다 약 5배 비싸다.

그러나 이 자료는 단순한 비교 차원이며, OECD는 물 가격 수준을 국가간에 비교하여 성급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역 단위에서 결정되는 가격수준을 평균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왜곡이 될 수 있으며, 국가 간 그리고 국가 내에서도 가격은 가용자연자원의 질이나 기타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격의 차이를 곧바로 비용회수 수준이 낮다거나 사업의 효율성이 낮다는 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상하수도 요금의 현실화율은 상수도 78.5%(생산원가 777.2원/㎥), 하수도 38.1%(생산원가 744.4원/㎥) 수준이다. 원가 이하의 낮은 수도요금으로 인한 적자는 일반회계 등 타 회계 전입으로 충당되며, 이는 결국 OECD가 철폐를 강조해 온 ‘환경유해보조금’에 해당한다.

OECD의 보고서 『Managing Water for All: An OECD Perspective on Pricing and Finnacing』(2009년) 54페이지에 따르면, 상하수도 서비스를 위한 재원 중 요금의 비중이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등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수도요금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상승 중이지만 원가가 함께 상승해 현실화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03년 89.3%를 정점으로 대체로 낮아지고 있으며, 하수도요금 현실화율은 62.5%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자체간 수도요금 편차도 심하다. 서울(514.2원)·대전(477원) 등 규모가 큰 대도시는 요금이 싸지만, 전남(평균 760원)·경남(평균 732원) 농어촌 지역은 요금이 비싸다. 요금 차이는 원인은 △자체 취수원 유무 △취수원과 물 공급지역과의 거리 △수돗물 생산시설 규모 △정수처리비용 △경영능력 등이다.

현재 상하수도 서비스의 외부효과(경제적·환경적), 기회비용 등이 수도요금 원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OECD는 취수부담금, 오염부담금, 자원비용(기회비용) 등도 원가에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국내 물이용부담금은 취수자가 아닌 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부과하지만 성격상 취수부담금과 유사하고, 그 일부가 상류지역 주민지원사업비로도 쓰이기 때문에 경제적 외부효과의 일부는 물 값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도사업자(시·군) 162개 중 49개, 공공하수도관리청(시·군) 153개 중 71개가 비공기업으로 운영 중이다. 이렇게 비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수도사업자의 경우 발표되는 총괄원가의 신뢰성이 낮으며, 일부 지자체는 총괄원가를 산정하지 않고 요금을 결정한다.

정수장, 취수장, 관로 등의 자산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요금 기저를 알 수 없고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 투자보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음을 감안하면 현재 생산원가조차도 과소 계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전문가에 의해 재계산 시, 실제 원가가 공식 발표되는 것보다 5배 이상 높은 지자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과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고 수도요금을 비교해도 우리 수도요금은 상당히 싼 편이다. 낮은 수도요금은 물의 과소비를 유도해 지역적인 물 부족을 초래하고, 신규 수도시설 건설시기를 앞당기며, 하수량을 늘려 더 많은 하수처리 비용을 초래한다. 즉, 소비자는 낮은 수도요금을 지불하지만 결국 그것이 초래하는 추가비용을 나중에 부담하게 되는 꼴이다.

 

 

2010년 현재, 전체 상수도 사업 부채액은 약 1조19억 원이며, 하수도 사업 부채액은 1조5천771억 원에 달한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수도사업자는 노후시설 개량과 수질관리 강화를 위한 신규 시설 도입 및 낙후지역 신규 시설 투자를 적시에 수행하기 힘들어 운영비나 자본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되고, 다시 총괄원가가 높아진다.

높은 생산원가를 요금에 반영할 수 없게 되니 요금 현실화율이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지자체는 누수율이 50%에 육박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일례로, 2008년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강원도 태백시의 경우, 요금 현실화율 48.4%(가정용), 누수율 46%(2008년 기준)로 정수장에서 생산된 물의 절반 가까이가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버려지는 비효율성이 두드러졌다. OECD 국가인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누수율이 7%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수도요금이 물산업 육성에 장애가 되고 있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유력한 대체수자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코자 하는 하수처리수 재이용 산업, 해수담수화 사업 등도 현재와 같은 낮은 수도요금체제 하에서는 해외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또한, 해외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상하수도 사업 분야 민간부문 참여는 낮은 수도요금 하에서는 한계가 있다.

 

 

수도요금 계산 시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총비용을 회수해 적용하여 수도서비스 제공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원가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현행 수도요금은 운영 및 유지비용과 자본비용까지만 포함하나, 장기적으로 경제적 및 환경적 외부효과, 기회비용 등까지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환경비용(댐 건설에 따른 생태계 파괴, 기상변화 등) △자원비용(한정된 공유자원의 경쟁적 이용에 따른 기회비용) △취수부담금(현행 물이용부담금과 통합하는 방안 검토 가능) △오염부담금(벨기에 일부지역,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하수도 요금 고지서에 명시적으로 포함)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총비용 회수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하는 나라는 OECD에서도 많지 않기에, 우리도 제반여건을 감안하여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가 2008년부터 수도서비스 제공으로 인한 외부효과와 환경비용을 반영시키기 위하여 7개의 세금을 새로 도입했으며, 이는 전국 7개의 Water Agency에서 부과하고 있다. 덴마크 역시 총 경제적·환경적 비용을 수도요금을 통해 상당 부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OECD 『환경성과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정용, 공업용 용수 사용자에 대하여 취수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수자원의 희소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 1992년부터 덴마크 상하수도 가격은 경제적 비용과 환경적 비용 모두를 회수하도록 총비용 회수 원칙에 근거하여 왔다. 도시의 모든 물 사용자가 집계되며 물 가격은 소비되는 양에 따라 누진제 없이 균일하게 부과된다.
* 물값 구성 : 상수도 22%, 하수도 48%, 세금 30%

■ 물 가격은 1993부터 2004년까지 실질 가치 기준으로 54% 상승했으며 현재 OECD에서 가격이 가장 높다. 가격 상승으로 도시 물 수요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 물 가격은 사용량에 의존하므로 기타 사회적 요금은 없으며, 물서비스에 대한 지불가능성 문제는 다른 사회정책을 통한 수입보조에의하여 해결한다.

 

OECD에 따르면 그간의 경험상 낮은 물값은 빈곤층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이는 재원의 부족으로 노후시설 교체, 낙후 지역 신규 설치 등에 제대로 투자가 안될 경우 저소득층이 가장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도 서비스의 지속성 확보 및 소비자의 효율적 물 사용 유도를 위하여 수도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국고 보조금 지원 연계 등 지자체의 요금현실화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OECD는 가계 가처분 소득에서 수도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한 후, 수도요금이 OECD 국가 대부분의 가계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수도요금이 가계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하 수준이었기에 수도요금 인상 여지가 크다.

 

 

이에 따라, OECD 선진국들도 요금을 통하여 모든 비용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프랑스는 「Water pays for water」 원칙을 채택하여 물 사용자 부문간 교차 보조는 허용하되, 정부예산에서 보조금은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핀란드는 2001년 상하수도법인 「Water Supply and Sewerage Act」가 장기적으로 요금을 통하여 총비용을 회수하도록 하고 있다. 또, 벨기에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음용수 서비스에 대해서는 총비용을 회수하고 있다.

국내 수도사업에 있어 요금현실화 달성이 중요한 당면 과제이기는 하나, 요금현실화에 대한 결정권은 지자체가 가지고 있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소비자들에게 요금현실화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수도요금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수돗물은 필수재로 수요자의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필수사용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에 네덜란드는 연대와 결속을 중요한 물관리 원칙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수돗물 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부담 능력의 고려는 수도요금 산정에서 총비용 회수와 함께 중요한 고려 대상 중의 하나이다.

다만, 빈곤층의 서비스 지불능력 보상을 위하여 지급되는 보조금은 흔히 대상이 잘 설정되지 않고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증거도 많다. 상하수도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빈곤층에 혜택을 주기보다는 물 서비스의 전체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수도요금 감면 요건은 「수도법」에서 정하고, 구체적인 집행은 지자체에서 하고 있기에, 감면제도가 당초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는지 정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물 서비스 파이낸싱에 획일적인 모델은 없지만 대체로 선진국들은 요금으로 충당하고, 후진국들은 외부보조금이나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원가보다 턱없이 낮은 수도요금으로 물 낭비, 수도사업 적자, 노후시설 보수 지연, 수질관리 위한 신규시설 도입 지연, 낙후지역 수도설치 지연 등 각종 부작용의 발생으로 선진국형이 되지 못한다.

OECD 선진국들도 수도 서비스 제공의 모든 비용을 완벽하게 요금으로 회수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황이다. 우리 역시 여건에 맞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총비용 회수, 형평성 제고, 효율성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