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8월 27일 (금)

 

지하터널 구간에서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지하유출수를 활용하는 역사 냉방시스템이 부산도시철도에 도입된다. 

 

부산교통공사(사장 안준태)는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전적으로 전기에 의존하는 냉동시스템에 비해 전기료가 대폭 절감되는 것은 물론 여름철 도시철도 역사의 쾌적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지난 8월25일 밝혔다. 

 

부산교통공사는 국비와 시비 1억5천만원을 투입해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에 지하유출수를 공급하는 수중펌프 2대와 배관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오는 11월 초까지 진행, 내년 여름부터 1호선 연산역 승강장과 환승통로에 냉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냉방시스템은 차가운 지하유출수로 도시철도 역사에 공급되는 공기의 온도를 낮춰 냉방효과를 얻는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부전역 기준으로 하절기 도시철도 승강장은 30℃를 오르내린다. 지하 공기질 개선을 위해 외부의 뜨거운 공기를 빨아들여 환기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반면 도시철도 지하터널의 지하유출수는 연중 18∼20℃의 온도를 나타내고 있어 이를 이용해 외부 공기를 식혀 역사에 공급함으로써 냉방효과를 얻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에서 지난 2008년 7월부터 2009년 2월말까지 진행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도시철도 역사의 급기 온도가 2℃ 내려가면 역사 온도는 1℃, 6℃ 내려가면 1.5∼2℃ 내려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이 냉방시스템을 지하유출수가 200톤 이상 흘러나오는 부산도시철도 15개 역사에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아 연차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연산역의 경우 환승역으로 혼잡도가 높고 유출수의 질과 양이 양호해 가장 먼저 설치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부터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에도 이 냉방시스템이 설치된다.

 

한편, 부산도시철도 지하터널 구간에서 하루 1만5천톤의 지하유출수가 나오고 있으며 이를 청소용수, 온천천 건천 방지용 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유출지하수의 29%가 활용되고 있으나 15개역에 유출지하수를 활용한 냉방설비가 완료되면 55%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안준태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유출수가 적은 비용으로 역사 냉방을 실현하기 위한 공사 직원들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소중한 자원으로 탈바꿈했다”며 “여름철 도시철도 역사의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