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년 동안 입찰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93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기계식 전력량계 구매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14개 전력량계 제조사와 2개 전력량계조합에게 향후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113억원을 부과했다고 8월 19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14곳 업체들은 LS산전과 대한전선, 피에스텍, 서창전기통신, 위지트, 두레콤, 남전사, 옴니시스템, 한산에이엠에스텍크, 파워플러스콤, 와이피피, 디엠파워, 동일계전, 위지트(구 위지트동도) 등이다.

 

또 2곳 전력량계조합은 한국제1전력량계사업협동조합과 한국제2전력량계사업협동조합이다.이 중 장기간 담합에 참여한 LS산전과 대한전선, 피에스텍, 서창전기통신, 위지트 5개사는 검찰에 고발됐다.

 

이들은 입찰과정에서 가격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사전에 물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는 검찰에 고발당한 5개 사가 서로 10%~30%의 물량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신규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기존 5개사들이 자신들의 물량을 일부 나눠주는 방식으로 담합을 유지했다.

 

업체들은 서로의 배신을 막기 위해 전자입찰 당일 청계산 백운호수 인근 식당 등에 모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 서로를 감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향후 정부의 지능형전력망 구축계획에 따라 실시예정인 대규모 전력량계 구매입찰에서의 담합을 예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