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내년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5배 이상 많은 1억 달러로 확대한다. 지분 투자를 늘리면 건설 ·플랜트기업은 투자부담이 줄어 해외 투자개발형사업 수주를 활성화할 수 있다.

 

9일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수출입은행 업무계획’을 연내 승인할 예정이다.

 

업무계획에 따르면 수은의 법인 앞 지분 출자 한도가 1억달러로 늘어난다. 이는 올해 한도(2000만달러) 대비 5배 늘어난 수치다. 건수로는 5~7개 해외 프로젝트가 수혜를 볼 수 있는 규모다.

 

수은은 지난해 12월 지분투자를 위해 수은법을 개정하고 투자업무 전담조직인 투자금융실을 신설했다.

이후 지난 10월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주도한 인도네시아 스망카(Semangka) 수력발전소 건설·운영사업에 715만달러의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지분투자 첫 포문을 연 것이다. 　수은은 이 사업에 대출과 보증을 합쳐 총 1억3290만달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을 지원했다.

 

이달 중에는 칠레 켈라(Kelar)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12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승인하기 위해 사업주인 남부발전·삼성물산과 협의중이다. 　

 

한국 기업 최초로 칠레에 민자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이번 사업은 안토파가스타주에 517MW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해 남동쪽으로 200km 떨어진 ‘BHP빌리턴’ 소유 구리 광산에 15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수은은 이 사업에 PF 방식으로 3억8000만달러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한편 수은은 해외 에너지·인프라 분야에 특화된 펀드를 조성해 내년부터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초 글로벌에너지인프라펀드 위탁운용사로 에너지인프라전문 운용사 ‘이큐파트너스’를 선정했다.

 

 이큐파트너스는 수은으로부터 300억원을 출자받고 기관투자자를 자금을 모집해 총 1500억원 규모 펀드를 설립할 예정이다. 수은법 개정으로 수은은 지분 투자와 동시에 펀드에 출자할 수 있는 비율이 기존 15%에서 25%로 완화됐다,

 

우리기업이 지분 참여하는 사업이나 국내로 자원을 도입하는 사업, 우리기업이 인프라 건설 또는 운영에 참여하는 사업이 펀드 투자 대상이다. 　수은이 직접 지분 투자나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를 하면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신뢰도가 높아져 다른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사업주 입장에선 투자위험이 경감되고, 투자금을 조기 회수해 다른 신규사업을 벌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수은 관계자는 “PF금융과 함께 지분투자나 펀드를 통해 프로젝트 전 단계에 걸쳐 종합금융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