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총인시설, 한국환경공단 등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관련 비리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만청에서 발주한 ‘부산항 신항 송도 준설토투기장 호안축조공사(턴키)’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공정 또 공정’을 외치고 있다.

4월 1일 국토해양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당 공사의 설계 심의위원들은 지난달말 현장답사와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의작업에 들어갔다. 심의위원들은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현장과 자료를 챙겼다는 후문이다.

행사를 진행한 국토부 관계자는 “항만공사다 보니 실적을 위해 무려 8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그만큼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대표사 기준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이다. 시공능력평가액 1~9위 가운데 한 곳만 제외하고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국토부가 공정성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장답사가 있던 바로 그 주에 한국환경공단의 턴키 비리가 사실로 들어났기 때문이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환경공단 설계분과 심의위원 23명을 포함해 총 45명이 입건됐다.

지난 3월 28일 발표한 심의위원 명단만 봐도 국토부가 어느 정도 공정성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전체 12명의 심의위원 가운데 국토부 인사가 7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LHㆍ도공ㆍ수공 등 국토부 산하 공기업 인사(각 1명씩)를 포함하면 무려 10명에 이른다. 나머지는 한국해양연구원(항만ㆍ해양 부문)과 대학교수(토질 및 기초)로 채워졌다. 통상 내외부 인사 비율이 절반 정도였던 것에 비해 이번엔 외부인사가 크게 준 셈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배점(40점)이 많은 항만ㆍ해양 부문 4명(국토부 3명) 중 애초 2명은 외부에서 선임하려고 했으나 개인적인 이유로 고사했다. 그 중 한 분은 입찰참가업체의 용역을 진행한 바가 있어 스스로 거부했다. 중앙설계분과위원회 소속 위원 중 항만ㆍ해양 부문은 총 7명이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턴키공사의 설계심의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공정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공정성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참여업체들이 많은데다 좋지 않은 뉴스까지 터져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턴키의 공정성은 장관이 직접 챙기는 만큼 참여업체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심의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공사의 턴키심의 결과는 오는 4월 23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