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미래의 성장동력을 해외사업에서 찾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송배전 손실률(3.57%)을 비롯한 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진출 전략으로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최적화된 금융기법을 활용한 자금 조달 능력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들어 도미니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베트남, 요르단 등에서 잇따라 해외사업을 수주했다. 한전은 지난 14일 도미니카공화국의 전력청과 470만달러 규모의 2차 배전망 개선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5월부터 2년간 현지 3개 배전회사의 낡은 배전선로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1차 개선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최초의 해외 배전망 개선 사업인 이 프로젝트는 설계ㆍ자재구매ㆍ시공 전 과정을 한전이 총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전은 6월 나이지리아 엑빈(Egbin) 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O&M)사업을 5년간 수행하는 3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한전이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발전소 운전 및 기술용역 사업을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한전 최초의 중동 진출 사업으로 2011년 1월부터 운영 중인 요르단 알카트라나 발전소 설비를

 

엑빈발전소(용량 1320㎿)는 나이지리아 경제수도 라고스 동쪽 60㎞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천연가스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해 나이지리아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하는 서부 아프리카 최대 규모 발전소다.

3월에는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대형 석탄 화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사업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한전이 따낸 응이손-2 발전소는 용량이 1200㎿로, 그동안 해외에서 수주한 발전소 중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4기ㆍ총 5600㎿)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필리핀에 주력하던 동남아시아 전력 시장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의미도 있다. 한전과 일본 마루베니상사가 지분을 50%씩 나눠 갖는 이 발전소는 201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여기서 생산한 전력은 베트남 정부가 25년간 전량 사들이기로 해 앞으로 18조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한전은 내다봤다.

한전은 지난 1월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 건설과 운영 사업을 수주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약 150㎞ 떨어진 푸제이즈에 90㎿급 풍력발전소를 건설해 20년간 운영하는 BOO(BuildㆍOwnㆍOperate) 방식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약 1억8700만달러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운영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2년 말 현재 해외사업 누적 매출은 9조8000억원에 달한다.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30% 수준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원전의 경우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베트남, 남아공, 사우디 등 3개 원전 사업에 집중한다. 화력발전은 수주 용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