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에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관계강화에 나섰다. 아프리카에 굳건한 아성을 쌓은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지난 6월1일 요코하마(橫浜)에서 아프리카 정상 약 50명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열린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 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향후 5년간 약 1조4000억엔(15조8000억원) 상당의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민관 합계 3조2000억엔(36조원) 규모의 아프리카 지원 방안을 밝혔다.

지원 대상은 사회간접자본(인프라) 정비, 인재육성, 보건, 농업 등이며, 특히 인프라 정비의 경우 아프리카 내륙과 해안을 잇는 도로와 송전망 정비 등을 지원키로 했다.

또 ‘아베 이니셔티브’란 이름으로 향후 5년간 아프리카인 3만명이 일본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요미우리신문 보도)도 거론되고 있다.

아베 정권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자원확보와 기업진출 등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독보적인 세력을 구축해온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아프리카에 750억달러(약 85조원)의 개발자금을 제공했지만 ‘자원을 쓸어가고 중국산 공산품을 파는 식민지무역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피로증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이 틈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원약속에 아프리카연합 순회의장인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는 “일본은 아프리카의 고난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를 기울인 선구자”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일본의 아프리카 진출이 중국에 10년 이상 뒤진 데다, 아프리카 정상 일부는 3일 회의가 끝난 뒤 귀국길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양다리’ 외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