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는 러시아의 기술로 구축될 40억 달러(약 4조 3천억원) 규모의 2기 원자로 건설에 착수하였다. 방글라데시의 세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총리는 10월 2일 방글라데시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루프르(Rooppur) 원전 부지에서 국내 첫 상업용 원전의 착공식을 가졌다.

각 원자로 설비용량이 1,000MWe급이고, 2기로 구성된 이 원전의 첫 가동은 2018년에 개시할 계획이다. 방글라데시는 2011년 이 원전 건설 프로젝트 비용의 90%를 러시아로부터 저금리 차관으로 도입하기로 러시아 당국과 합의·서명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는 주로 국내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노후 화력발전소를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었고, 가스매장량은 급감 추세를 보이자 결국 원전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1,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방글라데시는 전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며, 현재 약 2,000MW의 발전 설비용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시아개발은행(The Asian Development Bank)이 10월 2일 내놓은 연차 경제 전망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인프라 및 전력 부족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재앙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어 왔다. 하시나 총리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원전 건설 및 운영에 있어 최우선 과제는 단연코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

 

하시나 총리는 건설 중인 이 원전이 지진과 쓰나미를 포함하는 어떤 자연 재해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건설될 것이라고 말하고, 또한 이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반영하여 새로운 안전성 기준을 적용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침을 따라 건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루프르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를 가져갈 것이며, 동 원전의 가동과 관련하여 방글라데시 인력을 교육·훈련시킬 예정이다. 러시아와 방글라데시는 1971년 방글라데시-파키스탄의 분쟁 시 러시아가 방글라데시를 지지한 이래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7년 방글라데시에 대해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한 바 있고, 이 원전은 2022년에 완공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가 러시아의 원전을 도입하게 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원전 수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한 성과이며, 현재 이란과 터키에 원전을 건설 중인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은 방글라데시의 원전 시장에도 진출하며 세계 원전 시장에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방글라데시 바브나(Pabna)성의 루프르 원전 부지는 수도인 다카로부터 북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원전의 설계 수명은 60년이며, 추가로 20년 수명연장 옵션이 추가되어 있다.

방글라데시는 원전 건설과 관련하여 러시아와 2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2012년 2월 17일 러시아 원전 규제기관 로스테크나드조르(Rostechnadzor)와 방글라데시의 과학기술부 장관이 기술협력 및 원전 기반조성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고, 2011년 11월 협정에 따라 방글라데시 원자력 위원회의 계약자로 아톰스트로이엑스포르트(Atomstroyexport)가 선정된 바 있다.

 

러시아와 방글라데시의 원전 건설 협약에 따라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공사인 로사톰은 원전의 건설, 운영 및 핵연료를 공급하고, 루프르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연료는 러시아로 가져가 그곳에서 처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