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689억원을 들인 대구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준공 3개월이 지났으나 정상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분해에 투입되는 미생물의 활성화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하루 처리량이 당초 계획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 7월 준공허가를 받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서구 상리동)은 대구 공동주택·소형식당 등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폐수와 찌꺼기 등으로 구분해 처리하는 곳이다. 계획 처리량은 1일 300t이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의 1일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은 165~422t으로 들쭉날쭉했다. 

하루 평균 처리량은 263.2t이다. 

특히 이 기간에 평일인 49일 가운데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이 당초 기준치를 밑돈 날은 73%인 36일에 달했다. 

대구시 측은 "처리시설에 투입되는 미생물들의 활성화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게 정상처리를 저해하는 주된 원인"이라며 "여름철 무더위 등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은 원래 작년 12월 준공예정이었으나 시험가동 중 스테인리스 재질의 임시저류조에서 균열이 발생, 준공 시점이 7월로 늦춰졌다.

처리시설에서 소화하지 못한 음식물쓰레기는 북구 신천하수병합처리장에서 분산처리되고 있다. 

신천처리장의 경우 1일 처리용량이 200t이지만 지난 2개월(49일) 간 기준치를 웃도는 날이 총 37일(75%)을 기록할 정도로 과부하 상태에 놓였다.

또 시설가동 시간이 정상(1일 8시간) 범위를 넘기는 일이 잦아지면서 인력 및 전력 투입 등에 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대구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하루 평균 600여t으로 이중 500t을 상리동·신천 공공처리시설 2곳에서, 나머지 100t을 대구·경북 민간시설 7곳에서 각각 처리하고 있다. 

신천사업소 관계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처리시설에도 부하가 걸려 잦은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진삼 대구시 자원순환과 재활용계장은 "상리동 처리시설이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온이 점차 내려가면 미생물 활성화 여건이 좋아져 정상작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올해부터 시행된 음식물쓰레기 폐수 해양투기 전면금지에 대비해 음식물쓰레기 공공처리 시설을 확충, 이곳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2009년부터 서구 상리동 일대 2만㎡ 터에 국·시비를 들여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