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재료과학기술연구소(EMPA; Eidgenossische Materialprufungs- und Forschungsanstalt)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서 메탄 합성반응(methanation)에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새로운 합성법 개발에 성공했다.

본 연구는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잉여 전력으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해서 바이오가스(biogas) 또는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제올라이트(zeolite)를 적용해서 메탄 합성수율을 최적화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성이 높지만, 연속성이 낮은 것이 큰 문제점 중 하나다. 모든 신재생에너지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은 연속성이 매우 낮다. 이는 자연 현상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밤이나 흐린 날씨에는 발전을 할 수 없다. 풍력발전도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다른 형태로 전환해서 저장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된 에너지 중에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남은 에너지는 어떤 형태로든 저장해서 에너지 생산을 할 수 없을 때 사용하기 위함이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거나 배터리에 저장하는 등의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소의 경우, 환경친화적이고 연료 전지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에너지로 다시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저장이 어렵고 위험성이 높다. 연구진은 이 수소를 온실가스와 반응시켜서 합성 천연가스(메탄)로 전환함으로써 저장성을 높임과 동시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이중 효과를 얻었다.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서 메탄을 합성하는 반응을 `사바티에 반응(Sabatier reaction)`이라고 한다. 이 반응의 특징은 메탄 생성과정에서 물이 부산물로 함께 생성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공정에 물을 잘 흡착하는 성질을 지닌 제올라이트를 적용해서 반응효율을 극대화하고 생성물의 품질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 방식은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얻은 수소와 바이오가스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메탄을 얻을 수 있다. 메탄은 수소에 비해 안전하고 장기 저장성이 우수하며 특별한 장치 없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사바티에 반응에서 주원료인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한 화합물이기 때문에 수소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려면 특별한 촉매가 필요하다. 보통 니켈을 촉매로 사용하는데, 기체 상태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촉매의 표면적이 높을수록 효과적이다.

 

결정성 알루미늄실리케이트(aluminosilicates)의 일종인 제올라이트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제올라이트는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표면적이 매우 커서 촉매활성이 높다. 제올라이트를 가열하면 흡수한 물을 다시 방출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질을 잘 이용하면 촉매 활성을 다시 재생 가능하다.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실험실 수준에서 기술의 개념적인 면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공업적 규모의 생산설비에 적용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긍정적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