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 자동차전시회에서 엿본 트렌드 ‘친환경, 경제성’

 

 

6월 초 중국 시안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전시회가 열렸다. 6월 5일부터 9일까지 시안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2회 시안자동차전시회’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 이후 실크로드국제박람회를 포함해 국가·성·시급 박람회가 모두 취소·연기되는 상황 속에서 이번 자동차전시회 개최는 산시성과 시안시가 자동차 산업의 부흥에 얼마나 주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시안시는 감염병 확산으로부터 안전하게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접촉 최소화’를 기본 방침으로 삼았다. 마스크 착용과 체온체크를 필수화했으며, 최초로 전자 티켓을 도입했다. 티켓 구매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티켓을 배부하고 자동검측기로 입장 인원을 통제하는 형태다.

 

중국 서북지역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답게 코로나19 사태에도 한국, 독일, 미국, 일본계 자동차 기업의 주요 모델들이 참가했다. 올해는 대다수 브랜드들이 배기가스 저감과 고연비에 집중한 모델을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과 경제성이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한국 브랜드 기아(KIA)를 비롯해 아우디, 캐딜락, 벤츠, 혼다, 마츠다, 볼보 등 해외합자브랜드와 BYD, Besturn 등 순수 중국 브랜드 등 총 56개 브랜드의 900여 대 차량이 전시됐다. 참관객은 5일간 총 37만 명이 방문했고, 1만4795대가 판매돼 거래액은 약 40억 위안에 달했다.

 

◇기아, SUV 시장 공략… 온오프라인 홍보 동시에 = 한국계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전시회에 참가한 기아는 즈파오(스포티지)와 이파오(스토닉), K3의 신모델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며 SUV 시장으로의 진출 의지를 보였다. 기아의 스테디셀러인 K3 2021년 모델의 경우 노옵션 기준 10만 위안(약 1711만 원) 수준으로 책정해 가격 측면에서도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현장 모델들을 동원한 온라인 방송을 통해 온·오프라인 홍보 효과를 동시에 누린 홍보전략 또한 눈여겨볼 만했다.

 

◇전기차 전성시대… BYD, 신차 ‘한’ 발표 = 진(秦), 당(唐), 송(宋) 등 중국 왕조의 이름을 따 모델명을 지어온 BYD의 첫 번째 EV 플래그십 세단 ‘한(漢)’의 등장은 단연 이번 전시회의 주요 관람 포인트였다. 한은 기존 내연기관차량의 파생모델로만 제작돼왔던 하이브리드·EV차량 형태에서 벗어나 최초 설계·제작 단계부터 EV엔진에 맞춰 제작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량 가격은 옵션별로 약 23만 위안(3천944만 원 정도)에서 28만 위안(4천800만 원 정도)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들 중 가장 비싼 4륜 고성능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약 3.9초 만에 100km/h까지 도달이 가능하고, 자체 제작한 76kWh 용량의 레이드 배터리를 차용했으며, 1회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가 550km에 달하는 등 기존 EV 차량 대비 준수한 성능을 보였다. 프리미엄 세단형태로 제작된 한의 신차발표회 현장에서는 테슬라 모델3에 대한 경쟁 심리가 비춰지기도 했다.

 

◇소비자 수요 반영한 Besturn의 T99pro도 인기 = BYD 외의 중국 국산 차량 Besturn의 T99pro도 주목을 받았다. T99pro는 최근 SUV 차량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 증대가 잘 반영된 차량으로, 지난해 대비 15.8% 성장한 중국 국산 차량 시장 내에서도 가장 환영받는 모델 중 하나다.

 

이밖에 혼다의 벨파이어와 RAV4, 도요타의 아발론과 IZOA, 마쓰다의 CX-30, 지리 MPV 콘셉트카 등이 전시됐다. 대다수 차종이 EV 또는 하이브리드류의 파생상품과 함께 전시돼 신에너지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주목도를 체감토록 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 부는 ‘친환경’ 바람 = 이번 전시회에서는 많은 업체가 ‘친환경’을 강조하고 나섰다. 순수 EV 차량이 이번 전시회에 다수 등장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 내에서 전기차가 가지는 무게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평가다. 또, 전시회에는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을 초청해 신에너지·신동력 분야 최신 연구 성과를 집중 조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시안 공신국 관계자는 KOTRA 시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1990년생의 차량 구매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바 ‘가성비’가 차량 구매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계 차량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기아차 체험객 수가 다른 자동차 브랜드보다 많은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자동차 판매량은 크게 떨어졌지만, 친환경 차량의 구매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품종 전환기의 일시적 침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들도 하나 둘 발표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에서 친환경 차량 제조법인에 한해 제조기업의 독자 설립을 허가하기도 한 만큼, 관련 제조기업 및 부품업체들이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 2020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