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녹색 투자자그룹, EU 텍소노미상 원자력 및 가스 포함을 강력 비판

원자력과 가스의 EU 녹색분류체계(taxonomy)상 녹색금융 대상 지정에 대해, 친환경 투자자그룹은 투자자 혼란 야기 및 텍소노미 도입 목적의 훼손 등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자산운용규모 약 50조 유로에 달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투자자 그룹(IIGCC)'은 텍소노미 규정상 가스를 녹색금융 대상 전환기 에너지원에 지정한 점을 강력 비판했다.

IIGCC는 가스가 녹색금융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기관투자자의 투자 방향에 혼란을 야기, 투자자의 친환경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유럽 친환경 투자 기관인 Eurosif는 원자력과 가스를 녹색금융 대상에 지정함으로써, 텍소노미 규정의 신뢰성 및 효용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친환경 투자 가이드라인 제공이라는 텍소노미 규정의 목적이 원자력과 가스의 녹색금융 대상 지정으로 훼손되고, 투자자들이 텍소노미 규정보다 탄소중립 달성에 보다 기여할 추가적인 투자 프레임을 찾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는 원자력과 가스의 녹색금융 대상 지정이 궁극적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불완전하지만 실질적인 해법이며, 원자력과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강화된 정보공개 의무를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는 투명하게 제공된 정보에 기초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U 집행위가 제시한 녹색금융 대상 원자력과 가스 프로젝트의 기준이 유럽투자은행(EIB)의 기준과도 달라, 투자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EIB는 자체 기후정책에 근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50g CO2e/kWh 이하인 가스설비에 자금을 지원하고, 배출량이 100g CO2e/kWh 이하인 경우 기후변화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집행위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EU 친환경 금융 프레임이 사실상 두 개로 나뉘게 되어, 탄소중립 경제전환을 위한 투자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 EIB 총재는 EIB 투자목표가 장기적 관점에 있음을 강조, EIB의 가스 관련 자체 투자기준을 유지하고, 이보다 낮은 텍소노미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집행위는 EIB와 EU 텍소노미 규정상 원자력과 가스의 녹색금융 대상 기준이 달라지는 점을 인정, 다만 EIB는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운영되며, 텍소노미 규정 도입으로 이 점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EU 집행위는 텍소노미 규정 목적으로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 방지를 주장하나, 가스와 원자력 녹색 지정에 따른 그린워싱 방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다.

집행위 법안은 가스 설비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270g CO2e/kWh 또는 20년간 평균 550kgCO2e/kW 이하인 경우 녹색금융 대상에 포함되나, 텍소노미 규정이 270g CO2e/kWh를 초과하는 가스설비는 기후변화 대응에 '상당한 위험'를 유발하는 것으로 간주, 텍소노미 규정과 이행법률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urosif 등 투자자그룹이 원자력과 가스를 중간단계인 황색(amber) 카테고리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의 입장을 반영, 법안에서 제외된다.

텍소노미 법안 자문그룹인 '지속가능한 금융 플랫폼(SFP)'도 원자력과 가스의 황색 카테고리 지정을 권고했으나, 집행위는 회원국간 협상 시간 부족을 이유로 제외됐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 KBA Europe 제공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 2022년 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