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폴란드, 친환경 수소산업이 현실로 다가온다

민∙관∙연구단체가 참여하는 수소 밸리 육성으로 수소 생태계 조성

수소 버스∙수소 철도 및 충전시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조티그룹(Azoty Group)라는 회사가 폴란드에 있다. 이 회사는 질소 및 복합비료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로 EU 내에서는 2위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이 질소비료를 생산하기 위해 폴란드 연간 가스 소비량의 약 15%인 23억 ㎥을 소비하며 이 부산물로 연간 42만8천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아조티그룹 외에도 폴란드 최대 석유화학 회사인 올렌(Orlen)도 정유 과정에서 부생수소를 19만 톤 생산하고 있다. 이런 대형 플랜트 산업에서 생산되는 개질수소와 부생수소는 약 130만 톤에 달하며 독일 250만 톤, 네덜란드 150만 톤에 이어 폴란드는 EU 수소 생산 국가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폴란드 산업에서 수소는 새로이 등장한 주제는 아니다. 다만 생산되고 있는 수소가 이산화탄소 발생을 동반하는 그레이수소이기 때문에 폴란드 정부는 그린수소 생산을 통한 에너지 산업의 탈탄소화와 수소 밸리 육성으로 수소 생태계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 이것은 폴란드 정부가 2021년 12월 개정 발표한 ‘폴란드 탄소 정책 2030’에 잘 담겨있다(정식 명칭: 2040년 전망을 포함한 2030년까지의 폴란드 수소 정책, Polska Strategia Wodorowa do roku 2030 z perspektywą do roku 2040). 이 정책은 6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폴란드 수소 전략 2030(2021년 12월 개정)

[자료: 폴란드 기후∙환경부]

이 중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된 것은 아래와 같다.

폴란드 수소 전략 2030 세부 목표

[자료: 폴란드 기후∙환경부]

친환경 수소 사업 지원

폴란드 수소 정책에는 2030년까지 총 110억 즈워티(약 3조3천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으며 이 중에서도 친환경 수소 생산에 90억 즈워티(약 2조7천억 원)가 배정돼 있다.

2030년까지 주요 수소 산업 투자액

(단위: zł 백만, US$ 백만)

 주: US$1.00=zł4.0719

[자료: 폴란드 기후∙환경부]

이 중 일부는 국가 연구개발 센터와 폴란드 환경보호수자원기금에서 지원되고 있으며 EU 수소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친환경 수소 산업 지원 사업

[자료: 폴란드 일간지 종합]

폴란드 수소밸리 현황

폴란드 수소밸리는 전체 밸류체인 즉, 생산·운송·저장·지역 등 수소경제 창출을 목표로 하는 정치∙사회∙경제적 공동체이다. 이 수소밸리에는 기술 선도 기업들이 입주해 지역이 당면한 탄소 중립 산업으로의 전환을 주도하며 이를 연구 기관과 공공기관이 지원한다. 또한 이 수소밸리는 EU 택소노미 및 유럽 그린 딜 제도에 부합하는 민간투자 유치의 중요한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는 폴란드 수소 전략 2030에서 설정한 5개의 수소밸리 조성 목표보다 상회해 현재 8개의 수소밸리가 지역별로 형성돼 있다.

폴란드 지역별 수소밸리 현황

 

[자료: www.arp.pl]

수소밸리∙지역별로 설득력 있는 특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 클러스트가 조성돼 있는 포드카르파츠키에 수소밸리의 경우 항공수소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폴란드 국내 가스채굴지인 이곳은 수소 운송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발틱해를 접하고 있는 자호드니오포모르스키에 수소밸리는 저탄소 하천 및 해상운송과 offshore 사업을, 그단스크 항구가 있는 포모르스키에 수소 밸리는 항만의 탈탄소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클러스터는 마조비에츠키에 클러스터로 이곳은 폴란드 최대 기업인 석유화학회사 올렌(Orlen)의 소재지이다. 올렌은 프랑스 기업 알스톰과 2024년까지 지역 철도 노선에 수소 전동차 생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폴란드 핵심 가스 운송망을 관리하는 기업인 가스시스템社의 경우 수소 운송망을 연구한다. 한편 스타트업 기업인 암페어라이프(Ampere Life)는 주행거리 800~1,000㎞의 SUV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 시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폴란드 수소 산업의 밝은 전망은 주 정부 단위의 대규모 수소밸리 외에 지방의 군(郡, gmina) 단위에서도 필요에 따라 소규모 수소밸리 조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6월에는 우즈남스코-볼린스카 수소밸리(Uznamsko-Wolińska Dolina Wodorowa) 설립에 관한 의향서가 체결됐다. 발틱해의 시비노우이시치에(Świnoujście) 항구 연안에 위치한 이 지역의 프로젝트는 친환경 수소 선박과 선박용 수소 충전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 기업들의 친환경 수소 사업

앞서 언급한 폴란드 최대 기업인 올렌은 친환경 수소개발 사업비로 약 74억 즈워티(약 2조2200억 원)을 책정했다. 올렌의 수소 전략은 모빌리티, 정유, 석유화학 R&D, 에너지 분야에 집중될 것이다. 올렌은 10년 내로 재생에너지와 폐기물 처리를 통해 약 0.5GW의 신규 수소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폴란드와 체코에 10개의 수소 허브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올렌은 2021년 트제비니아 (Trzebinia) 지역에 첫 수소(그레이수소) 허브 건설을 시작했으며, 브워츠와벡(Włocławek)에서는 2023년도 하반기부터 그린수소가 생산되며, 2025년에는 프워츠크(Płock) 에서 수소 생산 허브가 가동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사업 파트너로 우리에게 익숙한 제팍(ZE PAK)은 기존 석탄 화력 발전 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 기업은 폴란드 최초의 그린수소 생산 설비를 코닌시에 건설하고 있다. 코닌발전소에 건설 중인 이 수전해 설비는 100%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며, 이 사업에는 450만 유로의 EU 기금을 지원받았다. 또한 코닌시 교통관리공단은 수소 버스 생산 기업인 우르비노(Urbino) 에서 수소 버스를 임대해 운행하고 있는데, 제팍은 공공입찰을 통해 총 155만 즈워티(약 4억6500만 원) 규모의 수소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비드고슈츠(Bydgoszcz)에 소재한 전동차량 생산 기업 페사(PESA)는 2023년 6월 폴란드 최초의 수소 기관차를 설계∙제작해 폴란드 철도교통청(Urząd Transportu Kolejowego)에서 운행 승인을 받았다. 컨셉과 디자인은 페사가 직접 담당했으며, 이 외에는 국내외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제작됐다. 기관차에는 총출력 170㎾의 수소전지 2개가 장착돼 기관차 4개의 모터에 동력을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이 수소 기관차는 최대 시속 90㎞를 낼 수 있으며, 장착된 총 175㎏ 용량의 수소 탱크로 한번 급유 시 하루 동안 단선 운행할 수 있다.

시사점

EU는 탄소중립 산업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다양한 에너지원이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 수소는 EU가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EU는 향후 10년 내에 1000만 톤을 생산하고 총 2000만 톤을 역내 조달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EU 내에서는 여러 수소 이니셔티브가 제안되고 있으며, 지원금을 통해 친환경 수소 연구·생산·활용에 이르는 그린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폴란드는 EU의 다년간지출예산(MFF)의 최대 수혜국으로서 EU 기금과 국내 기금을 바탕으로 민간 수소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소밸리의 육성은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할 만큼 산업계는 빠르게 그린수소 정책을 수용해 혁신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별 특성에 맞춘 특화 사업은 지역 사회의 순환경제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공공 운송 분야에서 수소 버스, 수소 전동차량, 수소 충전 설비 등의 빠른 확충이 예상되고 있으며, 친환경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설비 분야도 매우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폴란드 국립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KOTRA 바르샤바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폴란드에서 그린수소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에서 나오는 잉여전력으로만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부족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 생산을 위한 전용 offshore 풍력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풍력 발전과 관련된 기자재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니 우리 기업들의 폴란드 풍력 발전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폴란드 기후∙환경부, 유럽 집행위원회, 폴란드 산업개발공사, 일간지 Rzeczpospolita, www. wysokienapiecie.pl, www. cire.pl, www.eagleburgmann.com (썸네일) 및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자료 종합

[출처 = KOTRA GlobalWindow(http://news.kotra.or.kr) / 2023년 7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