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 지속 가능한 반도체, 온실가스 줄이고 수자원 지킨다

 

마이크론 대만 사업장 [사진제공 = 마이크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권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이 ‘지속가능한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수자원 재이용률도 높이기로 했다. 

마이크론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50년 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화(0)’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먼저 2030년까지 2020년과 견줘 온실가스의 직접배출량(Scope1)을 42%까지 줄이기로 했다. 또 2018년과 비교해 제품 생산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75% 이상으로 낮춘다.

반도체 제조는 클린룸(청정실) 유지와 특수 장비를 돌리는 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반도체 청결도와 품질 유지를 위해 많은 용수가 투입된다.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화학적 가스 대부분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일으킨다. 반도체 생산량과 생산능력이 확대될수록 이러한 환경에 미치는 여파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마이크론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먼저 반도체 생산 장비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에 투자를 확대했다. 또 식각과 세정 공정에 쓰이는 화학 물질에 대해서는 협력사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욱 적은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러한 가스를 완전히 저감하기 어려운 공정에서는 전용 정화 기술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열매체유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제품으로 전환했다.

이어 간접배출량(Scope2)은 공장 시설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지능형공장 기술을 활용한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지난해에는 2018년과 견줘 생산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52%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생산량 확대와 신규 공장 가동에 따라 직접배출량 자체는 2020년 대비 1%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한다. 후공정 공장이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전면 도입을 완료했다. 오는 2025년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재생에너지 조달을 위해 정부와 협의를 모색하는 단계다. 싱가포르와 대만, 일본 등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에서도 구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자체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자원 보존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지난해에는 전체 용수 65%를 재사용과 재이용으로 조달했다. 마이크론은 해당 비율을 오는 2030년 10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사실상 사용하는 모든 수자원을 재사용이나 재활용을 통해 공급받겠다는 뜻이다.

물은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반도체원판(웨이퍼) 세정에 주로 쓰인다. 근처 수원지에서 끌어온 물과 마이크론이 자체 설비로 재활용한 물을 섞어서 사용한다. 공정에 투입하는 물은 별도 여과기를 거쳐 회수된다. 불순물을 제거하는 절차 이후에 보일러나 냉각, 오염 저감 장비 등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한다. 폐수는 별도 수처리를 통해 배출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제품 제조는 자원과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사업이며, 효율적인 생산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관리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마이크론은 에너지절약과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