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9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한·북아프리카 물관리 포럼’에서 모하메드 엘 알피(Mohamed El Alfy) 이집트 주택부 차관보가 자국의 상·하수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이집트는 북부의 지중해 연안과 나일강 계곡을 제외한 전국이 사막기후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내륙으로 갈수록 건조해지고 기온이 상승하며 서부나 남부지방의 일부는 수년간 비가 오지 않은 지역도 있다.

이집트는 연평균 강수량이 100㎜ 이상이 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으며 나일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하수의 경우 수량은 풍부하나 식수보다는 주로 공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델타지역 및 나일강유역은 용수공급에 어려움이 없으나 사막지역은 일부 오아시스지대를 제외하고는 수원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현재 이집트 전체 인구의 약 90%가 나일강 유역과 델타지역에 인접한 곳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국토면적의 약 5%에 불과해 인구집중 현상은 점차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집트의 1인당 물 이용 가능량은 연 860㎥로 물 부족 국가의 판단기준인 연 1천㎥보다 낮은 실정이며 오는 2017년에는 1인당 물 이용 가능량이 650㎥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세계은행(IBRD)은 이집트가 물부족국가(water stress)에서 점차 물기근(wster scarcity)국가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집트에서 상하수도 분야는 중요한 공공사업 영역의 하나로 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집트는 연간 2%의 인구증가율에 따라 신도시 및 기존 도시내 물 수요가 크게 늘어났으며, 증가하는 인구로 인해 농경지가 확대되고 관개용수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또, 카이로 등 대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중소 도시에서의 물 부족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상하수도 관련 주무기관인 이집트 주택부는 부족한 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자원 공급체계 개선을 추진해왔다. 우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담수화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보다 획기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현대식 시설과 기술도입이 최우선 과제로 부각됐다.

지난 20년간, 이집트 정부가 급수서비스 개선에 노력한 결과 상수도 보급률은 지난 1980년대 80%에서 현재는 99%에 육박하고 있으며 단수와 저압 등 불규칙한 급수 현상도 개선되고 있다.

현재 이집트의 상수서비스 현황을 살펴보면 98.68%의 인구가 24시간 혜택을 받고 있으며 0.22%는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인구는 공공수도나 지하수 등 다른 수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집트 정부는 위생적인 상수능력 확충을 위해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지난 2002년∼2003년 기간동안 상수보급량은 1천138만㎥/일에서 2006년∼2007년에는 1천805만㎥/일로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하수시설도 처리량 기준 2002년∼2003년에는 900만㎥/일에서 2006년∼2007년에는 1천494만㎥/일로 개선됐다. 그러나 하수처리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009년 기준 카이로에서만 80만㎥/일 규모의 하수가 처리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류됐다. 

상하수분야의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이집트는 2005∼2006 회계연도에 약 5억6천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2006년∼2007년에는 10억9천만 달러, 2007년∼2008년에는 24억1천만 달러, 2008년∼2009년에는 29억1천만 달러를 투입해 관련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다 2009∼2010 회계연도에는 24억8천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향후 상하수도분야 5개년 투자계획에 따라 2012년∼2017년에는 59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 상하수도 분야 투자현황(단위 : 10억 달러)

이집트 정부는 안정적인 물 공급체계 마련이 국가 성장의 필수요건임을 인식하고 지난 2006년 종합적인 수자원관리계획을 마련해 인프라 구축과 체계적인 급수 관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수자원 확보를 위한 전국적인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자 재원을 배정했으며 도시지역의 물 공급권을 확대하고 나일강 유역에서의 현대식 관개시스템 도입 사업이 추진됐다.

현재 아스완하이댐(Assuan High Dam)의 용수가 관개사업에 이용되고 있으며 시나이반도(Sinai peninsula) 지역까지 나일강의 물을 공급하려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지하수 개발과 관개용수의 재활용관련 정책방안도 모색 중이다. 지난 2006년까지 이집트 정부는 연간 약 1억 달러를 1천600개의 펌프시설과 관개시설 개선사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 약 5%의 노후시설은 매년 교체되고 있다.

제도적인 면에서도 수자원관리를 위한 개선이 다양하게 이뤄졌다. 「환경보호법」 4조에 의해 이집트 환경기구(Egyptian Environmental Affairs Agency (EEAA))가 발족돼 국내외적으로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 기구는 수자원 관리뿐만이 아니라 환경부문에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오는 2012년까지 전기 공급규모를 7천800㎿로 확대하려는 5개년 개발계획(2007∼2012년)에 따라 5개의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15억 달러의 예산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사막 한 가운데 인공 협곡을 조성해 나일강의 물을 공급하는 ‘Toshka Project’와 South Egypt, North Sinai, The High Dam, West Delta Irrigation 등 관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됨에 따라 핵심장비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수도용 펌프는 주로 카이로 및 알렉산드리아 상수도 지방공사에서 발주하고 있으며 관개용 펌프는 이집트 수자원부에서 연중 수시로 발주하고 있다. 연간 발주규모는 1천만 달러에 달한다.

폐수처리 플랜트는 화학 및 염색공장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소형 담수화 플랜트는 리조트 개발업체에서 수시로 발주되고 있다. 폐수처리 플랜트의 경우 신 「환경법」 도입으로 모든 유독물질 배출공장들은 폐수처리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함에 따라 100만 달러 규모의 중소형 폐수처리 플랜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홍해 연안을 따라 속속 개발되고 있는 리조트 지역에서는 해수를 일반용수로 전환하는 중소형 담수화 플랜트(대당 20만∼50만 달러)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상하수도 분야 향후 투자 계획(단위 : 10억 달러)

이집트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구축에 있어 민간부문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합동투자(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법안이 최초로 국회의 승인을 받은 만큼 이집트 정부는 향후 한국 기업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이집트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현지 로컬 펀딩에 의존하기보다는 세계은행 등 국제개발은행의 차관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최근 이집트 로컬 은행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얼마전, National Bank of Egypt, Banque Misr 등을 중심으로 이집트 4개의 상업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10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집트 정부는 민·관 합동투자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수처리사업 분야의 발주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집트 투자부를 포함한 정부는 민·관 합동투자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수처리장 프로젝트를 발주해 공공 서비스 분야의 개선을 시도할 예정이며, World Bank 그룹의 국제금융공사(IFC)는 이집트 하수처리 프로젝트를 PPP방식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컨설팅을 맡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PPP방식과 더불어 이집트 정부는 이미 델타 지역의 수처리 프로젝트를 유럽투자은행(EIB)의 펀딩 개런티(funding guarantee)를 통해 추진 중에 있으며, 카이로 하수처리 플랜트는 아프리카 개발은행의 투자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집트 정부는 나일강을 활용한 수자원 개발을 국가 우선 순위정책으로 두고 있어 수자원 개발 및 오·폐수 처리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World Bank, EIB 등을 통한 공해 방지시설 처리에 소요되는 자금지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므로 공해 방지시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이집트 정부는 민·관 합동투자를 통해 상하수도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수처리 사업 분야의 발주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