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6월호 특집 기사]

 

 

하수처리시설에 SMART 운영기술 도입 필요하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은 지난 1976년 처음 도입된 이래, 현재 전국 400여 개소에서 하루평균 2천475만㎥을 처리하고 있으며, 하수도 보급률은 89.4%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하수처리 시설들이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1980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설치돼,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최근에는 방류수 법정 수질기준 강화 등으로 시설 개량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수질원격감시체계(TMS) 구축 및 하수처리시설의 통합 운영관리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유입수질 변동에 따라 기존 하수처리시설에 실시간 진단·제어 운영기법을 적용하는 방법이 효율적·경제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질 고려한 제어기술 개발 등 ‘스마트’ 관리 필요
배출허용기준 강화·운전비용 증가로 자동 제어 필요성 제기
EU국가들, 하수처리 전공정에 통합 제어·진단 기술 도입 운영

▲ 김 창 원 교수 부산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하수처리장에 자동제어 기법을 적용한 것은 1980년대 초반 북유럽에서 시작됐으며 지난 1990년대 생물학적 인 제거를 포함하는 범위로까지 확대됐다. 또한 특정 제어 변수 값을 원하는 값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지 제어의 수준을 넘어서 유출 수질에 대한 제어를 목적으로 하는 품질 제어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배출허용기준의 강화와 약품비, 인건비 등 운전비용의 증가로 인해 자동 제어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실시간 제어 진단 기술은 오늘날 상하수도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꼽을 수 있다.

 

이 중 제어 기술은 어떤 대상물을 목적이나 용도에 맞도록 일정한 방법에 따라 통제하고 조정하는 것을 뜻하며, 시스템 제어계의 상태를 흐트려 놓는 외적 작용인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공정 운영 및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 제어는 화학 플랜트·철강 플랜트·전력 시스템 등 생산 공정을 대상으로 하며, 온도·압력·유량 등을 일정하게 하는 간단한 제어 시스템에서부터 단순 시스템들을 통합하는 대규모 제어 시스템까지 다양하다.

 

제어 기술은 제어하고자 하는 변수가 하나인 단변량 제어에서 변수가 여러 개인 다변량 제어, 그리고 제어변수·설정치 값을 변경해 제어하는 관리자 제어 시스템 순으로 발전해왔다.

 

우선, 호기조의 용존산소량(DO) 농도 제어를 예로 들어 단변량 제어를 설명하면, 호기조 내 DO를 제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 및 장치로는 PID(Proportinal Integral Differential) 제어 기기, DO 센서 등이 있다.

 

PID 제어기는 피드백(feedback) 제어기의 일종으로 제어하고자 하는 대상의 계측 값을 측정해 이를 원하는 설정 값(set value)과 비교, 그 오차를 계산하고 이 오차 값을 이용해 제어에 필요한 제어 값을 도출해 낸다.

 

일반적으로 폭기조에서의 공기 주입량은 일정하기 때문에 유입하수의 부하율에 따라 호기조 내 DO가 변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처리 효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하율에 맞춰 호기의 DO를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안정적인 운전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호기조 내 DO 값을 측정하고 설정하고자 하는 설정치, 보통 0.5∼1ppm 정도로, 이 두 값을 비교해 차이가 나면 제어 값을 도출해 이를 송풍기 운영에 반영한다.

 

제어기는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것으로 계산을 통해 공기량이 부족하면 공기 주입량을 늘리도록 송풍기에 명령을 내린다. 또 반대로 DO 값이 높으면 공급량을 줄이도록 조정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호기조의 DO 비율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DO만을 조절할 때 이것을 단변량 제어라고 한다.

 

덴마크 올보르그(Aalborg) 외 7개의 하수처리 플랜트(WWTP)의 경우 호기조 내 DO 단변량 제어 기술을 도입해 폭기 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었다.

▲ 유럽에서는 하수처리 전공정에 통합 제어·진단 기술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하수처리수 배출허용기준의 강화와 약품비, 인건비 등 운전비용의 증가로 인해 자동 제어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스페인 사바델 하수처리장.

이와 같은 단변량 제어 기술을 확대 적용하면 DO 농도뿐만 아니라 암모니아(NH₄)와 질산염(NO₃) 등의 여러 변수도 제어가 가능하며 이것이 다변량 제어이다. 호기조 내 질산염 농도를 제어할 경우, 질산염의 농도를 측정한 다음 그 질산염 농도 값을 기준으로 해서 DO의 설정 값을 조절, 궁극적으로는 DO 값이 변경되면서 질산염의 농도가 조절되게끔 할 수 있다. 스웨덴 카팔레(Kappala) 하수처리장에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한 결과 공기 유량이 기존에 비해 약 17% 줄어들었다.

 

조금 더 복잡한 다변량 제어를 설명하면, 단일 반응조가 호기 상태와 무산소 상태를 반복할 경우, 호기 상태에서는 질산화가 이뤄지고, 무산소 상태에서는 질산화 반응으로 생성된 질산염이 질소가스로 방출된다.

 

질산염을 질소 가스로 바꿔주기 위해 외부 탄소원을 주입하게 되며 다변량 제어로 이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공기 유입량을 줄이고 외부 탄소원을 적게 주입하는 것이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질산염의 농도를 측정해 그 농도값이 기준치와 비교해서 높을 경우 외부 탄소원을 많이 넣고, 그 보다 낮으면 조금 덜 넣으면 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덴마크의 헬싱괴르(Helsingor), 쉬드키슨(Sydkysten) 하수처리장에 적용한 결과, 고정된 DO 제어보다 약 30%의 폭기 비용을 절감했으며 고정된 약품 주입량 대비 최대 40%까지 절감이 가능했다. 이 외에도 pH(수소이온농도), ORP(산화환원전위, Oxidation-Reduction Potential) 등을 활용해 호기 구간 제어와 유입 부하 등을 제어할 수 있다.

 

▲ 일정한 수치적 모델을 바탕으로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유입수를 사전에 인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면, 유입수의 조건, 일대의 기후변화 등을 감지해서 사전에 부하율을 도출, 이를 바탕으로 송풍기 가동, 탄소원 주입량 등을 제어하게 된다.

다변량 제어는 제어하고자 하는 항목의 설정 값을 정해 놓고 그것을 기준으로 제어가 이뤄진다. 그런데 실제로 하수처리장 운영에 있어 이러한 설정 값을 운전 조건에 따라 바꿔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 관리자 제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일정한 모델을 사용하거나 인공지능 방법, 통계적인 기법을 사용해 필요로 하는 항목을 제어할 수 있는 전문가 지식 기반 시스템으로, 수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공정 제어가 가능하며 실시간 원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통합 제어 및 진단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암모니아나 질산염 등을 제어함에 있어 영양염 제거 지식, 슬러지 처리 방법, 침전조 운전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의 지식을 통합해 이를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일정한 수치적 모델을 바탕으로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유입수를 사전에 인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면, 유입수의 조건, 일대의 기후변화 등을 감지해서 사전에 부하율을 도출, 이를 바탕으로 송풍기 가동, 탄소원 주입량 등을 제어하게 된다.

 

실시간 제어 기술의 동향을 요약하면 DO 등 한 가지 변수만이 아니라 암모니아나 질산염 등 다수의 변수를 제어할 수 있으며 설정치를 변경시키며 실시간 제어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제어와 진단을 혼돈하기 쉬운데, 진단의 경우, 궁극적으로는 상태를 진단해서 문제 발생 원인을 추론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제어와 다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할 경우, 제어는 비교적 간단한 정보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운전 상태를 바꾸는 것이고, 진단은 단순 모니터링에 기반한 공정 이상 감지 수준에서 벗어나 공정 이상에 대한 원인 추론 및 적절한 대안 제시 수준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 기술은 △오프라인(Off line) 진단 △오프라인 전문가 진단 △온라인(On line) 전문가 진단의 단계로 발전해왔다. 오프라인 진단은 공정 운전 자료에 기반한 운전자의 경험적 진단이며, 오프라인 전문가 진단은 공정 전문가 지식에 기반을 둔 원인 추론 및 진단 기술이다. 온라인 전문가 진단은 데이터마이닝(datamining) 기법에 의한 전문가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오프라인 진단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처리장 운전자에 의한 운전 상태 관찰과 그간의 축적된 누적 데이터에 기반한 것으로 운전자의 경험에 따라 주관적으로 공정 상태의 진단이 이뤄진다.

 

따라서 정량적이며, 객관적인 공정 상태 진단 도출이 어렵고 미숙련된 운전자의 경우, 잘못된 진단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공정 이상 상태 지속으로 인한 비정상적 공정 운영이 장기화 될 수 있고, 안정적 유출 수질 확보가 어려우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패턴 변화로 이상운전 진단

▲ 지금까지 하수처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재이용을 목표로, 고급 재이용수 생산을 위한 공동 제어 기법들이 많이 개발되어야 하며 하수처리장의 안정된 운전은 물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사진은 프랑스 그라스 하수처리장 최종 방류수.

이에 대한 첫 번째 접근법으로 오프라인 전문가 진단을 들 수 있다. 이는 현장 운전자의 전문적인 지식을 모아서 퍼지 추론(fuzzy reasoning)이나 인공지능 방법 등을 이용해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슬러지 침전 상태 진단 시스템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데이터 수집 △지식 추출 △침전 상태 진단 △적정 대안 제시의 순으로 적용된다. 만약 플록(Floc)이 깨지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이러한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우선 총부유고형물(TSS), 활성오니 침강성(SVI), 탁도(Turbidity)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다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적용해 필요한 지식을 추출하며, 탈플럭(Deflocculation) 및 핀 플럭(Pin Floc) 현상 등 침전 상태를 진단한다. 이런 진단 과정을 통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전문가 진단 시스템의 경우, 현장 전문가들의 지식을 수집하고 관련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또 다른 예로 오프라인 전문가 진단 시스템이 도입된 연속회분식 반응조(SBR, Sequencing Batch Reactor) 공법의 자동진단 사례를 살펴보겠다. SBR 공법은 단일 반응조에서 혐기, 무산소, 호기 상태를 연속적으로 구성하며, 그에 따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질산염, 암모니아, DO 농도 변화의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운전 조건에 따른 일정한 패턴을 찾아 낼 수 있으며 규칙 개발 및 적용이 가능하고, 패턴의 변화를 감지해서 운전의 안전성과 이상 상황의 발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스페인 라노로얼스(Grannollers) 하수처리장에 적용된 예를 통해 온라인 전문가 진단 시스템을 설명하면, 이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 △데이터 관리 △진단 △의사 결정 지원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유기물 부하, 장비 고장 등 운전 상태와 관련된 온라인 데이터와 오프라인 데이터를 수집해 진단할 수 있는 여러 모듈을 만들었다. 이런 모듈을 통해 도출된 데이터로 운전자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공정 예측진단 시스템도 모듈에 기반해 유입 및 유출수를 예측한 후 공정 상태를 진단하며 퍼지 추론(fuzzy reasoning)에 따른 원인 파악 후, 운전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현재 국내 기업에서 실용화를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제어 기술과 진단 기술의 발전동향을 살펴봤다. 이제 이러한 기술들을 종합해 활용하는 Plant-Wide 제어 진단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하면, 앞서 제어진단 기술이 호기조, 침전조 등 단위 공정을 대상으로 해서 적용되는 것이고, Plant-Wide 제어 진단 시스템은 공정 전체, 하수처리장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수가 유입되는 부분부터 생물학적 공정, 침전조, 막여과 공정과 처리수 단계까지, 유입수 유량 및 수질을 예측하고 화학약품의 주입량 등 전 공정을 관리하고 제어, 진단하게 된다.

현재 유럽에서는 ‘SMAC(SMArt Control) 프로젝트’라고 해서 덴마크, 폴란드 등 EU 5개 나라의 각 하수처리장에 적용된 제어 진단관리 시스템 전체를 묶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해 관리하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기술 발전 방향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하수처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재이용을 목표로, 고급 재이용수 생산을 위한 공동 제어 기법들이 많이 개발되어야 하며 하수처리장의 안정된 운전은 물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통합 관리에 있어서도 하수 배출 장소에서부터 하수관, 하수처리장, 유역수계 관리까지 포함한 고도화된 스마트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