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9월호 특집 기사 / 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 김 동 환 차장 K-Water연구원 경제정책연구소

최근의 물산업 트렌드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인프라 투자 증가 △스마트(Smart) 물관리 개념 형성 △친수공간 개발 증가 △상하수도 광역화·통합화·전문화 △물산업 범위 확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이수, 치수, 생태환경 관점에서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하수처리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지하수, 지표수, 수자원관리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물 공급 안정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재해 적응형 신개념 도시 구축을 위한 연구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 물관리 개념도 형성됐다. 전통적인 사회기반시설(SOC)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개념이 물관리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다국적 컴퓨터·정보기기 제조 기업인 IBM의 경우 첨단 IT를 물관리에 활용하는 사업을 신(新)전략사업으로 선정해, 새로운 물시장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EU도 홍수 대비 등 IT 기반의 통합 물관리를 목적으로 ‘아쿠아 네트워크(@qua network)’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 로익 포숑(Loic Fauchon)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국토해양부 장관 면담시 스마트 물관리를 위해 한국 IT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 최근의 물산업 트렌드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인프라 투자 증가, 스마트(Smart) 물관리 개념 형성, 친수공간 개발 증가, 상하수도 광역화·통합화·전문화, 물산업 범위 확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상하수도 광역·통합화 추세
친수공간(Waterfront) 개발도 증가했다. 1980년대 이후 수변공간은 도시계획과 도심재개발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청계천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는 마리나(Marina) 저수지 및 주변 지역을 친수공간으로 개발했다.

상하수도 광역화·통합화·전문화도 전세계적 추세라 할 수 있다. 주요 국가들은 지자체 중심의 영세·분절된 운영구조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상하수도 사업자의 광역·통합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3만6천여 개 사업장이 지자체 운영에서 전문기업으로 위탁운영 했으며, 현재 3개의 전문기업이 전체 약 80%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은 지자체별 사업구조에서 지난 1973년 10개의 유역중심 구조로 광역화를 이뤘다.

이탈리아도 지난 1994년 ‘Gali’법 제정으로 과거 1만3천여 개에서 91개의 사업자로 광역화했으며 네덜란드는 공기업 합병을 유도했다. 무엇보다 물 전문기업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지난 2009년 기준 프랑스의 베올리아(Veolia), 수에즈(Suez) 등에 의한 상하수도 서비스 수혜 인구가 8억200만 명으로 증가했다.

물산업, 유역개발 확대 추세
전세계 물 시장은 물 부족, 기후변화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제는 미래 시장을 염두에 둔 물산업의 범위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에는 상하수도와 담수화, 재이용 중심의 대체수자원이 물산업의 주를 이뤘으나, 이러한 기존 개념은 먹는물 공급, 수처리에 국한돼, 기후변화에 대응한 통합 물관리의 기회가 상실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물산업은 물 순환 전과정을 포괄해야 하며 상하수도와 대체수자원은 물론 유역종합개발로의 물산업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 유역종합개발에는 치수·이수·생태환경 등의 유역관리와 수력에너지, 친수도시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물산업 수출 규모가 65억 유로(약 10조 원)로 세계적인 물산업 강국인 네덜란드도 지난 2005년 물산업 범위를 델타 기술과 상하수도 기술로 정립한 바 있다. 델타 기술은 간척지 개발관리 및 생태복원, 수자원 및 하천관리 등에 관한 것이며, 상하수도 기술은 상수도, 하수도 센서링 및 모니터링 등에 관한 기술이 포함된다.

싱가포르, 첨단기술로 물 부족 극복
싱가포르, 이스라엘, 네덜란드, 프랑스 등 물산업 주요 국가와 물 전문기업의 사업 추진 내용을 통해 해외 물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물 기근 국가인 싱가포르는 취수원 부재의 한계를 NEWater 시스템 등 첨단 정수기술로 극복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강수량이 풍부한 물 기근 국가로 연평균 강수량은 1천749㎜에 달한다. 이는 세계 평균인 977㎜와 우리나라의 평균 강수량인 1천274㎜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영토 내 하천이나 지하수층 부재로 강수 저장이 곤란해 지난 2000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조사에서 물 기근 국가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자국 내 안정적 수자원 확보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15개 저수지를 통해 국토 면적의 67%에 내리는 비를 저장하도록 했으며 지난 2007년 기준 4개의 NEWater 공장에서 하루 약 2억900만L를 생산해 물 수요의 15%를 충당했다.

싱가포르 수자원공사(PUB)는 수자원 확보, 국내 물 기업 육성 등 싱가포르 내 물산업 발전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PUB는 환경부 산하의 수자원공사로 약 3천 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물 순화 과정 전반에 걸친 포괄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PUB는 싱가포르 내 상수공급 및 하수처리에 이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취약한 수자원 여건 극복을 통해 대표적인 시설 및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이스라엘은 최근 수년간 가뭄이 발생해 수질 오염과 바닷물의 지하수 침식을 초래하고 있어 이러한 불리한 국토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수로 프로젝트와 해수담수화 기술개발 등 수자원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통합관리체계 구축
이스라엘은 불리한 수자원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수자원공사(Mekorot)를 설립하고 자국 내 모든 수자원의 통합관리체계 구축 및 수자원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해왔다.

이스라엘은 국토 면적 2만1천946㎢ 중 2/3가 건조 지역일 정도로 대표적인 물 기근 국가이다. 뿐만 아니라 약 60년간 인구 660만 명이 증가했으며, 1인당 연간 가용수량이 250㎥에 그치고 있는 절대 수자원 부족 국가이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 수년간은 가뭄이 발생해 수질 오염과 바닷물의 지하수 침식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불리한 국토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수로 프로젝트와 수자원 관련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환경적 척박함과 지정학적 문제로 인한 물 안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70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수자원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했으며, 이에 따라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국가수로 프로젝트로 ‘National Water Carrier’ 사업을 추진해 이스라엘의 모든 수자원을 한군데로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네덜란드, 독보적 델타기술 보유
네덜란드는 국토의 1/3이 해수면보다 낮은 델타지역으로 델타개발 및 관리, 홍수방지, 생태복원 등 독보적인 델타기술을 개발해 해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바닷물에 자주 침수되는 물관리에 불리한 지형적 여건을 갖고 있다. 지난 1953년 대홍수로 인한 제방 붕괴와 수로 범람으로 1천835명이 사망했으며 라인강 중상류의 공장폐수와 생활오수 유입으로 수질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더욱이 지하수 염도가 높아 정수처리 없이는 음용수로 활용이 곤란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델타기술의 개발이 필요했으며 국민들도 친환경적 개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졌다.

이스라엘은 물관리에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지식기반 혁신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물산업 브랜드 구축 및 마케팅을 실시했다. 또한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네덜란드워터 파트너십(NWP)을 구축하기도 했다.

프랑스, 물기업 해외진출 지원
프랑스와 같이 물산업이 오래 전부터 발달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 물 산업 육성보다는 자국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경제 원조시 물기업 동반 진출을 추진하고 물산업 지원 조직의 국제활동을 강화했으며, 상하수도 서비스의 국제 기준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개발도상국 경제 원조시 물기업 동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인도양, 카리브해 연안 국가 원조시 Veolia, Suez 등 프랑스 물기업이 동반 진출하기도 했다. 특히, IOW(International Office for Water)를 설립해 물산업 지원 조직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정부 법령에 의해 승인된 단체로서 지난 1991년 수도 협회를 확대 개편해 설립한 것이다. IOW는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해 필요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프랑스 상하수도 위탁 사업 역량의 해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하수도 서비스 분류 체계 관련 제안을 포함해 지난 2000년 환경서비스 분류체계 개선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안했으며 상하수도 서비스 국제 표준 도입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바 있다.

전문 물기업 사업추진 동향
물 전문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운영분야 전문기업은 자국에서의 운영경험을 기반으로 주로 민관협력사업(PPP)방식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으며, 운영사업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Veolia, Suez 등 운영 분야 선도기업들은 자국 시장의 광역화, 통합화 시에 대규모 위탁 계약을 통해 성장했으며, 오랜 운영 경험 및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제조분야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 역량 및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했으며, 관련 분야의 토털 솔루션 제공 및 현지 밀착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날코(Nalco)는 수처리 관련 화학 물질 제조기업이자 전세계 수처리 약품 시장의 17%를 점유한 1위 기업으로 가장 많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수처리 막 제조 기업 도레이(Toray)는 지속적인 R&D 투자로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물산업 선도 제조기업들은 공장, 연구소 등의 현지화를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Nalco는 전세계 48개 생산시설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했다. Toray는 중국, 말레이시아에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로 생산기지를, 미국의 GE와는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멘스(Siemens)는 북미 및 유럽의 제조 및 운영 기업들을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공 분야 기업들은 중국, 중동 등 신흥 시장 진출 및 운영, 제조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비 4대강 사업 추진
국내 물산업 분야로는 4대강 사업과 상하수도 분야, 제조·건설 분야 등이 있다. 4대강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가뭄, 홍수 등의 물 문제를 해결하고 강 중심의 국토 재창조를 위해 지난 2008년 12월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으로 추진이 결정됐다.

핵심 사업으로는 △물 공급능력 13억㎥ 달성 △홍수 조절능력 9억2천만㎥ 달성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복합 문화공간 창조 △강 중심의 지역발전 특화문화관광 거점 육성 등이 추진됐다.

상하수도 분야는 분절된 산업구조를 갖고 있으며 상수는 수자원공사 및 지자체에 의해 100% 운영되고, 광역상수도는 수자원공사가, 지방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주체이다. 하수는 민간운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일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164개 지자체가 운영주체이며, 위탁을 통해 민간 및 수자원공사가 운영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산업 분야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플랜트, 시공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세계 20개 물 경쟁력 선도국가(W20)를 대상으로 한 물 경쟁력 종합평가에서 중하위권인 14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물산업 경쟁력이란 물기반 산업 경쟁력과 물산업 성장 잠재력의 두 축으로 평가되며, 우리나라는 물산업 경쟁력에서 13위, 물산업 성장 잠재력에서 14위를 차지하며 종합평가 14위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와 함께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물산업 기술수준 평가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수담수화 설비를 비롯한 물 관련 EPC 분야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상하수도 전문 운영기업이 부족해, 토털 솔루션 산업 및 운영 분야는 경쟁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산업 패키지형 해외진출 모색
끝으로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꼽아보면, 우리나라가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녹색기술로 해외 물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세부 추진과제로는 △국가 물산업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물산업 클러스터 구축 △물산업 대외 종합창구 설립 △물 전문기업 육성 △사업유형별 수주역량 확보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물산업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해 물산업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우리나라의 하천관리 기술과 경험을 모델화하고, 이를 국가의 미래 전략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4대강 사업은 이수·치수·환경·생태·문화·관광 등 물 관련 모든 분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규모 생태하천 및 인공습지 조성 등 4대강(1천700㎞)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세계최대의 테스트 베드를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토대로 물산업 패키지형 해외진출 방안을 모색한다면 틈새시장 공략 및 물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해외진출시 공기업 역할 중요
물산업 제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물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돼야 한다. 현재 물산업 제조업은 대부분 중소·벤처기업 영역으로, 독자 해외진출이 곤란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물 전문 공기업이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0개 내외의 물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으며, 이스라엘의 경우 공기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진출 대상국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물산업의 대외 종합창구인 ‘Korea Water Partnership’을 설립해야 한다.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 물산업 강국의 경우, 자국의 물 관련 분야를 결집하는 종합 네트워크로 ‘물 파트너십(Water Partnership)을 구축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세계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높여가고 있다.

세계적인 물 전문기업도 육성해야 한다. Veolia, Suez 등은 자국 내 서비스인구 1천만 명 이상의 대형 물기업으로서 자국의 물산업 육성을 견인해왔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사업자 선정 시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유형별 수주역량 확보도 중요하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경우 위험이 적어, 사업 추진을 통한 해외사업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공기업은 ODA사업의 발굴자 및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ODA수행 시 국내 우수 기자재와 기술을 적극 소개해야 한다.

엔지니어링 사업은 타당성 분석 능력 및 기본설계 역량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가진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 위주로 수주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국내 설비 및 시공업체도 참여가 가능한 EPC 사업의 수주 확대가 필요하다. 투자사업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인 BOT(건설-운영-양도) 등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