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물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심포지움이 2009년 3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Chris Williams 영국 버밍햄대 교수는 물관리의 성공요건은 정책결정자의 리더십과 국민에 대한 교육이라면서 한국의 리더십은 물관리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세종대왕은 측우기 및 수표를 통해 효과적인 빗물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수표는 백성들도 측정치를 보고 홍수 등에 대비토록 함으로써 백성을 물관리에 참여시키는 "물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청계천 복원사업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지역상인을 수없이 만나 그들의 지지는 이끌어 내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청계천을 서울시민의 자부심으로 만들었으며, 도시하천관리를 위한 창의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4대강 살리기사업과 대운하사업의 경우 성공여부를 예단할 수 없지만 다양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어 물 민주주의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

 

제네바주 관계자는 지역내 높은 하수처리율(99%)임에도 하천 수질에 문제가 있던 제네바 주는 하천형태 훼손, 국경간 조정 미흡 등 문제점을 확인하고, 하천생태 복원, 인근 프랑스지역과의 물관리협약 체결 등을 통한 하천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밖에 도시지역 지속가능한 물관리와 관련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통합 및 조정을 위한 지식 및 정보공유를 위한 infra 구축, 통합적 도시관리전략 등이 중요 요소로 발표됐다.

 

이날 심포지움의 내용을 요약했다.

 

 ● Nidal Salim 제네바 물환경보건연구소장
현재 물 문제는 절대량 부족보다는 물 관리에 있으며, 도시지역 물 관리의 성공요인을 파악하는데 있어 물수요 및 사회경제적 요인이 중요하다.

제5차 물포럼(3.16∼22, 터키)에서도 도시화는 물문제의 주요  요인으로 인정되었고,  도시화로 증가되는 물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고 도시지역 지속가능한 물 사용 및 관리를 위해서는 리더십과 공공인식의 긍정적 변화가 중요하다.

제네바와 한국의 사례는 도시지역의 지속가능한 물관리에 대한 태도 및 행동에 있어 긍정적 변화의 모범사례이다.

한국을 모범사례로 선정한 것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는 점, 청계천사업과 관련하여 서울 시장이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역상인 등을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청계천을 변화시켰고, 나아가 서울전체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 Chris Williams 영국 버밍햄대 교수(청계천 사례)
물 안보 및 관리 교육에 있어 성공여부는 ① 어떻게 정책 결정자들이 물문제를 중요의제로 채택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인가(upstream), ② 어떻게 많은 대중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교육시킬 것인가(downstream)에 달려 있는데 문제점의 인식, 물상태의 개선 및 리더십의 역할과 관련하여 한국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강우량이 6∼7월 장마기에 집중되고, 산악지형이 많아 물관리상의 어려움이 많은 현실인데 역사적으로 한국의 리더들은 물문제에 성공적으로 대처해 왔다.

한글을 창제해 언어 민주주의를 실현했던 세종대왕은 측우기와 수표를 개발하여 정교한 빗물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특히 수표의 경우 권력층만 접근이 가능해 권력을 강화하는데 사용된 이집트 나일로미터(나일강의 수위계)와 달리 일반 백성도 측정치를 보고 홍수와 가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참여적 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리더십의 전형이었다.

 

세종대왕의 물 민주주의 사고는 청계천을 수도를 위한 신성한 수원(the sacred source water for the capital)으로 인식한 아버지와 달리 백성의 일상생활을 위한 물(water for people's daily life)로 개념을 바꾼 것에서 잘 나타났다.

 

청계천은 일제시대에는 빈민가의 상징, 복개되어 도로로 사용되었던 58년부터 2002년까지는 콘크리트의 상징이었으나, 2003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복원하여 이제는 서울시민의 자부심이 되었다.

 

정치적 리더는 다양한 이해관계에 직면하여 이익의 일치점 (coincidence of interests)과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을 찾아 변화를 촉진하여야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상인들과 수없이 만나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었다.

 

정치적 리더들이 과감하게 자신들의 마음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취했다는 점에서 청계천 복원사업과 두 번째 한강의 기적은 일맥이 상통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도로공사에 참여했던 현대건설 사장출신으로 그에게 청계천 복원사업은 정치적 U-turn에 해당되는 사건임. 서구인들은 정치적 U-turn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을 위한 이대통령의 정치적 U-turn은 칭찬할 만하다.

첫 번째 한강의 기적으로 한강이 산업화의 동력을 제공하였지만 그 결과 수질오염으로 폐해가 나타났음. 한국의 리더들은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한강을 살리는 clean-up 조치를 통해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는 U-turn을 이루어냈다.

최근 이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그린 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반도 대운하사업의 경우 찬·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성과와 대운하사업 시행여부는 예단할 수 없지만 물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정책결정을 위해 upstream과 downstream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종대왕의 치수사업, 한강 clean-up 사업, 청계천 복원사업 등의 사례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이 물 관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한국은 또한 경기도 50개 학교에 빗물관리시스템 도입, 서울대학교내 빗물센터 설치 등 대중들의 물관리 인식증진을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 Charles Stalder 제네바 주정부 물관리과장(제네바 사례)
제네바주는 주라산맥과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수역의 하부에 위치하고 있고 수로는 총 300km이다. 프랑스와 100km의 국경을 접하고 있고 스위스 다른 주와는 5km만을 접하고 있다.

1958년 처음으로 하수처리 프로그램을 실시하였고, 1975년 동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총 2억5천만 프랑을 투입, 120km의 관거, 15개 하수처리장과 27개의 펌프장을 설치하였으며 거주민의 99%가 하수처리시설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간의 상당한 재정투자에도 불구하고 1993년 하천의 수질을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고, 두가지 문제점이 확인되었다. 첫째는 하천의 형태가 심하게 훼손되어 하천 복원작업 추진 필요하고, 둘째는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 중인 프랑스지역과의 cross-border coordination이 부족하여 국경간 하천계약(Cross-border river contracts) 체결 필요하다.

 

1995년 이래 프랑스 5개 지역과 계약을 체결하여 수질개선, 하천제방·하상 복원 및 유지, 홍수 방지, 하천공간 확대를 통한 하천살리기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는 ▲도시지역 하천제방 복원을 통해 하천의 폭을 확대하고 홍수 예방 ▲지역별 하수처리계획과 연계된 지역개발계획 추진 ▲Allondon강 수질개선을 위해 프랑스지역 하수를 유입처리하기 위해 스위스내 하수처리장을 신설하고 3개의 주요 수로터널을 착공(2009, 4월 완공예정) ▲가정내 on-site control과 하수관거의 연결에 대한 면밀한 점검 후 건축허가 ▲산업폐수배출에 대한 통제 강화 및 시민인식 증진 캠페인 실시 ▲2005∼2008년간 425개 학급 1만여 학생에 대한 교육 및 캠페인 실시 등이다.

 

 ● Marc Soutter 로잔공대 교수(지식 및 정보공유의 중요성)
세네갈의 Thies시의 경우 홍수와 하·폐수가 중요 이슈이며, 대규모의 산림훼손 및 침식, 농지 관개를 위한 빗물의 저장, 먹는물 공급이 큰 문제이다. Thies시 지역 지속가능한 물 관리를 위해서는 전 수역 및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통합 및 조정이 필요하며, 수역을 포함한 다양한 도시계획지역간 통합과 조정이 필요하다.

도시지역 물관리는 다양한 이해 및 이해관계자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간의 상호작용을 위한 첫 번째 조치로서 정보 및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고, 정보 및 지식 공유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의 framework이 중요하다.

로잔공대는 SWITCH(지속가능한 도시물관리를 위한 EU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버밍험, 북경 등 7개 지역에 대한 도시물체계에 대한 공동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위치공간 viewer, data/chart viewer, system viewer를 포함하고 있으며, 습지, 녹지, 강복원등 물리적 정보, 관련 연구 및 모델 등에 관한 연구개발 정보, 정책 및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포괄적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 Meine Pieter van Dijk UNESCO-IHE 연구소 교수(기후변화 적응)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도시지역의 지속가능한 물관리와 관련, 홍수, 가뭄 등 위험의 확인, 기술적 대안의 목록화, 경제·재정적 타당성 검토, 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 환경친화성 고려, 물-에너지 연계성 고려 등이 주요 이슈로서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델타지역에 위치한 제3세계 도시의 경우 물 공급 및 하수처리뿐 아니라 배수 및 홍수관리를 위한 수단에 대하여도 검토하여야 하고, 위험에 대한 계량화 모델을 정책결정구조와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도시지역의 적응적 물관리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및 다양한 접근과 부문을 통합하는 생태적 도시개발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