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철광석 가격이 작년 하반기부터 큰폭으로 하락했지만 열연과 후판 등 국내 제품 가격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스팟(단기 현물 거래)가격은 작년 3분기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t당 170달러를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최대 수요처인 중국 수입가격 기준으로 12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특히 6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두달간 가격이 15% 가량 빠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 4분기에는 분기 단위 국제 철광석 가격도 120달러 밑으로 하락할 것으로 철강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 하락은 전세계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유럽 및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철광석 생산량은 19억2천만t으로 2010년 대비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올해는 지난해 대비 8천만t 증가한 20억t이 생산되고 내년에는 이보다 8천만t 가량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철광석의 국제 시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를 원료로 하는 열연과 후판의 국내 가격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들 제품의 공장도 가격은 지난해 4월 열연강판이 t당 106만원, 후판이 111만원까지 올라간 뒤 지난달까지 계속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 스팟가격이 하락했지만 철강제품가격은 원료 잔량, 수급, 국제시세, 실제 수입가격 등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만큼 즉각적인 제품 가격 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후판 수요처인 조선업체들은 "극심한 수주 불황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