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4억2000만달러 규모의 '원조-수출 복합금융' 지원을 처음으로 성사시켰다고 10일 밝혔다. '원조-수출 복합금융'은 개발원조와 수출금융을 결합한 신개념 금융기법이다.

 

수은은 총 사업비 10억달러 규모 라오스 세피안 세남노이 수력발전사업에 원조와 수출금융을 합친 형태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사업은 메콩강 지류에 한국의 충주댐 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태국과 라오스에 전력을 공급하는 32년짜리 프로젝트다. 발전소 설계와 시공은 SK건설, 운영과 관리는 서부발전이 맡았으며, 착공은 내년 5월이다.

 

SK건설과 서부발전 컨소시엄은 라오스 정부에서 사업권을 따내고, 수은은 라오스 정부에 대한 유상원조자금(EDCF) 지원과 SK건설-서부발전 컨소시엄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동시에 집행한다.

수은은 원조자금 7300만달러는 사업을 총괄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라오스 정부 지분으로 투자하며, 3억5000만달러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공동으로 SPC에 PF대출을 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SPC인 `PNPC`의 최용주 최고경영자(CEO)는 "총 사업비 10억달러 가운데 PF대출을 받는 7억달러는 태국 국책은행과 수은이 절반가량씩 담당할 예정이며, 출자분 3억달러 가운데 7300만달러인 라오스 정부 지분은 수은의 유상원조자금으로 채우도록 구조가 짜였다"고 말했다.

 

수은은 앞으로 이 같은 원조형 수출금융을 대폭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베트남 화력발전소, 에티오피아 수력발전소 등에도 원조자금과 수출금융을 결합한 금융지원을 검토 중이다.

 

최근 개도국에서는 개발원조를 두고 세계 열강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만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숨가쁜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라오스 원조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일본은 도로와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해당 공사와 운영권을 자국 기업에 맡기는 방식으로 원조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은 각종 시설을 무상으로 지어주는 대가로 토지 소유권을 부여받고 있다. 공사를 진행할 때는 자국 노동자들과 기업, 자재 등을 들여와 `경제영역`을 개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한국은 `라오스의 젖줄` 메콩강 정비사업을 필두로 원조사업을 늘려 나가고 있다. 라오스 시내에 한강시민공원과 흡사하게 강변을 개발하는 `메콩강 통합관리사업`은 현재 85%대 공정률을 기록하며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과 감리는 국내 기업인 흥화건설과 이산이 맡고 있다.국내 중견 건설사인 흥화건설은 이번이 첫 해외사업이다.

 

라오스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9인의 인민위원 중 한 명인 수깐 마하랏 비엔티안 시장은 "메콩강 개발사업은 모두 180㎞에 달하며 이제 12㎞를 1단계로 공사한 것"이라며 "2단계 사업 역시 한국 기업에 사업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2단계 사업은 4000만달러 규모가 될 전망으로 공사는 10단계가량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