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여 2016년에 원전 건설을 위한 최초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2022년에 최초 호기를 준공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최근 한 회의에서 밝혔다.

이 회의는 원자력 도입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정부기관인 Kacare(King Abdullah City for Atomic and Renewable Energy)가 개최한 것으로, 4월 23~24일 개최된 회의에 1,000명이 넘게 참석했고 첫날에는 자국의 원전 도입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기 이상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최초계약 체결을 2014년 말까지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야심적으로 2032년까지 총 17.6GW 용량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며, 같은 기간에 주로 태양광이 주축이 된 총 54GW 용량의 신재생에너지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과정에서 가장 앞서고 철저히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되 국제적인 높은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의 안전, 보안 및 방호정책 정립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완전히 독립된 규제기관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규제청(Saudi Arabian Atomic Regulatory Authority, SAARA)도 곧 설립할 계획이다.

웨스팅하우스社를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원자로공급사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의 원전 도입계획을 처음으로 상세하게 밝힌 이 회의에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 도입 프로그램은 다소 시간상 무모하게 보이는 면이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과 관련해서 많은 건설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아리비아 정부가 제시한 전략 및 향후 계획에는 곧 정부 산하기관으로 원자력 지주회사(Nuclear Holding Company)를 설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25년까지는 원전 용량을 점차 증대시키고 그 이후 2030년까지는 획기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 공급사 선정
아직까지 어떻게 원자로공급사를 선정할지, 얼마나 많은 원자로를 발주할 것인지와 그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한 개나 두 개의 원자로공급사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100MW 용량의 원전 16기가 4곳의 부지에 4기씩 건설된다고 가정하면 4기당 300에서 350억 달러의 재원이 들어가므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도입 프로그램의 전체 재원은 1,200 달러에서 1,400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전 건설이나 신재생에너지 기술 도입에 있어 각종 소요 기자재의 국산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데 원전에 대해서는 60%를,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80%를 고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기업들이 운전 및 정비지원과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물론 우라늄 채굴, 원전연료 성형, 엔지니어링, 배관 및 비안전등급 부품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장 첫 단계로 건설 단계에서의 원자재나 노무인력, 소형 단조물뿐만 아니라 소형 열교환기, 변압기나 전력용 대형차단기 부품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산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원전 도입이라는 대형 국책사업을 통해 자국 기업에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점진적으로 자국 기업의 원전건설 참여를 증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자로공급사들도 현지업체와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GE社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내에 실질적인 협력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많은 생산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웨스팅하우스社 역시 과거 중국, 프랑스 및 한국에서 자사가 기술을 전수하고 현지업체들과 협력했던 사례를 들면서 사우디 정부의 국산화 정책에 잘 맞는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레바社 역시 중국, 일본, 남아공, 한국 및 미국에서 과거에 자사에 해 왔듯이 사우디 정부의 현지업체 육성을 통한 국산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임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이 회의에서는 아레바社, GE-히타치社, 웨스팅하우스社 뿐만 아니라 중국의 CNNC社(China National Nuclear Corp.), 러시아의 로사톰社 및 한국의 한전 등도 참석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원전도입 계획에 대한 각사의 사업참여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업 수주을 위한 열띤 경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