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아시아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은 세계 원자력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 십 년 전 소련이 수행했던 핵실험의 지워지지 않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가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조용하게 책임지는 원자력 개발이라는 영역에 있어 주도적인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주관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핵연료은행을 유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핵연료은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평화적 목적으로 저농축 우라늄의 긴급 지원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인 비확산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민수용 핵시설을 구축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는데, 가능한 후보지로 과거 소련의 공장이 있던 악타우(Aktau)가 떠오르고 있다.

많은 카자흐스탄인들에게 이와 같은 조치는 국제핵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지의 증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소련 시절 핵실험의 트라우마는 여전히 수백만 카자흐스탄인들에게 아픈 기억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카네기평화재단의 토그잔 카센노바(Togzhan Kassenova) 박사는 “카자흐스탄의 사람들과 환경은 소련의 핵실험 결과로 발생한 막대한 고통을 감수해 왔다”고 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국제 핵군축을 지지할 것임을 표명하고 있고 카자흐스탄이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자국 내에서 핵무기를 제거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한 이후, 카자흐스탄은 1,410기의 구소련 핵탄두를 물려받았다. 현재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의 리더십 하에 당시 세계 4위 규모의 핵무기 전력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러시아로 반환했다.

이후 카자흐스탄은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1), 핵비확산조약(NPT),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omprehensive Test Ban Treaty)에 가입하고 키르기지아(Kyrgyzstan), 타지키스탄(Tajikistan), 투르크메니스탄(Turkmenistan)과 우즈베키스탄(Uzbekistan)과 함께 중앙아시아 비핵무기지대(Central Asia Nuclear Weapon Free Zone)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의 가장 극적인 움직임은 아마도 1991년 8월 29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핵실험장인 세미팔란틴스크(Semipalatinsk)를 폐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냉전의 시작과 함께, 스탈린은 “더 폴리곤(The Polygon)"이라고도 알려진 카자흐스탄의 북동쪽 외딴지역을 첫 번째 소련의 핵폭탄을 실험하는 장소로 선정한다.

당시 비밀경찰 KNVD 수장 라브렌티 베리아(Lavrenti Beria)는 그 지역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이 지역에는 사람이나 동물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도록 방지하는 어떤 장벽도 구축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방사선 수치가 높은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다.

“핵 위협은 카자흐스탄인들에게 깊숙하게 인식되어 있다. 40년 동안 카자흐스탄은 핵실험장이 된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고 2012년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밝힌 나자르바예프는 “마지막 핵실험이 수행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 파국적인 영향은 여전히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49년 8월 29일 소련은 세미팔란틴스크에서 제 1 번개(First Lightning)라고 알려진 22㏏의 핵폭탄 실험을 최초로 수행한다. 소련 당국은 바람과 강우에 의해 지역 주민들에게 방사성 낙진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지만 그 위험은 무시되었다. 1949년과 1989년 사이 소련은 지하 340회, 지상 116회 등 456회의 핵실험을 추가로 수행했는데, 지역의 환경이나 인도적인 영향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예를 들어, 세미팔란틴스크에서 북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마을인 도론(Dolon) 주민들은 핵실험이 수행된 첫해에만 140rem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를 위해 미국인들이 평균적으로 노출되는 연간 방사선량은 0.62rem이다. 그리고 의학적인 참사는 한 마을에 그치지 않았다.

2006년 히로시마 대학의 방사선 생물 및 의학 연구소(Research Institution for Radiation Biology and Medicine)의 조사 결과, 약 160만 명의 사람들이 핵실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추가로 120만 명이 현재까지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선 노출에 따른 영향은 유전병, 암, 심각한 기형아, 불임, 자살 등이다. 실험장 주변 60km 지역의 경우 자살률이 전국 평균의 4배를 웃돌고 있다.

사실상 일본과 카자흐스탄 과학자들은 세미팔란틴스크 지역 주민들이 방사선에 노출된 것은 직접적인 핵공격을 받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생존자들이 겪는 고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인적 피해 외에도 약 30만㎢의 지역이 핵실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카자흐스탄 면적의 1/9이자 독일의 국토에 해당하는 면적이 방사선으로 오염된 황무지가 된 것”이라고 2009년 세미팔란틴스크 폐쇄 20주년 기념식에서 나자르바예프가 말했다.

세미팔란틴스크로 인해 소련 영토 내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반핵운동인 “네바다 세미팔란티스크”가 형성되었다. 1989년 카자흐스탄 시인과 야당 후보는 전국으로 방송된 시낭독회를 통해 더 폴리곤 기지에서 벌어진 핵실험을 비난했다. 2년 후, 5000명의 사람들이 알마티의 기자회관 본부에 모여 네바다 세미팔란틴스크 반핵운동의 첫 번째 모임을 가지게 된다.

이 모임의 이름은 유사한 반핵운동이 벌어진 미국의 네바다주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 운동은 계속해서 모든 핵시설을 파괴하라는 압력을 소련과 카자흐스탄 정부에 가했다. 결국 이 운동의 성공으로 카자흐스탄은 세계 최초로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국제 핵정책에 있어서도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 핵실험장으로 고통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련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에 대한 막대한 지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카센노바 박사가 말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경험과 지위는 비확산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여전히 인명 피해와 환경적 영향은 대다수 카자흐스탄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만 그 경험은 카자흐스탄인들이 국제핵정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뢰를 형성했다.

카자흐스탄의 역사는 국가 정체성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련은 막대한 피해를 남겼지만 동시에 현재 카자흐스탄이 원자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고 비확산 노력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도 소련의 핵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카센노바는 말했다.

 

 

The central Asian country is positioning itself as a global nuclear leader, but it's haunted by the lasting impacts of Soviet testing decades ago.

As international attention continues to focus on the nuclear programs in North Korea and Iran, a less-discussed Asian country has quietly emerged as a leader in responsible nuclear development: Kazakhstan. In addition to its much-praised stint hosting last month's international talks on the Iranian nuclear program, Kazakhstan is now in talks with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IAEA) to host a global nuclear fuel bank. (Proponents of the bank claim that it would serv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efforts by providing a secure emergency supply of low-enriched uranium for peaceful purposes.)

 Meanwhile, Kazakhstan is moving forward with plans to build a civilian nuclear power facility for domestic energy needs, possibly on the Aktau site of a now defunct Soviet-era plant.

For many Kazakhs, these steps are proud evidence of the country's developing status as a major player in international nuclear policy. They are, however, also a painful reminder of the Soviet-era nuclear traumas that continue to haunt millions of Kazakhs today.

"Kazakhstan's people and environment have endured tremendous suffering as a result of Soviet nuclear weapons testing," said Dr. Togzhan Kassenova, an associate in the Nuclear Policy Program at the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The majority of people, if asked, would express support for global nuclear disarmament and would display pride of Kazakhstan's own record in shutting down its nuclear testing site and removing all nuclear weapons from its territory."

After the collapse of the Soviet Union in December 1991, Kazakhstan inherited 1,410 nuclear warheads. Under the leadership of President Nursultan Nazarbayev (who is still the president of Kazakhstan today) the country renounced its nuclear weapons arsenal, which had been the fourth largest in the world, and voluntarily repatriated its warhead inventory back to Russia.

In later years, Kazakhstan signed START-1 ,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nd the Comprehensive Test Ban Treaty, and was instrumental in establishing the Central Asia Nuclear Weapon Free Zone along with Kyrgyzstan, Tajikistan, Turkmenistan, and Uzbekistan.

But Nazarbayev's most cathartic move, perhaps, was the August 29, 1991, closure of Semipalatinsk, the world's second largest nuclear weapons testing site. At the beginning of the Cold War, Stalin chose the remote corner of northeastern Kazakhstan, also known as "The Polygon," to test the first Soviet bombs.

When Lavrenti Beria, the head of the KNVD secret police, selected the site, he claimed it was "uninhabited." It wasn't. Today, the area (which is not surrounded by a barrier of any kind to prevent humans and animals from roaming freely) has been called the " world's worst radiation hotspot."

"The nuclear threat strikes a deep chord within Kazakhstan. For four decades, our country was used as the backdrop for nuclear tests," wrote Nazarbayev in a 2012 op-ed for the New York Times. "Although it has been over 20 years since the last test, their devastating impact is still being felt."

On August 29, 1949, the Soviet Union conducted its first successful test of a 22-kiloton nuclear weapon, called First Lightning, at Semipalatinsk. (Although Soviet authorities knew that wind and rain would make local populations susceptible to the nuclear fallout, they disregarded the risk.) Between 1949 and 1989 the Soviet Union went on to conduct an additional 456 nuclear tests in the area --340 underground and 116 above ground -- with no regard to any environmental or humanitarian impact the tests might have.

 

 

The residents of Dolon, a village located 100 kilometers northeast of Semipalatinsk, for example, were exposed to an estimated radiation dose of 140 rem during the first year alone. For comparison, the average American is exposed to a radiation dose of roughly 0.62 rem each year.

And the medical devastation wasn't isolated to that one village. According to a 2006 study from the Research Institution for Radiation Biology and Medicine at Hiroshima University, approximately 1.6 million people directly suffered from the tests, and an additional 1.2 million continue to experience the after-effects today.

The health impacts of radiation exposure include genetic disease, cancer, severe birth defects, infertility, and suicide. (The 60-kilometer zone around the test site has a suicide rate that is more than four times the national average.) In fact, Japanese and Kazakh scientists determined that symptoms experienced by people exposed to nuclear radiation in the Semipalatinsk region were not dramatically different than the ones suffered by survivors of the nuclear attacks at Hiroshima and Nagasaki. In addition to the human toll, an estimated 300,000 square kilometers of land were environmentally affected by the tests.

"A ninth of Kazakhstan's territory, comparable with the territory of Germany, was turned into a nuclear wasteland," said Nazarbayev in a speech at the 20th anniversary of the Semipalatinsk closure in 2009.

Semipalatinsk also inspired the formation of "Nevada Semipalatinsk," the first anti-nuclear movement in Soviet territory. In 1989, Kazakh poet and candidate for the Congress of People's Deputies, interrupted his nationally televised poetry reading to criticize the nuclear testing at the Polygon site.

Two days later, 5,000 people filled the National Writers' Union headquarters in Almaty and held the first meeting of the Nevada Semipalatinsk Antinuclear Movement (named in partial recognition of similar protests in the American state of Nevada). In subsequent years, that campaign put significant pressure on the Soviet and Kazakh governments to destroy all nuclear facilities.

Their eventual success when Kazakhstan became the first country on earth to close a nuclear test site set the tone for the country's continued role as a responsible voice in global nuclear policy over the following decades.

"It is the experience of the Semipalatinsk nuclear testing and the long-lasting tragic consequences of it that explain why the population was overwhelmingly supportive of the government's decision to get rid off the Soviet nuclear weapons left on its territory," said Kassenova.

Today, Kazakhstan's nuclear legacy and ambitions to position itself as a " model nonproliferation citizen" remain at the heart of the country's foreign policy. Although the human and environmental tolls of nuclear testing at Semipalatinsk remain an open wound for most citizens, that experience did arm Kazakhstan with the credentials to play an active role in global nuclear politics.

"Kazakhstan's nuclear history and how it dealt with it is a very important part of its national identity. The Soviet past did a lot of damage," Kassenova said. "But at the same time, part of Kazakhstan's current strength in the field of nuclear energy and even in its ability to contribute to nonproliferation projects is due to the infrastructure and expertise rooted in the Soviet pro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