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商務部)는 최근 “7월 24일부로 미국산 및 한국산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에 대해 임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다. 향후 수입업자들이 미국 및 한국산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을 수입할 경우 1차 판정ㆍ확정한 덤핑수준에 따라 세관에 해당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미국 및 한국산 태양전지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나온 상무부의 1차 결정이다.

 

이번 판결에서는 폴리실리콘 로컬업체들이 한-미 양국산 해당제품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서는 53.3~57% 수준의 관세율을, 한국산에 대해서는 2.4~48.7% 수준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이 판결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MEMC와 유명 폴리실리콘 업체인 Hemlock은 53.7%의 관세율을 감당해야 한다. 반면 한국 최대의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 주식회사는 2.4%의 관세율을 판결 받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작년 11월 1일 상무부가 EU산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ㆍ반보조금’ 조사를 정식으로 입안하기 몇 달 전에 한-미 양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의 ‘반덤핑ㆍ반보조금’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EU는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정러펑(鄭樂朋) 광둥성태양에너지협회(廣東省太陽能協會) 상무부회장 등 전문가들은 “이번에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높이 끌어올렸다가 사뿐히 내려놓는’ 조치를 취했고,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는 앞서 미국이 중국산 태양전지 패널에 부과한 높은 관세에 대한 반격으로 본다. 반면 EU와는 태양전지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라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무부의 한-미 양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판결은 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의 이목은 이번에 빠진 EU에 집중되고 있다. 얼마 뒤 발표될 중-EU 태양전지 분쟁 판결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며 중국 로컬 태양전지 업체들의 입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올해 6월 4일 EU가 중국산 태양전지에 11.8%의 임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는데, 만약 8월 6일 이전에 해결을 보지 못하고 그 시한을 넘긴다면 관세는 47.6%까지 높아지게 된다. 앞으로 남은 12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한-미 양국 폴리실리콘에 대한 제재조치는 EU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굳이 EU를 제외시키고 한-미 양국에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함으로써 EU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고 예상했다. 런하오닝(任浩寧)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中國投資有限責任公司) 에너지부문 연구원은 “지금 이 시점이 중-EU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만약 협상이 최종 결렬된다면 중국 업체들의 EU시장 경쟁력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U의 핵심국가인 독일의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올 1~5월 기준)은 30%에 달하기 때문에, 만약 EU산 폴리실리콘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로컬 업체들도 타격을 받겠지만, 독일 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런 결과를 중국이나 EU 모두 내심 우려하고 있지만, 현재 가격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 모두 양보를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