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자회사 페트로차이나(PetroChina)가 러시아 로스네프트·가스프롬이 운영하는 시베리아 가스전에 지분참여 의사를 밝혔다.

23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에 따르면 이번 지분참여를 위해 페트로차이나는 100억 달러를 투자 할 계획이다. 투자가 성사되면 페트로차이나의 국외 투자 중 역대 최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페트로차이나가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면 러시아의 연간 천연가스 생산량은 680억㎥ 수준에 달하게 되고 중국 경제에 필요한 천연가스 수요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협상은 거의 10년 가까이 진행돼 오던 건으로, 유럽 내 러시아산 가스 수요가 줄어들고 중국이 러시아산 가스의 중요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중국 부총리의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방문 시 양국은 러시아산 원유의 중국 수출 계약건을 발표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원유 규모는 6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25년간 중국으로 수출되는 원유 규모는 2천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셰일가스시장 진출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러시아, 중동을 비롯한 에너지 생산국은 수출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유럽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고 유럽연합(EU)과의 경제마찰 등으로 유럽 시장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유럽 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아시아에 눈돌리고 아시아 경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중국과 협력이 최대 과제이다.

중국도 가까운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경제적이고 최근 러시아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이용해 에너지 공급가격 협상에서도 비교적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있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러시아는 아시아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아시아를 유럽의 대체 시장으로 본다면 아시아 수출을 늘리기 위해 극동러시아 지역에 에너지 인프라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일변도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정책이 편향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코트라는 관련 우리 기업에게 제언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러시아 정부가 중국 위주의 에너지 공급전략을 수립한다면 러시아가 아시아에 집중해도 우리나라에 돌아올 실익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로서는 한국-러시아 에너지 공급루트의 안정적 확보와 확대에 전력을 기울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