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프로젝트의 저주③]시장 다변화 및 투자형 사업 필수
아시아·중남미 등으로 시장 확대 바람직
투자형 사업으로 안정적 수입 확보 필요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기존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과거의 대응 방식으로는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해외 프로젝트의 위기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사업 방식도 전면 수정해야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주로 중동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중동은 더 이상 안정적이고 유망한 시장이 아니다. 저유가와 불안정한 정세 등으로 위험이 크다. 따라서 중남미,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업 방식도 전면적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기존의 단순 시공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형 사업 비중을 높여나가는 게 대안으로 꼽힌다. 투자형 사업은 초기 자금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중동을 넘어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로
전문가들은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 성장을 모색하려면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해외사업에는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 요인이 많다. 한곳에 수주를 집중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리스크가 닥쳤을 때 전멸할 수밖에 없다. 시장 다변화가 중요하다는 게 이번 위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중동을 대체할 시장으로는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이 꼽힌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손태홍 연구위원은 "아시아는 우리나라의 해외법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고, 아시아 인프라투자개발은행(AIIB) 출범으로 우리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이라 설명했다. 그는 "브라질 등의 경제 상황이 지금은 그리 좋지 않지만 다양한 기회가 산재해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위원은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개척하기 쉽지 않지만,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사회기반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가령 발전이나 수도 등 인프라 개발 관련해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관리·운영 수입 보장
시공 등 일부 사업만 수주하는 '일반도급형 사업'에서 벗어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다각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국내 기업들의 수주는 플랜트 시공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중동이나 일부 중남미국가들의 플랜트 위주의 발주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랜트든 건설·토목이든, 단순히 공종별로 도급만 따내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제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자개발형 사업이란 기업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기획하는 방식이다. 발주처에 사업을 의뢰한 뒤 시공은 물론 나중에 관리·운영까지 맡게 된다. 이를 통해 향후 관리·운영 명목으로 수입 중 일부를 거둬들일 수 있다.

가령 도로를 놔주고 10년 동안 운영까지 맡으면서, 통행료의 일부를 관리비 명목으로 가져가는 식이다. 기존에 발주처의 시공을 맡고 2~3년 준공 후 한 번에 보수만 받는 '일반도급형 사업'과는 구별된다.

손 연구위원은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의 국가들은 아직 자원을 개발하고 발주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이들 국가에 자원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깔아주고 자원을 개발해서 향후 인프라 운영관리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 인력 양성 필요
단순 시공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시공은 물론 기획부터 구상, 관리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고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권익수 엔지니어링협회 본부장은 "여태까지 진출해온 중동과 달리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거의 없다"며 "통계자료와 같은 정보는 물론 어떤 사업자를 선호하는지, 발주자의 성격은 어떤지, 현지 사업에서 유념할 점은 무엇인지 등 실제 시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보까지 분석하고 모니터링 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본부장은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프로젝트를 아우를 수 있으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시공만 할 때면 단순히 의사소통으로도 충분하지만 기획하고 프로젝트 전반을 아우르려면 현지화는 필수"라며 "기술자 중에는 그 나라의 언어나 문화에 능통한 이들이 별로 없다. 이런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5.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