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의 한 풍력전기 회사가 심야 시간대 남아도는 전기를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TXU에너지(TXU Energy)가 자신의 고객 수천가구에게 오후9시부터 오전6시까지 공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XU에너지뿐 아니라 텍사스에 있는 50여개의 전력공급 회사들도 심야전기를 싸게 공급하는 십 여개의 상품들을 운용하고 있다.

텍사스는 다른 주들에 비해 많은 풍력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텍사스 주 전기생산량의 10% 정도가 풍력으로 생산될 정도다. 또한 텍사스는 다른 주들과는 달리 독자적인 전기 시설망을 사용하고 있다. 남아도는 전기를 다른 주로 보내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브리아나 램은 9시 이후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돌리기 한다. 공짜로 제공받는 심야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미용사인 윌러드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집안의 전기코드를 모두 뽑아놓고 나갔다가 저녁 9시나 돼서야 다시 플러그를 꼽는다.

비즈니스 매니저인 셰리 버크스는 자신의 타운하우스 온도조절기 옆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은 메모를 붙여 놓았다. “온도 조절기야, 오후 9시 이후엔 네가 무엇을 하던 상관을 하지 않겠다. 오후 9시 이후엔 파티를 하려무나.”

텍사스에서는 TXU에너지 이외에도 50여 개의 전력소매 회사들이 심야전기를 공짜로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전력회사들은 한 밤 중 텍사스의 벌판에 강하게 불어 닥치는 바람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소비자들이 피크타임의 비싼 전력 사용을 피하고 심야 시간대의 값싼 전기를 이용하면 추가로 발전소를 설립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등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전력연구소(the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의 오마르 시티키는 “전력회사와 고객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전력회사들이 자선을 베풀기 위해 전력을 공짜로 나눠주는 게 아니다. 텍사스 주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전력회사들은 고객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심야전기 사용을 유도하는 것은 낮 시간대 전기 공급의 부담과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심야시간대 남아도는 전기가 전기 시설망에 주는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에넬(Enel)사의 고객들은 전력 사용 피크 타임 때 스스로 미리 설정한 수준 아래로 전기를 사용하면 인센티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메릴랜드의 가스 & 일렉트릭(Gas & Electric)은 특정 피크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아끼면 매 킬로와트 당 할인요금을 적용한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5. 11.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