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2일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협정과 관련,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동참하는 기후변화 대응 체제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구온난화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감축목표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은 13일 "유엔 기후변화 체제 이래 모든 국가를 비롯해 도시, 기업, 시민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20년 넘게 선진국과 개도국이 갈등을 빚은 기후 문제를 큰 틀 안에서 한 방향으로 가게 된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가 동참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안 소장은 "교토의정서가 반면교사가 됐다. 하향식으로 각국별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배분하는 방식의 교토의정서는 각국의 거부감이 커 사실상 실패했다"며 "신기후체제는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감축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밟아 감축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을 포함해 187개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30년까지 자국의 감축목표(기여방안·INDC)를 유엔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사국이 제출한 INDC로는 기온 상승을 섭씨 2.7도로 제한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각국이 합의한 최소한의 억제 폭(섭씨 2도)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당사국은 파리협정을 통해 국제사회 공동의 장기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하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일찍이 산업화에 나서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온 선진국과 신흥국들은 추가 감축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소장은 "이번 파리 합의문은 2018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재평가해 강화하도록 정했기 때문에 약한 온실가스 감축안을 제출한 국가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파리 합의문을 화석연료 의존적인 에너지 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종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인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번에 제출한 한국의 감축목표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우리나라는 석탄 수입이 세계 4위이고 화석 연료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자가 일본에 이어 2등인데 올해 정부는 석탄 화력발전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 에너지의 점유율이 1차 에너지의 1%밖에 안 되는 것에 대해 세계가 의아해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며 "에너지·전력정책이 바뀌어야 탄소시장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운동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파리 합의문은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라며 "석탄의 중단과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통해 공평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재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5.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