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전력, 파키스탄 전력회사 인수 나서

중국이 전력을 비롯해 기간 산업에 속한 해외 기업 인수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전망공사(State Grid Corp)가 최근 호주의 전력회사인 오스그리드 인수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퇴짜를 맞자, 이번에는 상해전력이 파키스탄의 전력회사를 사들이기 위해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상해전력이 파키스탄의 전력회사인 K-일렉트릭의 지배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파키스탄 회사는 대외적으로 '카라치 전기공급회사'로 더 알려져 있으나, 사명을 'K-일렉트릭'으로 바꿨다. 기업 가치는 23억 달러(약 2조5천909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인수전에는 중국의 상해전력 외에도 ▲중국의 청정에너지 그룹인 GCL(Golden Concord Holdings Limited) ▲프랑스의 엔지 SA(Engie SA)등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GCL은 세계에서 가장 큰 폴리실리콘·태양열 웨이퍼 제조사인 중국 GCL 폴리에너지 홀딩스의 모기업이다.

참가 기업들은 이달 말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브라지 그룹이 보유한 K-일렉트릭 지분 66%에 대한 인수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브라지 그룹이 보유한 이 회사 지분의 가치는 15억 달러(약 1조6천8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도 K일렉트릭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파키스탄의 K일렉트릭은 카라치시 2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1만1천 명을 채용하고 있다.

상해전력은 앞서 지난 2014년에도 몰타의 국영 전력 기업(Enemalta)의 지분을 3억9천900만 달러(약 4천494억원)를 들여 매입한 바 있다. 상해전력이 K일렉트릭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이 회사의 해외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해외 전력 기업 인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률이 뒷걸음질하는 자국의 전력산업을 보완할 투자처를 찾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기간 산업 부문 기업 인수 시도에 반발하는 기류도 최근 각국에서 거세지고 있다.

호주 정부는 앞서 19일 중국의 국가전망공사와 홍콩의 청쿵 그룹이 제시한 뉴사우스웨일스주 전력망 사업자 오스그리드 인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국가전망공사와 청쿵그룹 양사는 오스그리드의 지배 지분인 50.4%를 인수하기 위해 그동안 물밑에서 첨예한 경쟁을 벌여왔다.

오스그리드는 170만 가구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미국 뉴저지 크기에 해당하는 지역에 배전망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고, 진입 장벽도 높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자원 강국인 호주는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그동안 밀월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계기로 관계가 틀어졌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으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각을 세워온 호주는 중국 기업의 오스그리드사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6. 0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