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친환경 선박으로 비용 절감, 탄소배출 감소 추진

2007년 세 명의 네덜란드 청년이 터무니없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해운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안드레아스, 요르너, 아르옌 등 세 명의 젊은이는 실제 ‘아틀란티스해운’이란 이름의 회사를 출범시켰는데 이제는 ‘페어트랜스포트(Fairtransport)’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줄이는 해운 장려 운동을 추진 중이다.

골자는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는 전통 방식의 범선을 바다에 띄우는 것이다. 페어트랜스포트의 ‘트레스 홈브레스(Tres Hombres)’는 복구 작업을 거쳐 2009년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범선이다. 32m 길이에 35톤의 선적용량을 갖춘 트레스홈브레스호는 유럽, 대서양 연안의 섬, 카리브 해역과 미주 대륙을 주 무대로 활동하면서 유기농 코코아, 커피, 럼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지속 가능성 및 환경 보존을 선호하는 기업과 이런 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선호가 증가하는 가운데 페어트랜스포트의 범선을 통해 운송된 상품에는 ‘에이클래스(A CLASS)’라는 라벨이 붙는다. 이 상품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운송돼 지속 가능성과 이산화탄소 감축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와 기업이 ‘에이클래스’ 라벨이 부착된 상품을 선호하면서 지속 가능성의 추구와 환경보존의 영역이 운송방식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페어트랜스포트의 이런 운동에 다른 해운회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페어트랜스포트 팀 소속의 또 다른 범선 ‘아폰튀르(Avontuur)’는 팀버코스트 사의 선박으로 바람과 태양열만으로 항해한다. 44m 크기에 77톤의 선적용량을 갖춘 이 배는 유럽, 북미, 카리브해, 호주 등을 다니면서 전통 진, 보드카, 커피, 와인 등을 운송하고 있다.

팀버코스트의 설립자 코르넬리우스 보커만은 “온실가스 배출 없는 해운의 목표는 소비자의 유기농 상품 수요와 환경 인식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운송에 지속 가능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재화의 약 90%가 선박을 이용하는 가운데 선박과 해운업계는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페어트랜스포트 사는 대형 하이브리드 화물선 제조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에코라이너(Ecoliner)’는 프로펠러를 통한 엔진과 바람을 이용한 돛에서 추진력을 얻어 현대 화물선과 구식 범선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오래 축적된 기후 정보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무역풍의 경로를 파악, 항해에 활용함으로써 연료 사용을 최소화한다.

이 선박의 건축과 설계는 네덜란드 설계업체 디크스트라가 맡았다. 130m 크기의 8천 톤급 대형 선박으로, 디자인은 속도와 항해경로 등을 고려했다. 선체는 컨테이너선, 유조선, 로로선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로테르담해양대학에 따르면 에코라이너의 선적용량은 1천~10만 톤이며 기존 선박에 비해 최대 60%까지 연료를 줄일 수 있다.

에코라이너 프로젝트 진행자들은 선박 제조에 앞서 투자자를 모집 중인데 ‘풍동 시험(wind tunnel test)’ 결과가 에코라이너의 비용지표로 활용돼 실제 선박 건조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은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국제무역의 90% 이상이 선박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온실가스 배출감소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오는 2020년까지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7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페어트랜스포트가 추진 중인 에코라이너 프로젝트가 해운업계의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6년 1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