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기업, 트럼프 당선에 투자 막힐까 '긴장'

시노펙 등 중국의 국영 석유 기업들이 미국의 트럼프 당선 이후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이는 미·중 양국 관계 급랭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관세 보복 등 무역 전면전을 벌이면 중국 기업들이 공들여온 대미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지난 2005년에도 미국의 석유회사인 유노칼 인수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여론의 역풍에 휘말려 고배를 마신바 있다. 이번에도 공화당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반중 여론에 불을 지피며 그동안 현지에 구축해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예기치 않은 대선 승리로 석유화학공사(시노펙), 석유천연가스공사(페트로차이나), 해양석유공사(CNOOC)를 비롯한 중국의 3대 국영석유 기업에도 긴장의 파고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은 그동안 급증하는 현지의 에너지 수요에 대응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려왔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은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지만, 가까운 시일안에 미국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앙골라, 이라크에서 소비물량의 상당 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이러한 현지 투자는 미국 석우 기업들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WSJ은 미국은 셰일유 유정에서 풍부하게 나오는 액화천연가스를 해외에 수출하려는 야심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영 석유업체들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미국의 원유, 가스 유정부터 파이프라인, 해안의 수출 터미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투자를 추진해왔다. 현지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물량을 수출하기 위해서다.

첫 결실은 미국 텍사스 남부에 위치한 체사피크에너지다. 국영기업인 CNOOC는 2010년말 미국 텍사스 남부에 위치한 체사피크에너지의 유전지분 일부를 손에 넣었다. 이 회사 이글포드 프로젝트 지분 33.3%를 10억8천만 달러(약 1조2천616억 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오바마 행정부 들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선거 승리는 미국 내 투자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를 다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CNOOC는 부시 행정부 때인 지난 2005년, 미국의 석유기업 유노칼 인수를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바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강한 역풍을 맞아 포기했는데, 이러한 악몽이 재연될까 중국 석유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법률회사인 K&L게이트의 데이비드 보흐너 변호사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할 때, 그들은 현지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고, 더 나아가 원유 등을 자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현시점에서 이러한 일이 가능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guessing game)"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6년 1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