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이용을 둘러싼 미국 남동부 3개 주의 20년에 걸친 분쟁에 대해 연방 법원이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했다.

플로리다주 잭슨 빌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의 폴 매그누손 판사는 11일부터 조지아,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 남동부 3개 주가 애틀랜타 북쪽에 있는 ‘레이니어 호수’의 이용권을 둘러싼 19년에 걸친 분쟁과 관련해 관련 소송들을 모두 병합해 청문회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이 11일 보도했다.

논란의 대상이 된 ‘레이니어 호수’는 조지아주 등 3개 주에 걸쳐 흐르는 채터후치강 상류에 있는 호수로, 1950년대 중반 뷰포드댐이 건설되면서 메트로 애틀랜타의 300만 시민들을 위한 핵심 상수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주가 1990년 이 호수를 상수원으로 사실상 독점하는 애틀랜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첫 소송을 내면서 분쟁은 시작됐다. 두 주는 뷰포드댐이 홍수예방과 바지선 운항, 수력발전 등 3개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라면서 특히 호수 물을 애틀랜타가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1958년 제정된 「물 공급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항소법원은 올해 초 미육군 공병대가 2003년 ‘레이니어 호수’에서 조지아주에 공급하는 상수의 양을 13%에서 22% 늘리기로 한 합의는 「물 공급법」 규정상 필요한 의회의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결해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조지아주는 「물 공급법」 규정상 의회 사전승인은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이 호수를 이용할 경우에 한해 필요한 것이며,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경우 지난 1946년 뷰포드 댐의 건설을 허가한 「강·항만법」에 의해 이미 허가된 호수 사용권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조지아주는 1946년 「강·항만법」이 제정되기 전에 의회에 제출됐던 각종 서류 및 관련자 증언을 통해 레이니어 호수 조성의 목적 중 하나가 애틀랜타 지역에 대한 상수 공급도 있음을 증거로 제시하며 법원의 청문회에 대비하고 있다.

3개 주가 물 문제를 놓고 극심하게 대립하는 배경에는 올해는 강수량이 늘어 가뭄이 해소되기는 했지만 지난 3년간 남동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잔디밭 물주기가 금지되는 등 수돗물 사용에 많은 제한이 가해진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

또 가뭄으로 ‘레이니어 호수’의 방수량이 줄어들면 하류의 플로리다와 앨라배마주가 타격을 받는 점도 한 몫을 한다. 플로리다주는 애팔래치콜라만에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굴 및 홍합을 보호하고, 급속하게 성장중인 펜핸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앨라배마주도 채터후치강 하류의 핵발전소에 냉각수를 공급하고 바지선이 운항할 수 있기 위해서는 ‘레이니어 호수’의 방류량이 충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2007년 12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물 방류를 의무화한 「멸종위기종 보호법」까지 동원해 호수를 관리중인 육군공병대측을 압박, ‘레이니어 호수’ 수위가 사상 최저로 내려갈 정도로 물을 방류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미국 남동부 3개 주의 오랜 분쟁에 매그누손 판사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