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쓰레기 수입 규제 강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생용으로 가장 많이 수입했던 중국이 지난해부터 쓰레기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관련 규제가 느슨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쓰레기 수입이 급증했다.

영국은 지난해 7만여 톤의 쓰레기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이다.

독일은 對인니 쓰레기 수출량이 2017년 400톤에서 지난해 6만여 톤으로 급증하였고, 네덜란드와 일본 역시 동기간 쓰레기 수출량이 전년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 5월 7천여 톤의 선진국발 쓰레기가 밀반입되고 있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Greenpeace Indonesia)에 따르면 2017년 월평균 1만여 톤 수준이었던 수입 쓰레기가 2018년 월평균 3만 5천여 톤으로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외한 고철·폐지는 별다른 수입 규제가 없어서 재활용 불가 유해 폐기물이 밀반입 되고 있다. 인니 현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이 유해 폐기물들이 하천에 무분별하게 버려지거나 태워졌다.

인도네시아는 불법 반입된 쓰레기들을 배출국으로 반송하고, 쓰레기 수입 관련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세움웠다.

지난 6월 수라바야(Surabaya)의 한 재활용 업체가 미국에서 수입한 쓰레기 컨테이너의 경우 세관 신고 시 폐지 컨테이너로 등록되었으나, 조사결과 30% 가량 이 플라스틱 쓰레기, 병, 기저귀임으로 드러났다. 이에 해당 컨테이너 5개를 반송 조치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선진국발 쓰레기의 무분별한 수입이 야기하는 문제점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수입 규제를 위한 법안 제정을 지시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 영국, 호주, 독일, 스페인 등 선진국에서 밀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3천여 톤을 적발해 배출국으로 돌려보냈다.

필리핀 역시 유독성 쓰레기를 수년 간 자국에 수출해온 캐나다에 조속한 회수를 요구하였으며, 이에 캐나다 정부는 2013∼14년 필리핀에 밀반입된 쓰레기 컨테이너 69개를 되가져가기로 했다.

선진국들이 자국의 환경보호를 이유로 동남아시아에 재활용 불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동남아 국가 입장에서 매우 부당한 행위이며, 또한 근본적인 환경 보호책이 아니다.

지난 6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해양 쓰레기 절감에 관한 내용을 담은 '방콕 선언'이 채택된 것으로 보아, 동남아 국가들이 더 이상 쓰레기 수입에 온건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강경한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달 말 열릴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 중 ‘해양오염 플라스틱 쓰레기’가 상정되어 있을 만큼, 선진국들과 동남아 국가 간 쓰레기 수출입에 관한 첨예한 의견 대립이 예상되며 이 의견 차를 어떻게 좁혀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9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