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으로는 깨끗해 보이는 물도 현미경으로 보면 수많은 불순물, 유기물질, 박테리아, 곰팡이 등으로 오염된 경우가 많고 아직도 수인성 질병으로 수많은 인류가 고통을 겪고 있다. 물론 도심의 경우 상수도시설의 발달로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등산여행객, 캠핑족 등 레저인구와 비상 시 응급환자를 위한 휴대용 간이 정수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휴대용 정수처리는 크게 끓이는 법, 화학적 처리법, 기계적 필터링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물을 끓이는 법은 에너지 소모와 시간소요가 크고, 미생물만 제거할 뿐 중금속 등은 걸러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또, 이온 태블릿을 이용한 화학적인 처리도 불순물 제거 효과가 크지 않고 화학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기계적 필터링만이 미생물 뿐 아니라 불순물 등을 걸러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효율이 우수한 펌프식 필터링 방법이 많이 쓰이는 추세다.

 

휴대용 정수제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스위스의 카타딘(Katadyn)은 은 이온을 이용한 정수제품을 토대로 성장한 휴대용 정수용품 분야의 세계 최대기업이다. 19세기 스위스 식물학자 Carl Wilhelm이 은의 항균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고, 이에 따라 은 이온을 이용한 수질 정화산업이 태동하게 됐다.

 

카타딘은 취리히 도심에서 2㎞ 동북쪽 외곽지역 Wallisellen(칸톤 취리히 소재)에 있으며, 세계 휴대용 정수통 시장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카타딘의 사업 영역은 필터, 태블릿 등 휴대용 수질정화제품, 등산용 스토브, 등산용 간식, 산업용 정수시설 등 크게 4가지 부문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휴대용 정수기 Katadyn, 박테리아 잡는 Katadyn 정수필터, 염분 제거기술, 수질정화 태블릿, 수질정화필터

카타딘의 특허자료에 따르면, 정수 필터는 실린더 형태의 기계식 필터를 사용하는데 분당 1.5L 이상의 물을 정화할 수 있으며, 필터당 수명은 약 26L의 물 정화 시까지이다. 필터의 정밀도는 0.1㎛여서 웬만한 박테리아(보통 0.3 마이크로 미터 이상)나 살충제, 제초제 등 불순물도 걸러낼 수 있는 기술력을 지녔다.

카타딘의 회사명은 촉매(Catalytic)와 다양함(oligodynamic)의 합성어로 은 촉매를 이용해 다양한 수질정화제품을 선보이는 회사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1928년 화학자 Georg A. Krause가 뮌헨 특허청에 Micropur로 특허를 신청하며 설립된 카타딘은 1930년대 세라믹 정수필터를 생산하며 휴대용 정수용품 시장을 열었다. 1970년대 자외선조사법을 통해 상수도 정화사업에 진입했으며 이후 산업용 수처리부문을 분리하고 아웃도어, 여행용 정수제품에 주력해 성공을 거뒀다.

 

1999년 경쟁사인 독일의 Wedeco를 합병하고, 2001년에는 미국시장의 경쟁자였던 Extream Water Technology와 프록터 &갬블 계열사인 PUR Outdoor를 흡수합병하며 세계 최대 휴대용 정수용품 업체로 올라섰다. 특히 PUR Outdoor합병을 계기로 휴대용 탈염분 제품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며 2002년에는 프랑스의 세일즈 에이전트인 Montagnes를 인수했다.

 

현재 카타딘 제품은 전 세계 국제구호기구, 군대, 등산레저 이용객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이 기업의 생산규모는 연간 정수필터 10만 개, 필터부품 20만 개, 수질정화 태블릿 1천만 개에 이르며 연간 매출액은 3천800만 프랑(약 3천700만 달러)에 달한다.

무엇보다 카타딘사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카타딘 Help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등 수질오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