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스콜피오(Scorpio Group)가 기존 논의되던 1만8천TEU급에서 2만TEU급으로 선박 크기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1만8천TEU급 선박을 건조한 대우조선, 1만9천TEU급 선박을 건조 중인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2만TEU급 컨테이너선 시대를 개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월 13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스콜피오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옵션 4척 포함) 건조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초 스콜피오는 삼성중공업과 최대 6척의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되면서 선박 크기와 발주 척수가 상향됐으며 현지 업계에서는 이들 선박이 인도 후 MSC(Mediterranean Shipping Co)에 15년간 나용선(Bareboat Charter)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콜피오와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협상이 구체화되면서 총 계약금액은 약 13억2천만 달러, 척당 선가는 1억6천600만 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척당 1억5천만 달러 수준인 1만8천TEU급 선박보다 높은 것이긴 하나 TEU당 선가는 약 8천333 달러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콜피오는 이와 같은 금액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가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 2011년만 해도 조선업계는 TEU당 1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선박을 수주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현재는 8천 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로 2만TEU급 컨테이너선 시대를 열게 되며 그동안 스콜피오탱커스(Scorpio Tankers), 스콜피오벌커스(Scorpio Bulkers) 등 계열사를 통해 유조선과 벌크선을 발주해왔던 스콜피오도 세계 최대 크기의 선박 발주와 함께 컨테이너선 시장에 화려하게 진출하게 된다.

이에 앞선 지난 2011년 대우조선해양은 머스크라인(Maersk Line)으로부터 1만8천TEU급 선박 20척을 수주해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CSCL(China Shipping Container Lines)로부터 1만8천TEU급 선박 5척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CSCL과의 협의를 거쳐 선박 크기를 1만9천TEU급으로 상향해 건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