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과의 경쟁 끝에 18조원 규모의 인도 고속전철 사업을 수주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월 12일 보도했다.

 

전날부터 3일간 인도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150억달러(약 17조7200억원) 규모의 인도 최초 고속전철 건설에 일본의 신칸센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인도의 새로운 시대 개막에 어울리는 프로젝트"라며 "신칸센 시스템이 인도의 다른 철도 노선에도 도입될 것을 강력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일본이 총 9800만루피(약 140억6000만달러)의 건설 비용 가운데 120억달러를 '관대한 조건'(easy terms)으로 융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현지 언론은 양국이 연 0.5% 이자로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차관 조건에 합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의 통상 차관 조건인 1.5% 이율에 25년간 상환 조건에 비해 매력적인 것이다.

 

이번에 일본이 고속철을 건설할 구간은 인도의 금융 수도인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와 제조업 허브인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를 잇는 505㎞다. 현재 8시간이 걸리는 이동 거리를 2시간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통신은 인도가 약 3년간의 협의 끝에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은 양국이 공동의 투자 목표가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확대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10월 50억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자카르다-반둥 간 150km 고속철도 건설을 수주하는 등 고속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과 중국은 인도의 고속철 건설 수주를 따내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설비용을 부각했고 일본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양국은 인도에 일본 원자력발전소 기술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 차원의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하고 방위 장비 이전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