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호주 최대 에너지 전시회 All-Energy 참관기

2030년, 호주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80%까지 확대 전망

태양광 에너지 및 배터리, 전기차, 수소, 에너지 매니지먼트 분야 주목

전시회 개요

[자료: KOTRA 멜버른 무역관 촬영]

All-Energy는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호주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전시회로 2009년 처음 시작해 관련 전시회 중 가장 전문성이 높은 행사로 자리잡았다. 청정에너지위원회인 Clean Energy Council와 파트너십으로 개최해 방문객들은 사전 신청 후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매년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행사이며 일반 전시와 전문가 200여 명이 연사로 참여하는 콘퍼런스와 네트워킹 이벤트가 마련됐다. 올해의 경우 빅토리아 주정부가 2020년 3월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2년 7개월 만인 10월 12일 팬데믹 종료를 선언해 코로나 이전의 활기찬 분위기를 되찾았다. Clean Energy Council에 따르면 지붕형 솔라, 전기차는 이미 호주에서 뉴노멀로 자리잡았으며 소형 및 대형 에너지 스토리지, 수력 발전, 수소 등이 에너지 산업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주 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빅토리아주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는 호주에서 대규모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주도, 2021년 기준 1만 7328G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주(state) 전체 전기 생산의 33.4%이며 2030년에는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스토리지 용량을 2.6GW, 2035년에는 빅토리아주 주민의 피크타임 전력 사용량의 50%에 해당하는 6.3GW까지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2021년 12월에는 300MW/450MWH규모의 호주 최대 리튬이온배터리 Victorian Big battery가 멜버른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Geelong 지역에 완공돼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남호주 Hornsdale Power Reserve 지역에 있는 150MW/194MWH Tesla Big Battery보다 2배 정도 큰 사이즈이다.

[자료: NEOEN]

주정부에서는 All-Energy에 스폰서로 참여하여 워크샵을 통해 에너지 정책 및 솔라 에너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빅토리아주는 13억 호주 달러 규모의 Solar Homes 프로그램을 통해 21만 5000가구에서 태양광 패널 및 ESS를 통해 설치 비용 및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집권당인 노동당은 11월 26일 빅토리아 주선거(Victorian State Election)를 앞두고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50%에서 65%로 상향 조정하고 국가 목표보다 5년 앞선 2045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솔라 패널 및 배터리 유통사인 C사의 대표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주정부가 화석 연료 발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각 가정의 전기세 절감에 도움이 되는 솔라 패널 및 ESS, 해당 전력을 활용하는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에너지 전시부스 인기

IBIS World에 의하면, 호주 태양광 패널 설치 시장은 32억 호주 달러 규모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5.1%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호주의 경우, 2021년에 39만 가구에서 태양광 시스템을 신규로 설치해 신기록을 세웠으며 전체 1100만 가구 중 300만 가구 이상이 지붕형 솔라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동 시장은 상승 중인 전기세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솔라 에너지 관련 업체 전시부스 및 콘퍼런스 행사장>

[자료: KOTRA 멜버른 무역관 촬영]

이번 전시회에서는 GOODWE, GROWATT, SUNGROW, LONGi, RISEN 등 중국계 태양광 에너지 기업과 미국의 솔라팜 솔루션 기업 Nextracker 등이 대형 스폰서로 참여했으며, 전시업체 중 솔라 PV(photovoltaic) 제조 및 유통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솔라 PV 및 ESS 배터리를 유통하는 E사의 담당자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미팅에서 현지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계 기업과 기술력을 앞세운 북미, 유럽 업체의 솔라 패널 및 배터리 제품으로 양분화된 상황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All-Energy 행사장에서는 솔라 에너지 시장과 관련된 워크숍 및 콘퍼런스가 진행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Clean Energy Council에서는 2021년 11월 19일, 새롭게 발표된 AS/NZS 5033:2021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NSW주에서는 발표 즉시 적용되었고 그 외 모든 주에서는 2022년 5월 19일부터 의무화가 되었다. 기존의 AS/NZS 5033:2014에서 업데이트된 부분은 기준 범위, 최대 시스템 전압, PV 회로 전류 계산, 루프탑 DC 절연기 요구사항 등으로 관련 제조사, 개발사, 설치업체에서는 참고해야 한다.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른 관련 산업 성장 및 V2G 연구 활발

호주 신임 정부에서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5억 호주 달러 규모의 Driving the Nation Fund을 조성하고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설립과 주요 고속도로의 수소 충전소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입차 관세를 철폐하고 세금 혜택, 인센티브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차 구매 비용을 낮추고자 한다. 2021년 기준, 호주의 전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율은 2%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치인 9%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판매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솔라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기 전시부스>

[자료: KOTRA 멜버른 무역관 촬영]

전기차를 구매하는 개인이 늘어나면서 주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장치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호주 SOLTARO, 중국 GOODWE 등 가정에 설치된 솔라 패널과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전시한 업체도 찾아볼 수 있었다. 멜버른에 본사가 위치한 SOLTARO는 다양한 브랜드의 패널과 인버터를 수입해 도매로 판매하는 업체로 시작했다. 2016년 중국에 솔라 배터리를 제조 및 조립하는 공장을 오픈해 자체 브랜드로 가정용 에너지 스토리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하다.

호주에서는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배터리의 남은 전력을 이용하는 기술인 V2G(Vehicle-to-grid)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활용해 남은 전력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호주에 1900만 대의 운행 차량이 있는데, 미래에 모두 전기차로 전환되었다고 가정하면 총 1800GWH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에 해당한다. 반대로 각 가정에 설치된 7.7kw 전기차 충전기로 100만 가구가 동시에 충전하게 된다면 이는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에 25%가 추가되는 셈이다.

ACT 주정부에서는 ActewAGL(에너지 리테일러),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대학), Nissan(자동차), Evonenerg(에너지 유통사), JET Charge(EV충전기), SG Fleet(모빌리티 매니지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Realising Electric Vehicle-to-Grid Services (REV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Nissan의 전기차 Leaf 차량 51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간호사, IT 담당 직원 등 ACT 주정부 소속 공무원이 사용한다. 이러한 시범 운영을 통해 얻은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 기업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V2G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그린 수소 공급국이 되기 위한 호주의 계획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솔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낮과 밤, 기후에 관계없이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수소 에너지 저장 기술이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분야로 주목받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는 수소 가스로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의 형태로 저장된 수소는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 되면 수소 가스로 저장된 재생에너지를 내수 시장과 해외에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호주는 재생에너지로 그린 수소를 생산해 한국, 싱가포르, 일본, 독일 등으로 수출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소 및 연료전지 관련 정부기관과 투자 및 개발업체 14개 사가 참가했으며 전시부스 및 콘퍼런스를 통해 호주 수소경제의 미래와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울산경자청이 유일하게 전시관을 운영, 참가기업들을 대상으로 울산경자청을 소개하고 기업 투자 시 특전을 안내했다. 또한 Invest Victoria, Australian Hydrogen Council 등 현지 주요 기관 및 기업을 방문해 울산의 수소 생태계 현황을 공유하는 등 투자유치 활동을 펼쳤다.

<울산경자청 전시부스>

[자료: 울산시, KOTRA 멜버른무역관 촬영]

현지 전문가들은 호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21년 전체 전력 생산의 32.5%에서 2030년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 수소 경제에 대한 미래도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고 전망한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더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고 있으며, 관련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 호주 최초의 대형 수소 생산 시설 건설을 위한 Yuri Project가 호주재생에너지청 Australian Renewable Energy Agency (ARENA)의 승인 및 투자금을 유치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는 8700만 호주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10MW급 전해조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18MW급 태양광 발전 시스템, 8MW/5MWh 리튬이온배터리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사점 및 전망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산업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비치고 있다. 호주의 경우도 탄소 배출은 줄이되 전기세를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정권교체를 통해 새롭게 임명된 호주 Albanese 총리는 2030년까지 2005년 탄소배출 수준의 26~28%까지 감축하는 목표를 43%로 상향조정했으며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82%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또한 송전망의 현대화를 위해 ‘Rewiring the Natio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국가전력시장(National Electricity Market)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올해 All-Energy 전시회에서는 신임 호주 정부의 확고한 정책 방향에 힘입어 정부기관 및 관련 부처, 산업 협회, 대학, 기업의 관심이 뜨거웠으며 전시관뿐만 아니라 콘퍼런스, 워크샵 행사 등을 통해 에너지 산업의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호주가 강점을 가진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인기가 많았으며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친환경 모빌리티를 위한 전기차, 향후 내수 시장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수소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기업에서는 호주 재생에너지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전기세 절약과 탄소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호주 및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2023년 All-Energy 전시회는 10월 25일과 26일에 Melbourne Conventional Exhibition Centre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자료: Clean Energy Council, Victorian Government, IBIS World,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

[출처 = KOTRA GlobalWindow(http://news.kotra.or.kr) / 2022년 1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