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핵보유국 인정 논란
핵확산 전문가 마크 피츠패트릭(Mark Fitzpatrick)이 저술한 압둘 카디르 칸(A.Q. Khan)의 활동에 대한 독백은 일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의 최신 저서인 파키스탄의 핵위험 극복하기(Overcoming Pakistan’s Nuclear Dangers)에서는 파키스탄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omprehensive Test Ban Treaty, CTBT)을 비준하고 핵분열성물질감축조약(Fissile Material Cut-off Treaty, FMCT)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외의 핵안전조치를 채택 및 강화할 경우 파키스탄을 정상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크는 아대륙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핵군비 경쟁을 파국적인 위험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와 파키스탄을 기존 핵질서에 편입시킴으로써 그 위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맞는 면도 있지만 파키스탄과 인도가 CTBT와 FMCT에 서명함으로써 제한받게 될 권리에 따른 불이익을 어떻게 설득시켜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파키스탄의 공식입장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국인 인도와 불편한 핵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파키스탄 지도부는 군부와 민간 분야 모두 핵폭탄은 자국의 주권과 영토를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재래식 전력의 우세를 가질 것으로 본 파키스탄의 예상은 적중했으며, 그 반발로 벌어진 핵확산은 예정된 것이었다.
마크는 파키스탄이 가정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은 인도가 핵보복을 할 수 없도록 우세한 전력을 갖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줄피카 알리 부토(Zulfikar Ali Bhutto)는 인도가 첫 번째 핵실험을 수행하기 2년 전에 핵억제력을 보유하는 계획을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부지런히 핵탄두를 제조했고 인도의 2차 핵실험이 수행되기 전에 충분한 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현재 파키스탄의 핵무기는 경제규모상 8배나 큰 인도에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크는 아직까지 인도, 파키스탄, 미국 등 어느 정부의 의제에도 오른 적이 없는 중요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의 책은 최근 인도가 핵문제에 더욱 심각한 입장을 채택하여 아대륙에서 핵위험 상황이 커지고 있는 적절한 시점에 발간되었다. 하지만 그의 견해가 파키스탄이나 인도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인가에는 회의적이다. 물론 파키스탄은 정상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예상되는 핵확산을 줄이고 지도부가 과격 폭력단체들에 대한 영장 발급을 주저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전까지 파키스탄이 정상적인 핵보유국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정상적인 핵보유국이 되는데 도움을 줄 의향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다. 신뢰 구축과 핵위협 감소 조치를 위한 협상은 체계를 잡지 못하고 쉽게 단절되며 오랫동안 지연되어 왔다. 양국의 협상 참가자들은 이런 일련의 조치가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대신에 보다 중요한 것을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바로 파키스탄은 인도와 독립적으로 CTBT나 FMCT에 서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인도는 이미 CTBT에 서명하거나 핵분열성 물질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도 원자력공급국그룹(NSG)으로부터 원자력 거래를 승인받았다. 인도로서는 중국에 대항할 능력을 약화시키면서까지 파키스탄의 원자력 클럽 가입을 도와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군비경쟁을 완화시키는 것은 하향식뿐만 아니라 상향식으로 조정가와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파키스탄의 무기는 인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지만 인도의 무기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파키스탄과 상관 없이 인도는 중국과 경쟁할 것이다. 따라서 인도의 가입 여부를 감안해 협정에 가입할 수 있다는 파키스탄의 입장을 수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FMCT는 파키스탄이 양국의 핵무기 비축량에 대해 서로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한 바 있으며, 구체적으로 실현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차라리 아대륙에서 CTBT를 성사시키는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다.
인도의 경우 미국과 민수용 협정을 체결함에 앞서 정상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 받는데 아무런 장애를 겪지 않았다. 이 협정은 아직까지 미국 원자력 업계에 큰 도움을 주거나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지정학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인도 무기 수출은 증가했지만 협정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다. 인도는 여전히 러시아의 우방으로 남아 있으며, 크림반도를 점령한 러시아에 대한 유엔 투표에서 인도가 러시아를 지지한 것을 증거로 볼 수 있다. 인도는 중국이 호전적이 되지 않는 이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편을 정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도 관계는 새로운 인도 정부 하에서 개선되었지만 인도를 재정의함에 따라 예측되었던 이득은 아직까지는 환상이다.
민수용 원자력 협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비확산 측면에서 볼 때 어리석은 것이다. 그 협정은 8개의 발전용 원자로는 물론이고 증식 프로그램에 대해 안전조치 부과를 거부하고 있는 인도가 국제 시장에서 우라늄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파키스탄의 예상되는 확산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있으며 네 번째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를 건설하고 원자력 기반 시설 확장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아대륙에서 핵무기 경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민수용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많은 이유로 좋은 구실이 되지 못하는데, 파키스탄이 중국의 원조 외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이 정상적인 핵보유국이 됨에 따라 인도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뭐가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국가안보 혹은 정치적 이득을 이해못하는 파키스탄 지도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벌였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만약 라왈핀디(Rawalpindi)가 인도에 대적하는데 충분한 핵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생각했다면 설득이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역풍을 가져 왔다. 대조적으로 라왈핀디가 핵보유를 완화할 의향을 보이지 않았다면 설득은 낭비가 될 것이다.
파키스탄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측에서는 잠김비용(sunk cost)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아마도 2020년까지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것은 인도가 탄도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이나 기타 기술적인 진전을 가져온다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파키스탄 지도부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인도와 정상적으로 이웃 국가의 관계를 가지거나 인도를 상대로 극단적인 핵군비 경쟁을 벌이는 것을 두고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선린 관계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없으며 강한 경제를 이룩하지 않고서는 강국이 될 수 없다.
파키스탄이 현 상황을 더 오래 유지한다면 경제적 성장은 제한될 것이다. 이것은 반국가 폭력,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영장 발부, 국경 교역 활성화, 진지한 신뢰 구축, 인도와 핵위험 감소 등을 통해 직접 구현될 수 있다. 파키스탄은 자체적으로 평화를 이루기 전까지는 인도와 평화로운 관계를 가질 수 없다.
내부의 보안 위협과 핵무기가 공존하는 경우 어떤 국가도 정상적인 국가로 간주될 수 없다. 여기에서 다시 설득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설득이 도움을 줄 수 있으려면 파키스탄 당국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파키스탄에 있어 정상적인 핵보유국은 자체적으로 이룩해야 하는 것이지 외부에서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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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ormal, Nuclear Pakistan
Mark Fitzpatrick is a highly respected, careful chronicler of nuclear proliferation. His monograph of A.Q. Khan’s activities is required reading. So, too, is his latest, Overcoming Pakistan’s Nuclear Dangers, in which he recommends that Pakistan be treated as a normal nuclear state if it facilitates the entry into force of the Comprehensive Test Ban Treaty, negotiation of the Fissile Material Cut-off Treaty, and helps reinforce other nuclear norms.
Mark correctly identifies an intensified nuclear competition on the subcontinent as a grave danger. He reasons that by bringing India and Pakistan into the existing nuclear order, dangers might be averted. He’s right. But will inducements succeed in persuading Pakistan (and India) to accept the limits inherent in signing up to the CTBT and FMCT?
Pakistan’s official narrative is that of a reluctant, unwilling party to a nuclear competition with India. In reality, Pakistani leaders, civil as well as military, have viewed the Bomb as absolutely essential to maintain national sovereignty and territorial integrity. They rightly predicted that New Delhi would develop nuclear weapons and gain conventional military advantages, and countered by engaging in “anticipatory” proliferation.
As Mark writes, “Pakistan assumed the worst about India’s intentions and spared no effort in preparing a nuclear counterpunch.” Zulfikar Ali Bhutto’s set the wheels in motion to acquire a nuclear deterrent two years before India’s first test of a nuclear device. Pakistan produced a deliverable nuclear warhead and possessed confidence in its reliability before India’s second round of tests. Today, Pakistan’s nuclear arsenal compares favorably to that of a neighbor whose economy is eight times bigger.
Mark is tackling a significant problem that hasn’t climbed anywhere near the top of the New Delhi’s, Islamabad’s or Washington’s agenda. His book is timely because nuclear dangers will grow on the subcontinent as New Delhi applies itself far more seriously to nuclear matters in the years ahead. But I doubt that his inducements will look attractive to Pakistan — or India, for that matter.
Sure, Pakistan would like to be re-branded as a normal nuclear state. But unless Pakistan’s anticipatory proliferation reflex changes, and unless its leaders demonstrate a sustained national commitment to reclaim the writ of the state against violent extremists, nuclear normalcy will elude Pakistan.
New Delhi hasn’t shown much interest in helping Pakistan become a normal, nuclear state. Negotiations over confidence-building and nuclear risk reductions measures have been desultory, easily interrupted, and long delayed. Indian and Pakistani interlocutors do not view these measures as having intrinsic value. Instead, they are chips to be played for something more important.
Pakistan won’t sign the CTBT and join an FMCT without India. New Delhi has already gained the Nuclear Suppliers Group’s seal of approval without having to sign the CTBT or suspend production of bomb-making material. Why would India help usher Pakistan into the club of responsible states possessing nuclear weapons if this means curtailing capabilities against a rising China?
Defusing an arms competition requires choreographed efforts from the top-down as well as from the bottom up. Pakistan measures itself against India, while India measures itself against China. India will compete with China regardless of what Pakistan does. So, as long as Pakistan pegs its nuclear needs to what it anticipates India wants, inducements in return for treaties are unlikely to be successful. The FMCT may take years to materialize even after Pakistan lifts its veto on negotiations because both countries aren’t sure how big an arsenal they need. And the scenario providing the quickest path to the CTBT on the subcontinent (India resumes testing, followed by Pakistan, followed by signatures) would ratchet up the competition.
India’s nuclear requirements haven’t diminished after being re-branded as a normal, responsible state possessing advanced nuclear technologies via the US-India civil-nuclear deal. This deal has not yet yielded the profits for US nuclear power companies or the geopolitical gains anticipated by its backers. US arms sales to India are up,
which would be the case with or without the deal. New Delhi has remained on Moscow’s good side, as evident by India’s UN vote on Russia’s seizure of the Crimea, and will avoid choosing sides between Washington and China unless Beijing becomes belligerent. US-India ties should improve under a new Indian government, but the predicted benefits of re-branding India have so far been illusory.
The arguments by backers of the civil-nuclear deal that it would be good for nonproliferation were fatuous. The deal enabled India to purchase uranium on global markets while refusing to place safeguards on no less than eight power plants as well as breeder programs. Pakistan’s anticipatory proliferation impulse kicked in once again, building a fourth plutonium production reactor and moving forward on other nuclear infrastructure projects. The dangers of deterrence and arms race stability on the subcontinent pre-dated the deal, but were compounded by it.
A civil-nuclear deal for Pakistan isn’t in the cards for many reasons, including Pakistan’s inability to pay for nuclear power plants except at the concessionary prices offered by China. Would some other way to designate Pakistan as a normal state possessing nuclear weapons produce better results that the deal given to India?
Many have tried to provide Pakistani leaders with inducements to take actions that were not perceived to be in their national security or political interests – and many have failed. If Rawalpindi were to conclude that it has sufficient nuclear capabilities to deter India, inducements might help — but they could also backfire, because those accepting favors will be accused of doing Washington’s bidding. Conversely, if Rawalpindi isn’t inclined to relax nuclear requirements, inducements will be wasted.
The stewards of Pakistan’s nuclear program tell visitors that they intend to utilize sunk costs to implement planned requirements, perhaps through 2020. But this plateau could be a mirage, as requirements could continue to grow if stimulated by Indian ballistic missile defense programs or other technical advances.
Pakistan’s leaders have a choice to make: they can seek normal, neighborly ties with India or continue to engage in a nuclear competition while accommodating extremist groups that target India. Pakistan cannot become a normal state that possesses nuclear weapons unless it has good neighborly relations, and Pakistan cannot become strong without a strong economy. Until Pakistan gets its house in order, economic growth will be constrained.
These conclusions point in the direction of reclaiming the writ of the state against violent, extremist groups, vastly increasing cross-border trade, and seriously pursuing confidence-building and nuclear risk reduction measures with India.
Pakistan cannot be at peace with India until it is at peace with itself. No nation can be considered normal when internal security threats grow alongside its nuclear arsenal. Here too, inducements won’t help; help can only come after Pakistani authorities make wise decisions. For Pakistan, nuclear normality begins at home; it’s not something that can be meaningfully bestowed by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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