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지하 얼음벽(ice wall)을 건설하는 계획이 승인을 받고 건설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원자력규제청( Nuclear Regulation Authority, NRA)이 승인한 이 얼음벽은 사고가 발생한 4개 원자로 주변의 지하 토양을 동결시키게 된다. 이 얼음벽의 목표는 방사성 폐기물이 원자로 부지에서 누출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의 지하수가 부지로 스며드는 것도 차단하는 것이다. 

재팬 타임스에 따르면, 도쿄전력(TEPCO)이 제안한 이 프로젝트에 일본 정부는 추정비용 320억 엔(약 3,200억 원)을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은 지체 없이 시작되어 다음달에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전에 NRA가 동결 방식은 지반침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5월 26일, NRA는 TEPCO가 만일 지반침하가 일어나더라도 일부 지역에 16mm 수준에 그친다고 한 주장을 수용하면서 안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TEPCO 작업자들은 5월 초 타당성 조사를 위해 동결벽을 설치하는 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프로젝트를 승인한 후, NRA 위원 도요시 후케타(Toyoshi Fuketa)는 교도 뉴스와 인터뷰에서 “얼음벽 구축에 따른 부작용 중에 가장 우려하고 있는 지반침하 규모에 대한 업체 측의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케타는 프로젝트에 관해 원자로 건물 내의 방사성 오염수의 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을 포함하여 여러 현안들이 아직 논의되기 전이라고 덧붙였다. 거의 100 feet(약 30 m) 깊이로 1.5 km에 걸쳐 구축되는 이 얼음벽은 2011년 지진과 쓰나미로 노심용융 사고를 일으켰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4호기를 둘러싸게 된다. 

작업자들은 지하에 파이프를 매설하여 냉매를 순환시켜 토양을 동결시킬 수 있는 영하 40도로 냉각시킬 예정이다. 이것은 파괴된 발전소로부터 오염수가 누출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건물 지하로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도 막아 용융된 노심에서 흘러나온 침출수와 섞이는 것도 방지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일부로 TEPCO는 원자로 건물 주변에 또 하나의 지하수 배수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방벽의 대안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초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장이자 현재 TEPCO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일 클라인(Dale Klein)은 얼음벽이 방사선 누출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와 TEPCO가 리스크와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계획을 검토해야 하고 다른 곳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필요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제라도 결정을 내릴 때에는 당시 시점에서 가용한 적절한 과학에 기반을 두어야 하고 과학과 정치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것은 좋은 대안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질 수 있겠지만 단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1년 노심용융 이후 3년 이상 후쿠시마 발전소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오염수에 잠겨 있다. 계속된 저장탱크에서 발생한 오염수 유출과 실수들로 제염작업은 앞으로도 수 십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지역 어민들에게도 환경적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