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저에너지광을 고에너지광으로 변환시키는 금속유기 복합재료


일본 큐슈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저에너지의 빛을 고에너지의 빛으로 변환하는 기술인 포톤 업컨버젼(photon upconversion)에 필요한 유기-무기 복합재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포톤 업컨버젼은 저에너지의 빛을 고에너지의 빛으로 변환하는 기술로, 이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불가능하였던 저에너지의 빛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태양전지나 인공광합성 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톤 업컨버젼의 메커니즘은 이광자 흡수나 희토류 나노입자의 다단계 여기를 기초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레이저 광과 같은 매우 강한 광(태양광의 천 배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태양광과 같은 약한 광은 이용할 수 없다. 이에 최근 3중항-3중항 소멸(triplet-triplet annihilation: TTA) ([그림 1)]의 메커니즘을 통해 약한 빛에서도 업컨버젼 발광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 TTA 메커니즘을 이용한 업컨버젼은 일반적으로 도너(증감제), 어셉터(발광체)로 작용하는 두 종류의 색소분자가 유기 용매에 용해되어 있다. 빛의 흡수하여 여기 3중항 상태가 되는 도너가 어셉터의 3중항 에너지로 이동하면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여기 삼중항 2개의 어셉터 분자가 용액 중에서 확산 충돌하고, 그 중 하나의 분자가 3중항 보다도 높은 에너지를 가진 여기 1중항 상태가 되어 업컨버젼 발광이 일어난다. 즉 저에너지를 가진 2개의 광자를 이용하여 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하나의 광자를 만들어내게 된다.

지금까지 TTA를 이용한 업컨버젼 연구분야에서는 주로 도너-어셉터 분자 자체의 확산을 이용하어 에너지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을 이용했지만, 산업적으로 응용이 가능한 고체상태에서는 분자 확산에 제한이 있어 태양광과 같은 약한광을 고효율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그룹은 색소분자를 자기조직화한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이용하여 분자가 아닌 에너지를 확산시켜 용액 중에 고효율 업컨버젼을 일어나게 하여 고체 상태에서 성공하고자 하였다.

연구진은 금속-유기 복합소재(MOF)라고 불리는 결정성 재료에 어셉터 분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MOF를 이용한 업컨버젼을 세계 최로로 성공시켰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태양광과 같은 약한 빛을 업컨버젼시키기 위해서는 1) 어떻게든 도너에서 어셉터로 여기 3중항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동시키고, 동시에 2) 그 여기 2중항의 에너지를 어셉터 분자 간에 고속으로 확산시키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였다.

첫 번째 과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고체상태에서는 도너 분자가 응집해버려 어셉터 분자에 에너지를 잘 전달하지 못했지만 MOF의 나노 결정을 합성시키는 것으로 그 도너 결정표면에 도너분자를 수쇄하는 콜로이드-계면화학의 새로운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림 2]) 또한 두 번째 과제에서는 지금까지 부드러운 폴리머 중에 색소를 분산시키는 방법을 이용하였지만, 여기에서는 충분한 색소의 확산속도를 얻을 수 없었다.

이에 이번에는 MOF의 구조 중 어셉터 부위(디페닐 안트라센)를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여기 3중항 에너지를 고속으로 확산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림 3]) 이러한 두 과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함으로써 태양광과 같은 저에너지광도 업컨버젼 효율을 최대화(약 2%)하는 것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였다.

또한 분자를 확산시키는 현존 방법에서는 역학 특성이 덜 부드러운 고분자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도너 수쇄 MOF 나노 입자에서는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Polymethylmethacrylate) 등 역학 특성이 우수한 단단한 플라스틱에도 분산시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범용성이 높은 플라스틱재료를 고기능화하여 재생가능 에너지에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개발한 업컨버젼 재료는 태양광과 같은 에너지가 약한 광에서도 이용 효율을 최대화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학술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가치가 큰 성과이다. 또한 PMMA 등 범용성 플라스틱에도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구부러지거나 늘어나는 플렉시블 디바이스의 기반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향후 근적외선을 가시광으로 변환하거나 가시광을 적외선으로 변환하는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태양광 전지 및 인공광 합성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성과는 Nature Materials 지에 게재된 논문 "Fast and long-range triplet exciton diffusion in metal–organic frameworks for photon upconversion at ultralow excitation pow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3중항-3중항소멸 메커니즘에 의한 포톤 업컨버젼 (에너지 레벨)

[출처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년 8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