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A] 글로벌 석탄 시장 중기 전망 보고서
□ 글로벌 석탄 시장의 주요 변화 포인트
○ 2014년에 접어들면서, 전세계 석탄 수요 증가세가 1999년대 이후 처음으로 멈춰 버렸음. 이는 석탄 시장 내부에 잠재해 있던 몇몇 구조적인 문제점들과 일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되는데, 특히 전세계 석탄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본격적인 석유 수요 둔화의 길로 접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2014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7.4%에 달한 반면, 전력 수요 증가율은 3.8%에 그쳤음. 과거 10년 동안 전력 수요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에 버금가는 모습을 나타내 왔음을 상기할 때, 전력 수요 증가율 둔화는 중국 경제의 리밸런싱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임. 다만, 이 같은 추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인가의 여부는 좀더 관찰이 필요함.
○ 수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중국 발전 부문의 탈탄소화 추세 역시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음. 2014년의 경우, 중국 전역에서 추가된 수력, 풍력, 태양광 및 원자력 발전 용량은 55 GW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유례없는 강수량으로 인해 연간 수력 발전량 역시 평년 보다 100 TWh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음.
○ 20세기 초 이후 연평균 두 자리 수의 강한 성장세를 꾸준히 나타냈었던 철강, 시멘트 등 중국 석탄 집약 산업의 성장세가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구조개혁 드라이브로 인해 급격히 둔화되고 있음. 최근까지 집계된 데이터는 석탄 집약 산업의 성장 둔화 추세가 2015년에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음.
○ 발전 설비 노후화, 전력 수요 둔화, 재생에너지 및 기후 정책 강화로 인해, OECD 회원국들의 석탄 수요 역시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14년 OECD 국가들의 석탄 수요는 전년 대비 47 Mt (million tonnes)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음. 반면, 여전히 강한 수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인도와 ASEAN의 석탄 수요는 112 Mt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음.
○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중국과 OECD 회원국들에서 지속되고 있는 구조적 석탄 수요 둔화 트렌드를 고려할 때, 인도와 ASEAN 국가들의 석탄 수요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더라도, 2015년 전세계 석탄 소비는 전년 대비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 분명해 보임.
○ 천연가스 가격과 연동되어 있는 석유 가격의 급락도 전세계 석탄 수요 둔화의 또다른 배경임. 즉, 발전 부문에서 석탄의 주요 경쟁 자원인 천연가스의 가격이 유가 급락으로 말미암아, 동반 하락함에 따라, 천연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발전 부문에서 석탄의 시장 점유율이 천연가스에 의해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음.
□ 고조되고 있는 친환경 압력
○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은 이제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글로벌 기후 정책은 장기적으로 석탄 수요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임. 석탄은 탄소 집약도가 가장 높은 연료이고, 석탄 연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줄지 않고 있는 석탄 연소는 기후 안정 목표와 상충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
○ 석탄 발전소 투자 또는 폐쇄 결정은 다른 요소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기후 정책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탄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임.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석탄 발전이 저렴한 에너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있음도 분명하지만, 이 역시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와는 대치되는 것임.
○ 현대적 석탄 발전소가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수은 및 미세먼지 배출 제어라는 환경 목표에는 부합할지 모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에 국한되는 것임. 산업 현장이나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석탄 연소는 대부분 친환경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석탄 발전이 많은 국가들에서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음은 엄연한 현실임.
○ 스모그나 산성비 문제가 당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은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 미국의 환경보호국이나 EU의 대형연소설비지침은 석탄 발전소 폐쇄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구로써, 이들은 기존 기후 정책과의 공조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음. 환경 운동 단체들 역시 석탄 발전소 투자를 반대하고 있는데, 실제로 몇몇 국가에서는 이로 인해 투자 계획이 철회되는 사태가 발생했음.
○ 석탄 사용 제한 정책을 채택하는 국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음.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이 날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 탄소가격정책, 탄소세 및 기타 탄소배출 제한 조치들로 인해 석탄은 글로벌 발전 믹스에서 현재의 위상을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
○ 몇몇 다자간 개발은행들과 일부 국가의 수출 신용 기구들 및 기타 국제 금융기관들 역시 석탄 발전소에 대한 금융 지원을 어렵게 만드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연기금들도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 투자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 조달 문제가 석탄 투자의 주요 걸림돌이 되는 단계에까지는 아직 이르지 않고 있음.
□ 끝나가는 중국 석탄 시장의 황금기
○ 전세계 석탄 수요 전망을 500 Mtce (million tonnes of coal-equivalent) 이상 하향 조정함. 2020년 글로벌 석탄 수요는 5,814 Mtce에 이를 전망인데, 이는 그때까지 연평균 석탄 수요 증가율이 0.8%에 그칠 것임을 의미함. 전세계 석탄 수요 증가분의 절반인 149 Mtce는 인도에서 발생할 것이며, ASEAN 국가들의 석유 수요는 79 Mtce 증가할 것으로 예상함. 반면, 2020년까지 미국과 OECD 유럽의 석탄 수요는 75 Mtce 및 22 Mtce 감소할 전망임.
○ 인도와 ASEAN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시장의 석탄 수요 증가세에 발맞추어, 2020년까지 전세계 석탄 발전소의 발전 용량이 200 GW 이상 증가할 전망이지만, 중국 경제의 리밸런싱 가속화에 따른 석탄 수요 둔화로 인해, 글로벌 발전 믹스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1%에서 37%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함.
○ 이는 지난 20년 동안 글로벌 발전 믹스에서 이어져 왔던 석탄의 점유율 상승 추세가 본격 하락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임. 특별히, 중국의 경우, 1차 에너지 총 수요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9%에서 2020년 27%로 하락할 전망이며,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이 심화될 경우, 석탄의 에너지 믹스 비중이 26%로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함.
○ 중국의 석탄 수요 둔화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서 주도될 전망인데, 첫 번째 요인은 경제 성장세 둔화이며, 두 번째 요인은 구조개혁 모멘텀 강화에 따른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집약형 산업의 성장률 하락임. 마지막 요인으로는 저유가 효과에 따른 천연가스와의 경쟁 심화 및 친환경 정책 강화에 의한 재생에너지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목함.
□ 저물어가는 선진국 석탄 시장
○ 기존 석탄 발전소의 점진적인 폐쇄가 예정되어 있는 반면, 현재 진행 중인 일부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신규 발전소 건설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바, 미국의 석탄 수요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임. 이에 따라, 미국의 발전 믹스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5% 이하로 하락할 전망인데, 이는 40년내 최저 수준임. Shale gas 급증, 재생에너지 확산 및 EPA의 친환경 규정 강화가 미국의 석탄 수요를 압박하는 대표적인 요인임.
○ 전력 수요가 정체 내지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의 지속적인 성장은 유럽에서도 석탄 수요가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으로도 작용하고 있음. EU의 경우, 석탄 발전량은 2020년까지 연평균 1.5% 내외의 꾸준한 감소 추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
○ 예기치 않은 전력 수요 급증이나 원자력 발전소 폐쇄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유럽의 석탄 수요가 반등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는 반면, 석탄의 발전 단가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천연가스의 발전 비용은 유럽의 석탄 수요 하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진단함.
□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인도와 ASEAN의 석탄 수요
○ 아직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2.4억 국민들에 대해 전력 공급을 약속한 인도 정부의 야심찬 전력 공급 인프라 확충 계획이나 석탄을 주요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도 제조업의 강한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인도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석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유일한 국가로 남을 전망임.
○ 하지만, 인도 정부의 전력 인프라 개발 목표가 막대한 규모의 석탄 투자가 전제되어야만 달성이 가능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자금 조달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음. 전력 공급 체계의 취약성이나 높은 빈곤률 문제를 안고 있는 ASEAN 회원국들 역시 인도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함.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경우,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석탄 투자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함.
○ 인도가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석탄 소비 시장이자, 최대 thermal coal 수입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이 없음.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거버넌스나 성장 모델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음. 특히, 에너지 집약형 중공업의 경제 기여도가 중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 인도의 특징으로 꼽히고 있음.
○ 석탄 발전량이 강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역시 인도와 다른 산업 구조와 성장 모델을 간직하고 있음. 이는 발전용 석탄 수입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됨. 결론적으로, 인도와 ASEAN 회원국들의 석탄 수요 증가가 중국의 석탄 수요 둔화를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함.
□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종료인가? 아니면 새로운 석탄 가격 시대의 도래인가?
○ 현재 전세계 석탄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 변동성 확대가 원자재 상품 시장에서는 흔히 목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 석탄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는 일련의 요소들은 다양성이나 영향력에서 이전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
○ 대표적으로, 중국의 과잉 공급과 주요 수출국들의 공급 역량 확대, 미국의 shale gas 생산 급증, 전세계 주요 산업의 에너지 효율화 진전에 따른 비용 절감 추세, 주요 석탄 수출국들의 인프라 의무인수계약 (take-or-pay contracts) 및 통화가치 하락, 저유가 기조 확산, 중국의 석탄 수요 둔화가 석탄 가격의 하락 압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이러한 요인들과 더불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비용 및 세계 각국의 기후 정책 강화 트렌드는 앞으로 석탄 가격이 회복할 수 있는가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는 계기가 되고 있음. 중국의 석탄 수요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석탄 가격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더욱 거세질 것임.
○ 전세계 석탄 채굴과 인프라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는 석탄 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말미암아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음. 현재와 같은 저가 환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석탄 채굴이나 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결정은 연기되거나 철회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함.
○ 반면, 가격 약세 기조 지속은 발전용 자원으로서 석탄의 매력을 한층 드높이는 효과도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전세계적으로 1,900 GW에 달하는 석탄 발전 설비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가격 하락이 뒷받침하는 아시아 지역의 석탄 발전 설비용량 증가세가 유럽과 미국의 석탄 발전소 폐쇄 효과를 능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임.
○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이 신규 석탄 발전 투자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석탄 발전소가 일단 완공되거나 가동에 들어갈 경우, 현재와 같이 낮은 발전 단가 환경에서는, 석탄 발전소 가동이 장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됨. 이러한 상황은 전력 공급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더욱 두드러질 전망임.
○ 결국, 발전 비용 요소만을 고려했을 때, 기존 석탄 발전소의 설비 가동률은 극히 낮은 수준의 천연가스 가격이나 높은 탄소가격 및 정책 주도형 재생에너지 확산 등 일부 요인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음.
○ 전세계 석탄 소비의 2/3은 발전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음. 이는 향후 석탄 수요 전망이나 석탄 소비에 의한 환경적 피해가 발전 부문의 석탄 수요에 의해 크게 좌우될 될 것임을 의미함.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몇몇 개선의 신호가 발전용 석탄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됨.
○ 특별히, 고효율 super/ultra-supercritical (SC/USC) 발전소의 출현, 탄소포집 및 저장 (CCS) 기술의 발전 등과 같은 친환경 기술들은 아직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석탄이 탄소 집약도가 제한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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