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5년간 세계 시장이 어떠한 변화의 모습을 나타낼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 최근의 글로벌 석유 시장 동향은 12년내 최저 수준을 가리키고 있는 국제 유가가 석유 수요 증가를 촉발할 것이며, 고비용 유전의 대규모 폐쇄를 가져올 것이고, 유가 안정을 위한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 감축을 야기할 것이란 기존의 예측도 무력화시키고 있음.

□     석유 시장이 2015년 말을 기점으로 수급 균형을 이루게 될 것으로 예상하던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제 글로벌 석유 시장의 수급 균형이 언제쯤 가시화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음. 하지만, 2016년에도 글로벌 석유 시장은 1.1 mb/d (million barrels per day) 안팎의 공급 과잉 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

□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은 2017년에 가서야 글로벌 석유 시장이 수급 균형을 이루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장기간의 공급 과잉 구조 속에서 축적되었던 전세계 석유 재고 동향을 감안할 때, 석유 수급 안정에 따른 국제 유가의 회복세는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도는 완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

□     2016년 비 OPEC 산유국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석유 생산 감축에 나서거나, 전세계 석유 소비가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지 않는 한, 국제 유가는 단기적으로 현재의 저점에서 큰 폭의 회복세를 나타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함. 하지만, 세계 경제가 새로운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단언하는 것 역시 상당히 위험한 판단일 가능성도 있음.

□     저유가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단정하기 보다는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이 단기적으로 급격한 유가 반등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지 않는다고 진단하는 것이 적절해 보임. 이는 오늘날 세계 경제가 풍부한 석유 공급 여건 뿐만 아니라 기술적 혁신이 견인하는 생산 비용 하락과 새로운 에너지 자원의 개발이란 변혁의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함.

□     주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구조 전환이 촉발하는 에너지 집약도 감소 및 세계 각국의 에너지 효율화 증진 역시 메이저 석유 기업들의 업스트림 투자 급감 속에서 글로벌 석유 공급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존의 전망을 무력화시키는 배경으로 부상하고 있음. 이렇듯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은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하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음.

□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전세계 석유 수요는 2021년까지 연평균 1.2% (1.2 mb/d) 내외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며, 2019년이나 2020년을 전후하여 글로벌 석유 수요는 100 mb/d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함. 이 같은 세계 석유 수요 전망은 지난해 예상했던 것에 비해 소폭 상향 조정된 것임.

□     2015년 전세계 석유 수요는 2014년 대비 1.7% (1.6 mb/d)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최근 수년내 가장 강한 석유 수요 증가세임. 2014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유가 급락에 따른 수요 증가세가 2015년 내내 지속된 것이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글로벌 석유 수요 강세의 주요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음.

□     배럴 당 30 달러로 또다시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는 최근 국제 유가의 동향을 고려할 때, 전세계 석유 수요가 현재 예상되는 1.2 mb/d을 웃도는 강한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함. 그러나, 석유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압박할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함.

□     2014년 비 OECD 회원국들의 석유 수요는 OECD 회원국들을 추월했으며, 이후 양측의 간격은 더욱 확대되고 있음. 하지만, 에너지 보조금 축소와 친환경 정책 강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바, 향후 비 OECD 국가들, 특히 중동 및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의 석유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OECD 아시아 국가들이 당분간 전세계 석유 수요 증가의 원동력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임. 구체적으로, 비 OECD 아시아 국가들의 석유 수요는 2015년 23.7 mb/d에서 2021년 28.9 mb/d로 증가할 전망이며, 비 OECD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수입량 역시 같은 기간 14.0 mb/d에서 16.8 mb/d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함.

□     전략 비축유 확대 (2020년까지 최소 500 mb/d)와 경제 성장 모멘텀 유지를 위한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는 향후에도 비 OECD 아시아 국가들, 더 나아가 전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견인하게 될 것임. 한편,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 여부 역시 글로벌 석유 교역 시장이 일대 변혁을 맞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함.

□     글로벌 석유 교역량은 2017년 37 mb/d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며, 전세계 정유 업계의 과잉 설비 구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함. 지역별로는 아시아 시장이 전세계 과잉 정유 능력 (5.3 mb/d)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함. 정유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겠지만, 신규 투자를 뒷받침할 만큼의 수익성은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함.

□     향후 수 개월 동안 글로벌 석유 시장은 공급 측면의 변수에 주목하게 될 것임. 특히 예상보다 신축적인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에 이목이 집중될 것임. 지난해 중반 이후 모멘텀 둔화의 추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타이트 오일 생산은 올해 600 kb/d, 내년 200 kb/d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후 유가 반등과 함께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함.

□     지속적인 생산비 절감 노력과 영업 효율화 개선 움직임을 바탕으로, 2021년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은 2015년 대비 1.3 mb/d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은 중기적으로 글로벌 석유 시장의 수급 여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또다시 부상할 전망임.

□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OPEC 산유국들의 석유 정책도 석유 수급 안정과 이에 따른 국제 유가 회복에 주요 변수가 될 것임.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의 석유 수출 재개가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이란이나 이라크의 대규모 석유 증산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함.

□     저유가 충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알제리,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도 현재로서는 산유량 증가를 위한 석유 투자 확대에 나설 여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함. 이상을 종합해 볼 때, OPEC 산유국들의 석유 수출액은 2012년 1.2조 달러의 정점에서 2015년 5,000억 달러로 급감한 후, 2016년에는 3,200억 달러 수준까지 내려 앉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함.

□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 OPEC의 석유 공급과 아울러 전세계 산유국들의 석유 투자 동향을 향후 국제 유가의 회복세를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 진단함. 이와 관련하여, IEA가 2015년 중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24%의 석유 투자 감소가 2016년 국제 유가를 17% 하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은 사우디나 이란을 제외하고는 유휴 생산 능력이 대부분 해소되었으며, 기존의 산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 처해 있음. 이는 향후 석유 수요 증가에 상응하는 설비투자 증가세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국제 유가가 예상보다 급격한 반등세를 나타낼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임.

 

※자료출처 및 원본바로가기 =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자료제공 : 해외산업정보(http://www.kiet.go.kr) 2016. 0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