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 부진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전 세계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500억 달러(약 57조5천5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총 46개 기업이 디폴트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디폴트 규모는 총 500억 달러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디폴트 선언 급증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성장원자재 가격 급락과 비금속·원유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원자재 시장 불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디폴트에 빠진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에너지와 광산업계에 속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S&P는 또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014년 최고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미국에서만 투자부적격 등급 기업 가운데 약 4%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4년의 두 배 수준이다.

 

최근 디폴트를 선언한 피바디에너지와 에너지XXI, 미드스테이츠 등 에너지 관련 업계는 모두 부채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S&P의 다이엔 바자 연구원은 "지속된 저유가 압박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앞으로 12개월간 더 많은 디폴트를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6개 디폴트 기업 가운데 10%에 달하는 5개 기업이 지난주에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나타나 디폴트 속도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량 합의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에너지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와 채권시장이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회피하면서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에 대한 투자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정크본드 시장에 대한 압박이 지속됨에 따라 S&P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가 집계한 디폴트 위험기업 목록은 더욱 길어졌다. S&P는 지난 3월 말 242개 기업을 디폴트 위험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UBS의 스티븐 카프리오 신용전략가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이들의 부채를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디폴트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6. 0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