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멘스, 러시아서 가스 터빈 불법 개조 포착

 □ 지멘스사 발전장비 분야 대러시아 협력 잠정중단 발표

  ㅇ 2017년 7월 21일 독일 지멘스사는 2016년 러시아 TechnoPromExport사에 공급한 가스 터빈 4대가 러시아에서 개조돼 불법적으로 크림반도로 전달됐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지멘스는 러시아의 이런 행위가 공급계약을 위반한 것이며, 유럽산 가스 장비의 크림지방 공급을 금지하는 EU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조치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ㅇ 러시아 국영 첨단기술 기업인 Rostec사의 계열사인 TechnoPromExport사는 현재 크림 지역에서 2개의 열병합 발전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문제가 된 해당 터빈은 지멘스사(지분 45.7%)와 TechnoPromExport사가 공동 설립한 InterAutomatics사에 의해 제공된다.

  ㅇ 지멘스사는 다음의 조치를 러시아에 대해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InterAutomatics사 주식 매각

    - 지멘스에 의해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러시아 국가 지분이 포함된 회사에 대한 지멘스의 전력장비 공급 중단

    - 러시아에 공급되는 장비들은 지멘스 직원에 의해서만 배달되고 설치

    - 지멘스(Siemens LLC 단독)와 'Siemens Technologies Gas Turbines'사와 신규 계약 체결

    · 'Siemens Technologies Gas Turbines'사는 Siemens(지분 65%)와 러시아의 ‘Power Machines사(지분 35%)’의 합작법인

    - 러시아와의 라이선스 계약 중단 착수

자료원: https://www.energy.siemens.com

 
□  전문가 견해

  ㅇ 지멘스의 제재 조치와 관련해 러시아 언론에서는 지멘스가 InterAutomatics사로부터 나올(주식매각) 경우 러시아 내 가스공급 자동 콘트롤 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향후 수개월 내로 러시아 회사들에 의해 해당 소프트웨어가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ㅇ 전력장비 공급 중단이나 라이선스 계약 중단과 관련해서는 아직 지멘스가 제재 대상 러시아 기업(국영지분 포함) 명단을 발표하지 않아 향후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우나, 지멘스가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폭 넓어 구체적으로 제재가 이행된다면 러시아에도 당분간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멘스의 러시아 내 주요 비즈니스(향후 영향을 미칠수 있는 분야)

  ㅇ 발전 분야

    - 지멘스는 러시아 내 주요 발전소에 대해 가스터빈을 공급하고 있음. 주요 러시아 구매 기업들은 Gazprom EnergoHolding(Gazprom소유), InterRAO(Rosneftgaz사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간접 소유한 전력회사), Federal Grid Company, RusHydro(러시아수력발전회사) 등이다. 

    - 러시아 'RosBusiness Consuting'사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는 11개의 발전소가 설립 중으로 그 운영주체는 RusHydro, Rosenergoatom(원자력 발전), Gazprom EnergoHolding과 InterRAO이다. 이들 4개사가 지멘스의 이번 조치로 입을 피해는 크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RusHydro사는 러시아의 'Power Machines'사에서 개발한 장비를 사용해 한 수력 발전소를 설립하고 있다. 극동러시아 지역에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있으나, 이미 지멘스가 개발한 제품을 사용 중이어서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InterRAO사는 러시아 페름 지역에서 지멘스 장비를 활용해 발전소를 건설 중이나 이미 수년 전에 필요한 터빈 공급이 완료됐다.

    - Rosenergoatom사는 지멘스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며, 'Gazprom EnergoHolding'사는 그로즈니 지역에서의 열병합발전소 설립을 검토 중이나 지멘스 제품 대신 General Electric사나 Mitsubishi사 제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 'Renaissance Capital'사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0년까지 러시아의 발전소들에서 대규모 보수작업이 예상된다. 총 240억 달러의 보수 비용 중에서 약 60%가 장비 구입에 지출돼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로서는 지멘스의 장비들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며, 지멘스에도 발전시설 보수 프로젝트가 놓쳐서는 안 될 거대 시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멘스가 러시아와의 합작회사에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ㅇ 철도 기계

    - 'Ural Locomotives LLC'사는 지멘스와 러시아 Sinara 그룹사 간 합작회사로 전기기관차, 초고속전차 등을 제조한다.

    - 지멘스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오가는 고속 열차인 Sapsan과 초고속 열차인 Lastochka를 러시아에 공급한 바 있다. 30년 열차 운행기간 동안의 유지보수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Sapsan의 경우 110억 유로이며, Lastochka는 9억1000만 유로이다.     

    - 또한 지멘스는 2017년 12월 1일 러시아 철도청 계열사인 'Federal Passenger Company'와 90대의 계량된 Lastochka 열차 차량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와 함께 지멘스는 모스크바와 카잔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제조와 공급에서 관심을 표한 적이 있다.

  ㅇ 기타 분야

    - 지멘스는 러시아 병원 대상 최대 의료장비 공급 기업이기도 하며 산업 자동화 시스템통합(SI), 에너지 절감 건축 등의 분야에서도 러시아 시장 내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 시사점

  ㅇ 지멘스가 기계, 설비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러시아에서 창출하는 매출액이 매우 높아 지멘스로서는 러시아 시장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 지멘스의 2016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2016년 9월 30일 마감 회계연도 기준) 지멘스가 러시아에 투자한 10개 기업의(열차를 제조하는 'Ural Locomotives LLC'를 제외) 2016년 순이익은 8천500만 유로이며, 기술 유지보수로 벌어들인 금액은 16억 유로에 달한다.

  ㅇ 만약 지멘스의 제재가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경우 러시아로서는 다른 수입 제품이나 국내산 제품으로 대체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이나 시간면에서 러시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ㅇ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계속 연장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유럽의 대표적인 대기업인 지멘스가 러시아에 대해 유례없는 강경 입장을 표함으로써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경제분야에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최근 수년간 추진하는 자국산업 육성 및 보호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음. 지멘스 제재 방침의 향후 진행 방향과 상관없이 러시아 기업들도 유럽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으로 경영을 해나갈 가능성이 높고, 특히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아시아 국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ㅇ 우리 기업들은 러시아와 서방 간 경제 제재 지속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움직임을 더욱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큰 프로젝트의 경우 자칫 정치적인 이유로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유의함과 동시에 틈새시장 발굴을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료원: 코메르상트 등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자료 종합

[출처 = KOTRA GlobalWindow(http://news.kotra.or.kr) / 2017년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