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셰브런 철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붕괴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에너지기업 셰브런에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셰브런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지만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휘청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21일 오후 재무부는 12월1일까지 셰브런이 베네수엘라에서의 사업을 종료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와의 합작사를 운영해온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와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미 주요 석유 기업이다.
세브런이 베네수엘라와 손을 잡은 건 1921년이다. 합작사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고용한 인원은 8000명 수준이다.
미국이 PDVSA를 제재한 뒤에도 셰브런은 특별 면허로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재무부는 12월 철수를 명령했다. 대신 면허를 갱신해 그때까지는 제한된 범위에서 필수 업무를 보도록 했다.
필수 업무에 원유 탐사나 생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3만5000배럴을 생산했다. 하루 전체 생산량(190만배럴)의 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분석가 폴 몰카노브는 "수년에 걸친 (정치) 위기로 인해 베네수엘라는 셰브란의 자산 기반에서 쓸모없는 부속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번 명령은 셰브런의 재정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의 기록적인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지만 생산능력이 떨어진다. 정전이 일상일 정도로 경제난이 극심한 가운데 인도주의적 위기와 미국의 제재도 겹쳤다.
미국은 2018년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하게 치러졌다는 이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국가 지도자로 지지한다. 반면 러시아, 중국 등은 마두로 대통령 편이다.
정부 측은 "미국은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며 "이번 조치는 마두로가 전제군주적인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의존하는 금융 생명줄을 박탈할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12월1일 이후 면허 갱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셰브런 대변인은 "우리는 1920년대 이후 지역 사회의 일부였으며, 베네수엘라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사회 혼란이 수습되지 않자 미국 기업들은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발을 뺐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유전 국유화를 선언하자 사업을 철수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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